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급성 심장사 관련 산재보험 유족급여 부지급 결정 사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망인이 경비실에서 급성 심장사로 사망하였습니다. 망인의 형제자매인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공단은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유족들은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항소심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이 업무상 재해 인정의 입증책임을 근로자 측에 전적으로 부담시켜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심판대상을 '업무상 질병' 부분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로 한정하여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망 서○일 (사망한 경비원): 부산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중 급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근로자
• 청구인들 (사망한 경비원의 형제자매): 망인의 유족으로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다가 거부당하여 소송을 제기하고 헌법소원을 청구한 사람들
• 근로복지공단: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불인정을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한 기관

분쟁 상황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던 근로자가 근무지에서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망한 근로자의 가족은 해당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금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공단은 사망이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급여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가족들은 공단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보고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과정에서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에 관한 법 조항이 근로자에게 입증 책임을 과도하게 지워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 판단을 요청하게 된 사건입니다.

핵심 쟁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가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입증책임을 근로자 측에 부담시키는 것이 유족급여 수급권을 실질적으로 박탈하여 재산권, 행복추구권, 근로의 권리 등을 침해하고 헌법 제32조 제3항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헌법재판소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0. 1. 27. 법률 제9988호로 개정된 것) 제37조 제1항 제2호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습니다.

결론

헌법재판소는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입증책임을 근로자 측에 부담시키는 것이 보험재정의 건전성 유지와 재해근로자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며, 대법원의 완화된 입증 정도 해석과 공단의 조사 지원 제도 등을 고려할 때 근로자 측의 사회보장수급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재판관 중 한 명은 업무상 질병의 특성을 고려하여 근로자 측의 입증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입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업무상의 재해 인정기준)​: 이 조항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또는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정의하며,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이 '상당인과관계' 입증책임이 근로자 측에 있다는 점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2. 상당인과관계 입증책임 및 완화된 입증 정도: 대법원은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 있다고 일관되게 판시해왔습니다. 그러나 업무상 질병의 경우 그 특성상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할 필요는 없으며, 근로자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되면 입증이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여 입증 정도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질병이 업무의 과중으로 급격히 악화된 경우도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사회보장수급권 (헌법 제34조)​: 헌법 제34조 제2항은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 의무를, 제6항은 재해 예방 및 국민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유족급여는 이러한 헌법적 가치에 근거한 사회보장적 성격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기본권은 법률에 의해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권리로서, 국가는 재정 부담 능력과 사회보장 수준 등을 고려하여 그 내용과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입법 형성의 자유를 가집니다. 따라서 입증책임을 근로자 측에 두는 것이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벗어나지 않는 한 위헌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입니다.
4. 근로복지공단의 조사권한 및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 산재보험법은 공단이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업장 조사, 의료기관 조사 등을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제117조, 제118조)하고 있으며, 불복 시 심사청구 과정에서 조사(제105조 제4항)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전문기관에 업무상 질병 판정에 대한 자문을 구하거나(시행규칙 제22조), 직업성 질환 역학조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산업안전보건법 제43조의2) 되어 있어, 근로자 측의 입증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에는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이 명시되어 있어 특정 질병의 경우 입증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입증 책임과 정도: 업무상 재해의 인과관계 입증 책임은 근로자 측에 있지만,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자의 평소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 경과 등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될 때에도 입증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기존 질병의 악화: 평소 근무가 가능했던 기존 질병이나 기초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으로 인해 자연적인 진행 속도보다 급격하게 악화되어 발생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인정기준 활용: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에는 뇌혈관 질병, 심장 질병 등 다양한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에 해당하는 질병의 경우 근로자 측의 입증 부담이 다소 완화될 수 있으므로, 관련 기준을 면밀히 검토하여 활용해야 합니다.
4. 공단의 조사 요청: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업장이나 의료기관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고, 전문가 자문이나 직업성 질환 역학조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 측은 이러한 조사 신청권을 활용하여 공단이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하도록 요청함으로써 입증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공단의 조사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심사청구 과정에서도 추가 조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5. 입법 개선 가능성: 헌법재판소 보충의견에서는 업무상 질병의 특성상 근로자 측의 입증 부담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며, 향후 법률상 추정 규정 도입, 시행령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 정기적 보완·개정 의무화, 공단의 자료 조사·수집 의무화 등 입법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관련 법규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므로, 최신 법규 및 판례 동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