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 음주/무면허 · 노동
피고인은 혈중알코올농도 0.128%의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 운전석에 앉아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기어가 'D' 상태로 유지되어 있었고 대리기사가 운전석 문을 여는 순간 오토홀드 기능이 해제되자 차량이 전진했습니다. 피고인이 브레이크 대신 엑셀을 밟아 앞서 정차해 있던 차량을 들이받아 피해자 2명에게 약 2주간의 상해를 입혔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사고 발생 전 약 300m 구간을 혈중알코올농도 0.128%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피고인 A는 2020년 9월 25일 밤 9시 40분경 제주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28%의 술에 취한 채 자신의 i30 승용차 운전석에 앉아 대리기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시 차량은 기어가 'P' 상태가 아닌 'D' 상태로 유지되어 있었고 오토홀드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였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대리기사가 운전석 문을 여는 순간 오토홀드 기능이 갑자기 해제되었고, 차량은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습니다. 피고인은 당황하여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상황에서 실수로 엑셀을 밟아 전방에 정차 중이던 피해자 C의 쏘나타 차량을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운전자 C와 동승자 D는 각각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사고 발생 전 피고인은 대리기사를 만나기 위해 약 300m 구간을 음주 상태로 직접 운전한 사실도 드러나 문제가 되었습니다.
음주 상태에서 차량을 조작하다가 발생한 사고가 업무상과실치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중 차량을 이동시킨 행위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이들 행위가 어떠한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혐의 대신 업무상과실치상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여 벌금 5,0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하고, 위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인 점, 대리운전기사를 만나기 위해 비교적 짧은 거리를 음주운전했던 점,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의 정도(각 약 2주 진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의 나이, 성행, 경력, 가족관계, 환경 등 다양한 양형 사정을 참작하여 최종적으로 벌금 5,0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상):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여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피고인은 혈중알코올농도 0.128%의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D' 기어에 두고 오토홀드 해제 시 브레이크와 엑셀을 혼동하여 사고를 냈으므로, 운전 업무 종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인정되어 이 죄가 적용되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 제2호, 제44조 제1항 (음주운전):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해서는 안 되며,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구법상 0.1% 이상)으로 운전한 경우 처벌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이 혈중알코올농도 0.128%의 술에 취한 상태로 약 300m 구간을 운전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여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
형법 제40조 (상상적 경합), 제50조 (동일한 행위가 수개의 죄명에 해당하는 경우):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가지 죄를 동시에 구성할 때,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차량 충돌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과 음주운전 행위가 한 번의 사고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아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되었습니다.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경합범 처벌):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경우에 이들을 묶어 하나의 형을 정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업무상과실치상죄와 음주운전죄가 병합되어 하나의 형(벌금 500만원)이 선고되었습니다.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노역장 유치):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일정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에 복무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도록 명시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가납명령):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임시로 납부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는 판결 확정 전에도 벌금 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음주 상태에서는 절대로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거나 기어를 조작해서는 안 됩니다. 대리기사를 기다리는 중에도 차량은 반드시 'P'(주차) 상태에 두고 시동을 끈 후 기다려야 합니다. 오토홀드 기능은 편리하지만 특정 상황에서 해제될 수 있으므로, 술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는 더욱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은 단 1미터라도 차량을 이동시키는 순간 성립하며, 혈중알코올농도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 됩니다. 음주 상태에서 브레이크와 엑셀을 혼동하는 것은 심각한 인명 및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어떤 경우에도 음주 후에는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