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군인 세 명이 군형법상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군형법 제92조의3에서 '추행'을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로 해석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들의 청구가 법원의 재판 결과나 법률의 단순 적용 문제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여 현행 규범통제제도에 어긋난다며 모두 각하했습니다.
청구인들은 군인으로서 상관 또는 동료 군인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군형법 제92조의3이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하는 경우를 강제추행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로 인정되는 경우'까지 강제추행으로 해석하여 처벌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강간죄에서는 폭행행위 자체가 강간행위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과 비교하여 강제추행죄에만 이러한 해석을 적용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자신들의 유죄 판결이 내려진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된 이러한 법 해석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게 된 것입니다.
군형법 제92조의3에서 규정하는 '추행'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특히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를 강제추행으로 보는 대법원의 해석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 평등원칙, 재판청구권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들의 주장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금지하는 재판소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법률 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건에서 법원이 해당 법률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 내려진 재판이 정당한지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현행 규범통제제도에 어긋나 부적법하다고 보아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관련 법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군형법 제92조의3(강제추행): 폭행이나 협박으로 군인 등에 대하여 추행을 한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청구인들은 이 조항에서 '추행'의 범위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까지 넓게 해석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으나,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에는 '법원의 재판'을 직접 다투는 헌법소원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재판소원 금지'의 원칙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청구가 실질적으로 법원의 재판 결과를 다투는 것에 해당하여 재판소원 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습니다.
죄형법정주의(헌법 제12조 제1항): 어떤 행위가 범죄이며 그에 대해 어떤 형벌을 부과할 것인가는 미리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청구인들은 대법원의 '추행' 해석이 법률 규정의 유추해석이자 법관에 의한 법 창조이므로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평등원칙(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합니다. 청구인들은 강간죄와 강제추행죄에서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강간)행위'로 인정되는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법률 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과 법원이 특정 사건에 법률을 적용하거나 해석한 결과를 다투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판 결과를 직접 심사하지 않습니다. 만약 법률 조항의 의미 자체가 불명확하거나 그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을 허용하는 경우라면 위헌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법원이 특정 법리에 따라 사안을 판단한 것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법률 조항 자체의 문제인지, 아니면 특정 사건에서 법관의 판단이 문제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