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는 'Buy Here, Pay Here'(BHPH)라는 독특한 자동차 판매 및 대출 방식이 있습니다. 이는 구매자가 차량을 구매하는 판매점에서 직접 대출을 받아 즉시 결제까지 진행하는 형태로, 일반적인 은행 대출 절차를 생략해 신용도가 낮은 소비자도 차량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다만 이러한 대출은 보통 매우 높은 금리가 적용되어 소비자의 재정적 부담이 큽니다.
최근 BHPH 모델을 기반으로 한 업체들이 재정난을 겪으면서 연쇄적인 파산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텍사스 소재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프리마렌드캐피털이 연체율 상승과 함께 파산보호 절차를 신청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으로 60일 이상 연체된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자의 비율은 6.56%로,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저소득층부터 재정 압박이 심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자동차 대출 부실이 단순히 특정 업계 문제에 그치지 않고 미국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 신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형은행 JP모간은 트라이컬러라는 BHPH 관련 자산유동화증권 투자에서 1억7000만 달러 손실을 입었고, 일부 자산유동화증권은 파산 직전까지 AAA 등급을 유지해 시장의 리스크 인식이 불충분했음을 보여줍니다. 영국은행 총재 등은 이러한 위험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연상케 한다며 경계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대출이 부실화되면 소비자는 할부금을 갚지 못해 차량 압류 및 신용불량 등 법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BHPH 업체가 직접 대출자 역할을 하므로 소비자는 대출 계약서의 정당성 및 고금리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불공정한 대출 관행이 의심된다면 금융감독원이나 법적 상담을 통해 권리 구제를 모색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은행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이 줄어든 반면 사모신용 시장은 규제 사각지대에서 급속히 성장했습니다. 이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노린 위험자산 투자가 증가하면서 금융 불안정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소비자 그리고 규제당국은 금융상품의 구조와 위험도를 철저히 파악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에도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시장의 동향에 주목하고, 불공정 대출 피해 예방 및 금융시장 안정 유지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