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감사 해임과 종무참여 배제 징계 무효 사건

피고 종중의 감사직을 맡고 있던 원고가 이사회에서 감사직 박탈 및 무기한 종무참여 배제 징계를 받자 이 징계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징계 절차상 중요한 하자가 있고 징계 사유도 타당하지 않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종중의 회원으로서 감사직에 있던 사람
• 피고 B종중: C 후손 중 족보에 등재된 만 19세 이상 남자를 회원으로 하는 종중 유사단체

분쟁 상황

피고 B종중은 2019년 1월 15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 A가 종중원들을 상대로 유인물을 배포하고 문자를 발송하며 임원들을 고소하는 등 종중 규약과 운영규정을 위배했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감사직 박탈과 무기한 종무참여 배제 징계 의결을 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사회에 징계 권한이 없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징계 사유도 존재하지 않는 위법한 징계라고 주장하며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종중 이사회의 징계 의결권한 유무, 징계 의결 과정에서 소집 통지 절차의 적법성, 그리고 원고의 행동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 B종중이 2019년 1월 15일 이사회에서 원고 A에게 내린 감사직 박탈 및 무기한 종무참여 배제를 내용으로 한 징계 의결은 무효임을 확인하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종중의 이 사건 징계 의결에 대해 중대하고 명백한 절차적 하자와 실체적 하자가 모두 존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첫째, 징계 권한이 없는 이사회에서 징계가 의결되었고, 둘째, 소집 통지에 징계 안건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절차적 하자가 있으며, 셋째, 원고의 감사 업무 수행과 관련된 문제 제기 및 고소는 징계 사유로 보기 어렵고, 영구적인 선거권 및 피선거권 박탈은 징계 양정의 합리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아 징계 의결이 무효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71조 (총회 소집의 통지) 및 비법인 사단의 총회 소집 절차: 법원은 권리능력 없는 사단인 종중의 총회 소집에도 민법상 사단법인의 총회 규정이 준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총회 소집은 1주간 전에 회의의 목적사항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통지를 발하여야 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기타 종무사항'이라는 안건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징계 의결이 있을 것임을 알 수 없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비법인 사단의 의사결정 권한: 종중과 같은 비법인 사단에서 종원에 대한 징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고의결기관인 총회에서 의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사회에서 징계 권한을 행사하려면 총회의 명시적인 위임이 있어야 합니다. 본 판례에서 이사회에 징계 권한이 위임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었으므로 이사회의 징계 의결은 권한 없는 기관의 행위로 무효가 되었습니다.
3. 사적 자치의 원칙과 사법적 구제절차의 보장: 종중 내부 문제는 최대한 존중되지만, 종중 구성원이 종중 임원을 상대로 고소를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사법적 구제절차를 부인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 과장하여 고소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소 행위를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참고 사항

종중이나 유사 단체에서 징계 처분을 내릴 때는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1. 내부 규약(정관, 운영규정 등)에 명시된 징계권자와 징계 절차를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특히 임원에 대한 해임이나 중대한 징계는 대의원 총회(또는 총회)의 권한인 경우가 많으므로 이사회가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회의 소집 통지 시 의결할 안건은 종중원이나 대의원이 안건의 내용을 충분히 예측하고 참석 여부 및 의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기타 종무사항'과 같이 포괄적인 안건은 중요한 징계 의결의 정당한 통지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3. 감사의 직위에 있는 자는 종중 운영의 위법·부당한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문제를 제기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감사가 종중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 없이 정당하게 문제를 제기하거나 사법적 구제절차(고소, 고발 등)를 이용한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징계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는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이므로 이를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4. 징계 처분은 징계 사유의 경중과 비례하여 합리적인 수준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거권, 피선거권과 같은 핵심적인 권리를 영구적으로 박탈하는 등의 과도한 징계는 그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