
국내 건설업계 사상 신기록이자 초대형 사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이 연간 정비사업 수주액 10조원을 넘어섰다는 소식입니다. 과거 최고 기록이었던 9조3305억원을 뛰어넘어 최초로 '10조원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건설업계에서 대단한 뉴스입니다.
특히 장위15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현대건설이 3차 입찰까지 단독으로 응찰하며 수의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두 차례 이상 경쟁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데, 이번 사례가 그 사례입니다. 수의계약은 통상 경쟁 없이 계약을 맺는 것이어서 독과점 우려가 큽니다. 이 과정에서 조합의 의사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한편 2위인 삼성물산도 만만치 않습니다. 올해 수주액이 7조5501억원에 이르러 남아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삼성물산의 10조원 달성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부터 증산4구역, 성수2지구 등 ‘황금 입지’ 프로젝트가 삼성물산의 손을 거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조합들의 시공사 선정 기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고금리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함께하면서 자금력이 뛰어나고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에 손을 들어주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는 협상력과 사업 안정성에서 중소형 업체에 치명적 영향으로, 대형사 위주로 한국 재개발 시장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수주 과정의 법률적 투명성 문제도 주목해야 합니다.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조합 내 내부 갈등이나 법적 분쟁 가능성이 커지며, 대형 건설사가 입찰을 포기하거나 경쟁사가 없을 때 경쟁 입찰이라는 기본 원칙이 무력화할 위험성도 존재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커진 분양권 거래와 수익성 문제가 건설 시장 긴장감을 더합니다. 따라서 계약 내용과 자금 조달 방식, 입찰 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무엇보다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