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장비 공급 관련 용역 부가세 부과 처분 취소 사건

노르웨이에 본점을 둔 A 유한회사의 국내 지점은 해외 고객사들에게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용 해양플랜트에 설치되는 전기장비 등을 공급하고, 그 설치 감독 및 시운전 용역(이하 국내용역)을 국내 보세구역(조선소)에서 제공했습니다. 원고 A 유한회사는 이 국내용역이 전기장비 공급에 부수되거나, 전체 용역이 국외에서 공급된 것으로 보아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관련 세금을 신고,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통영세무서장은 국내용역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아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부가가치세 약 36억 4천 5백만원(가산세 포함)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국내용역이 전기장비 공급에 부수되지 않는 별개의 독립적인 용역이며, 국내에서 공급된 것으로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유한회사 (노르웨이 법인의 국내 영업소): 해양플랜트용 전기장비 및 관련 설치 감독, 시운전 용역을 해외 고객사들에게 공급한 회사입니다.
• 피고 통영세무서장: 원고에게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을 내린 세무 당국입니다.
• 이 사건 해외고객사들 (외국 법인들): 원고로부터 전기장비와 용역을 공급받아 해양플랜트에 설치한 해외 기업들입니다.
• 국내 조선사들: 이 사건 해외고객사들을 대신하여 해양플랜트를 건조하고 원고의 전기장비 등을 설치한 국내 기업들입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해외에 본점을 둔 외국 법인의 국내 지점이 해외 고객에게 고가의 특수 장비를 공급하면서, 국내에서 해당 장비의 설치 감독과 시운전 용역을 제공했습니다. 이때 국내에서 제공된 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신고, 납부하지 않아 과세 당국이 약 36억 원이 넘는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분쟁입니다. 주요 쟁점은 이 국내 용역이 장비 공급에 종속된 것인지, 국외에서 이루어진 용역의 일부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독립적인 용역으로 국내에서 과세될 대상인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의 국내용역이 전기장비 공급에 종속된 부수적인 용역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2. 원고의 국내용역이 국외 용역과 결합되어 전체적으로 국외에서 공급된 용역으로 보아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닌지 여부
3. 원고의 국내용역이 본점에 대한 자가공급으로 보아 과세 대상이 아닌지 여부
4. 원고의 국내용역이 부가가치세법상 영세율 적용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 통영세무서장이 원고에게 부과한 부가가치세 처분이 정당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

법원은 노르웨이 법인의 국내 지점이 해외 고객에게 제공한 해양플랜트 전기장비 설치 감독 및 시운전 용역이 주된 재화 공급에 부수되는 것이 아닌 독립적이고 별개의 용역이며, 국내에서 공급된 것이므로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영세율 적용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주요하게 적용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용역의 공급 장소 판단 (구 부가가치세법 제20조 제1항 제1호)​

   • 부가가치세법은 용역이 공급되는 장소를 '역무가 제공되거나 재화, 시설물 또는 권리가 사용되는 장소'로 규정합니다.
   • 법원은 외국법인이 제공한 용역의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부분이 국내에서 이루어졌다면, 비록 그 일부가 국외에서 이루어졌더라도 용역이 공급되는 장소는 국내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 이 사건 국내용역은 국내 보세구역에서 설치 감독 및 시운전 업무가 수행되었으므로, 용역이 제공되는 장소는 국내로 보았습니다.

2. 부수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 여부 판단 (구 부가가치세법 제14조 제1항)​

   • 주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통상적으로 포함되거나 거래 관행으로 보아 부수적으로 공급되는 재화 또는 용역은 주된 공급에 포함되는 것으로 봅니다.
   • 그러나 이 사건 국내용역의 경우, 계약의 내용 및 형식, 용역의 성격(고도의 기술력, 노하우 요구), 대가 산정 방식의 차이(정액이 아닌 시간당 요율), 상당한 수익률(예상 수익률 58.26%) 및 대가 규모(약 257억 원), 국내 조선사도 서비스를 주문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전기장비 공급에 부수되는 것이 아닌 독립적인 가치를 지닌 별개의 용역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사업장 단위 과세 원칙

   • 부가가치세는 사업장별로 과세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 이 사건에서 원고의 국내 지점은 국내에서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여 용역을 수행했고, 이 용역으로 얻은 수익에 대해 법인세를 신고, 납부한 사실이 인정되어, 국내 지점을 부가가치세 납부 의무가 있는 용역의 공급자로 보았습니다.

4. 영세율 적용 대상 여부 (구 부가가치세법 제24조 제1항 제3호 및 시행령 제33조 제2항 제1호)​

   • 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에게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 해당하는 용역을 공급하고, 그 대금을 외국환은행에서 원화로 받거나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받는 경우에 영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원고 국내 지점은 해외고객사들로부터 직접 대금을 원화로 수령하거나 외화를 송금받아 매각한 사실이 없고, 단지 원고 본점으로부터 경비 명목의 돈을 지급받았을 뿐이므로, 법령에서 정한 영세율 적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재화(상품) 공급과 용역 제공을 동시에 하는 경우, 용역이 단순히 재화에 종속되는지 아니면 독립적인 가치를 가지는지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가 요구되며, 상당한 비용과 노력이 투입되는 용역은 독립적인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계약서 작성 시, 재화와 용역의 대금 산정 방식, 청구 방식, 그리고 각 공급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처럼 용역에 대해 시간당 요율이 적용되고 별도의 구매주문 및 청구서가 발행된다면 독립된 용역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용역이 국내에서 제공되었다면, 해당 용역이 '국외 공급'의 일부라고 주장하려면 그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 실제로 국외에서 이루어졌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최종 설치 장소가 국외라는 이유만으로는 국내에서 이루어진 용역을 국외 공급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4. 외국 법인의 국내 지점이 용역을 제공하고 대금을 수령하는 방식에 따라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 및 영세율 적용 여부가 달라집니다. 영세율 적용을 위해서는 법령에서 정한 대금 수령 방식을 엄격하게 따라야 하며, 본점을 통한 경비 명목의 수령은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국내 지점이 자체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여 수익을 창출했다면, 부가가치세법상 국내 지점이 용역의 공급 주체로 간주되어 과세될 수 있습니다. 본점과 국내 지점 간의 내부 계약 형태를 취하더라도, 실질적인 용역 제공의 주체가 국내 지점이라면 해당 지점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