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이 요즘 꽤 신났습니다. 이유인즉슨 반도체용 웨이퍼 회사인 SK실트론 인수를 위해 재빠르게 자금 조달에 성공했기 때문인데요.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무려 9100억원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죠. 두산은 주식을 직접 팔지 않고도 돈을 빌릴 수 있는 금융 기법 PRS 계약으로 7000억~8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수법 덕분에 기존 보유 지분은 그대로 지키면서 현금 확보가 쉽다니, 꽤 창의적이죠. 단, 주가 변동 위험은 금융사가 아닌 두산이 그대로 안고 가야 한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런 전략 덕분에 두산의 현금성 자산은 1조 5000억원 내외로 크게 불었습니다. 일부 사모펀드들이 어려움을 겪다 손을 떼고 두산이 사실상 단독 협상자가 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정도 규모면 혼자서도 인수 도전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자회사 지분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받으면, 해당 자회사 가치가 하락하거나 주가가 급변할 때 담보 가치가 크게 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약속된 대출금 상환에 차질이 생기면 결국 두산은 자회사 지분을 빼앗길 카드를 쥐게 되죠.
또 PRS 계약의 경우 주가 변동 손익 위험이 당사자에게 돌아오므로, 굳이 지분을 팔지 않아도 위험성은 여전합니다. 이런 계약에는 꼼꼼한 조건 검토와 향후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하는 법적 복잡성이 내포되어 있으니 진입 전에 전문가 상담은 필수입니다.
두산이 SK실트론을 품으면 반도체 밸류체인 수직 계열화를 눈앞에 두는데요. 세 기업의 결합으로 시너지가 예상되지만, 여기에는 독점 규제나 공정거래법 관련 검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수 후 불공정 거래 문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등 법적 문제도 끈질기게 따라붙을 수 있어요.
법률적으로 흥미진진한 사례가 아닐 수 없네요. 단순히 돈을 많이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 법률 스릴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두산의 이번 행보, 눈여겨볼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