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가짜뉴스 유포로 인한 병원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무죄 판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하여 병원의 업무를 방해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게시 내용이 허위임을 적극적으로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고, 코로나19 확진자 진단 사실만으로는 병원장의 명예가 훼손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주식회사 B의 협력사인 C의 직원으로, 코로나19 관련 허위 정보를 인터넷에 게시한 사람입니다.
• 피해자 N: G 병원의 병원장으로, 피고인 A가 유포한 허위 정보로 인해 병원 운영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입니다.
• 정보 제공자 E: 피고인 A에게 코로나19 관련 소문을 카카오톡으로 전달한 피고인의 친구이자 B의 협력사 D의 직원입니다.
• G 병원: N이 운영하는 정형외과 병원으로, 코로나19 진단 업무를 하지 않았음에도 확진자 발생지로 지목되어 환자 감소 및 문의 전화 증가 등 업무 방해 피해를 입었습니다.
• M: F 사내협력사 직원으로, 코로나19 확진자로 지목된 인물이었으나 실제 확진되거나 G 병원에서 진료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분쟁 상황

2020년 2월 23일, 피고인 A는 친구 E으로부터 'F 사내협력사 직원이 G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로 진단되어 자가격리되었다는 소문이 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틀 뒤인 2월 24일, 피고인은 약 35만 명의 회원이 가입된 인터넷 카페에 'F 확진자'라는 제목으로 'F 사내협력사 직원 M이 2020년 2월 23일 G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로 진단되어 자가격리되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그러나 M은 G 병원에서 진료받은 사실이 없었고, G 병원은 코로나19 진단 업무를 하지 않는 정형외과였습니다. 이 게시글로 인해 G 병원은 환자가 약 40% 감소하고, 코로나19 관련 문의 전화가 폭주하는 등 상당한 업무 지장을 겪었습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을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이 코로나19 관련 허위 정보를 인터넷에 게시한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적극적 인식' 요건을 충족하는지, 그리고 해당 게시물이 피해 병원장 N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하는 '명예훼손적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는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이 유포한 정보가 허위임을 적극적으로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고, 병원이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단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병원이나 병원장의 명예가 훼손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의 요지는 공시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업무방해죄 (형법 제314조):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때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과 다른 내용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행위자에게 행위 당시 자신이 유포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인식하였을 것이 요구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글의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제70조 제2항):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해야 합니다. 법원은 병원이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단했다는 것이 병원 본래의 기능이나 역할을 고려할 때 그 병원이나 병원장에 대한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3.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와 명예훼손죄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4. 형법 제58조 제2항 (판결 요지 공시): 무죄의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법원의 결정으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피고인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절차 중 하나입니다.

참고 사항

1. 정보의 사실 확인 필수: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보를 공유하기 전에는 반드시 출처를 확인하고, 내용의 사실 여부를 검증해야 합니다. 특히 공공의 안전이나 타인의 명예, 재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정보일수록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2. 허위 사실 유포의 위험성: 정확한 정보 확인 없이 유포된 허위 사실은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의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개인과 단체에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정보통신망법 위반 가능성: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 사실 유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4. '적극적 인식'의 중요성: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유포한 사실이 허위임을 '적극적으로 인식'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소문을 그대로 복사했고, 소문이라는 언급이 있었으며, 게시 20분 만에 삭제하는 등 적극적 인식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는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정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명예훼손적 사실'의 판단: 명예훼손죄는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해야 성립합니다. 병원이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단했다는 사실 자체가 병원이나 병원장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 판결의 중요한 법리입니다.
6. 즉각적인 정정 및 삭제 노력: 유포된 정보가 허위라는 것을 인지했다면 즉시 게시물을 삭제하고 정정하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 피고인도 게시 20분 만에 글을 삭제한 점이 참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