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대기업 약칭 상표 사용 논란 사건

A주식회사는 피고 B주식회사의 등록상표가 구 상표법상 무효라고 주장하며 특허심판원의 심결 취소를 구했습니다. A주식회사는 피고의 등록상표에 포함된 'BN'이 자사의 모기업인 BP그룹의 저명한 상호 약칭이므로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선등록상표 및 선사용상표와 유사하여 혼동을 일으킬 수 있으며, 부정한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 상표의 'B' 부분이 피고의 상호 약칭이자 주지·저명한 표장으로 독립적으로 인식되므로 'BN' 부분만으로 BP그룹을 연상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설문조사 결과도 객관적 타당성과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주식회사: BP그룹의 계열사로, 피고 B주식회사의 등록상표가 BP그룹의 저명한 약칭 'BN'을 포함하여 구 상표법에 위배되므로 등록이 무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피고 B주식회사: 1929년부터 'B'을 포함한 상호 및 상표를 사용해 온 제약회사입니다. 원고의 상표 무효 주장에 대해 자사의 'B' 상표가 BP그룹의 'BN'과는 별개로 주지·저명하며, 원고의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분쟁 상황

BP그룹의 계열사인 A주식회사는 피고 B주식회사가 등록한 상표에 대해 자사 BP그룹의 저명한 상호 약칭인 'BN'이 포함되어 있고, 선등록상표 및 선사용상표와 유사하다는 등의 이유로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특허심판원에서 이 주장이 기각되자, A주식회사는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여 이 사건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A주식회사는 피고 상표의 'BN' 부분이 자사 BP그룹을 연상케 하여 구 상표법상 여러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반면, B주식회사는 자신들의 'B' 상표가 100년 가까이 사용된 독자적인 상표이며 원고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B주식회사의 등록상표가 저명한 BP그룹의 상호 약칭 'BN'을 포함하여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지, 선등록상표 및 선사용상표와 유사하여 상품 출처에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지, 그리고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되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설문조사 결과가 증거로서 객관성과 신뢰성을 갖추었는지도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의 청구를 기각합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B주식회사의 등록상표 중 'B' 부분이 1929년부터 사용되어 온 피고의 주지·저명한 상호 약칭이자 약제, 건강기능식품, 음료 등 관련 상품의 출처 표장으로 인식되므로, BP그룹의 약칭 'BN'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파악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의 등록상표는 저명한 BP그룹의 상호 약칭을 포함하지 않으며, 원고의 선등록상표 및 선사용상표들과 표장이 유사하지 않고, BP그룹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킬 염려도 없다고 보아 원고의 상표 무효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설문조사 역시 모집단 설정의 문제, 유도성 질문, 그리고 실제 등록상표와 다른 표장 사용 등의 문제로 객관적 타당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 상표법 규정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 (현행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6호): 저명한 타인의 성명, 명칭 또는 상호, 초상, 서명, 인장, 아호, 예명, 필명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습니다. 이는 상품 출처의 오인·혼동 방지보다는 타인의 인격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며, '타인'에는 자연인, 법인뿐만 아니라 법인격 없는 단체도 포함됩니다. 다만, 타인의 승낙을 얻은 경우에는 등록이 가능합니다. 이 조항의 판단 기준 시점은 상표 등록출원 시입니다.
2.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현행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 선출원 또는 선등록된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하여 상품의 출처에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습니다.
3.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 (현행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0호): 수요자에게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습니다. 이는 타인의 선사용 상표의 저명성, 두 상표의 구성, 상품 또는 영업의 유사성, 사업 다각화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며, 판단 기준 시점은 상표 등록출원 시입니다.
4.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 후단 (현행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습니다. 저명한 선사용 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상품 출처에 혼동을 일으킬 경우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5.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 (현행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 국내외에서 주지된 타인의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하여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습니다. 이는 타인의 저명상표에 편승하여 고객 흡인력을 부당하게 이용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합니다.
6. 상표의 유사성 판단 원칙: 상표의 유사 여부는 그 외관, 호칭, 관념을 객관적, 전체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상표에 대해 느끼는 직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상품의 출처에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지 여부로 판단합니다. 둘 이상의 문자가 결합된 상표의 경우, 그 구성 부분 전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표 중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거나 독자적인 식별력을 수행하는 '요부(要部)'가 있는 경우, 그 요부만으로 상표의 유사 여부를 대비·판단할 수 있습니다. 요부 판단 시에는 해당 부분의 주지·저명성, 다른 구성 요소와의 결합 상태, 지정 상품과의 관계, 실제 거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상표의 유사성이나 등록 무효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1. 상표의 외관, 호칭, 관념을 종합적으로 비교하여 일반 수요자들이 상품의 출처를 오인하거나 혼동할 우려가 있는지 판단합니다. 단순히 일부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전체 상표가 유사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2. 결합상표의 경우,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거나 독자적인 식별력을 가진 '요부(要部)'가 있다면 해당 요부만으로 유사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때 요부의 주지·저명성, 다른 구성 요소와의 결합 상태, 지정 상품과의 관계, 실제 거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3. 저명한 타인의 상호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가 문제가 될 경우, 해당 약칭의 저명성뿐만 아니라 문제의 상표 전체가 타인의 상호 약칭을 상기 또는 연상시키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이때, 해당 상표의 다른 구성 요소가 이미 주지·저명한 식별표지 기능을 하고 있다면, 특정 부분만 분리하여 인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상표 등록 무효 사유 판단의 기준 시점은 원칙적으로 상표 등록 출원 시점입니다.
5. 상표 관련 소송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증거로 제출할 때는 설문조사의 모집단 설정의 적절성, 표본의 대표성, 응답자에 대한 질문의 객관성(유도성 질문 배제), 조사자의 전문성 등이 철저히 검증되므로, 이 점들을 충족하는 신뢰성 있는 조사를 수행해야 합니다. 특히, 특정 연령층을 배제하거나 질문 보기에 유도성을 포함하는 것은 설문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