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최저임금 회피 목적 근로시간 단축 무효 판결

택시 운송 회사인 피고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노동조합과의 임금 협정을 통해 택시 운전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 형태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순차적으로 단축했습니다. 이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택시운전근로자 특례조항)이 시행됨에 따라 운송수입금 중 생산고에 따른 임금(업적금)이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서 제외되자,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켜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이에 원고 택시 운전 근로자들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미지급된 최저임금 차액분과, 원고 A의 경우 미지급 퇴직금까지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고, 2008년도 임금 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액과 퇴직금을 재산정하여 피고에게 총 5,455만여 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에서 2000년 10월 19일부터 2019년 3월 11일까지 택시 운전자로 근무한 근로자
• 원고 B: 피고 회사에서 현재까지 택시 운전자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
• 피고 유한회사 C: 전주시에서 택시 운송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
• E노동조합 전북지역본부 F지부: 원고들을 대리하여 피고와 임금 협정을 체결했던 노동조합

분쟁 상황

피고 택시 회사는 2010년 7월 1일부터 전주시에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택시운전근로자 특례조항)이 적용되자,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노동조합과의 임금 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7시간 20분(주 44시간)에서 1일 5시간(주 30시간)으로 순차적으로 단축했습니다. 하지만 원고들을 포함한 택시 운전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은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택시운전근로자 특례조항은 운송수입금 중 '생산고에 따른 임금'(사납금 초과수입금, 업적금)을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하지 않도록 하여,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켜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려 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러한 합의가 무효이므로, 기존의 2008년 임금 협정대로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퇴직금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과거의 '부제소 합의'를 들어 원고들의 청구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회사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을 회피하기 위해 실제 근로시간은 유지하면서 임금협정을 통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 유효한지 여부와 이러한 합의가 무효일 경우, 미지급된 최저임금 및 퇴직금 산정 기준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피고가 주장한 과거의 '부제소 합의'가 이 사건 청구에도 효력을 미치는지 여부도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가 원고 A에게 44,988,03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년 3월 26일부터 2021년 12월 8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B에게 9,566,88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년 8월 26일부터 2021년 12월 8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10%, 피고가 90%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택시 회사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려는 탈법행위로서 무효임을 인정하고, 원고 택시 운전 근로자들에게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함으로써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했습니다. 이는 형식적인 합의보다는 실질적인 근로 형태를 기준으로 법적 의무를 판단한 중요한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택시운전근로자 특례조항): 이 조항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을 정할 때 '생산고에 따른 임금'(운송수입금 중 기준액을 초과하는 부분, 업적금 등)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근로자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고 무리한 운행 경쟁을 방지하여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공익적 목적이 있습니다. 이 판례에서는 회사가 이 조항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실제 근로시간은 그대로 두면서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임금 협정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2. 강행법규 잠탈 행위의 무효 원칙: 법률이 강행법규로 규정하는 사항(예: 최저임금 기준)은 당사자 간의 합의로도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강행법규의 적용을 회피하거나 무력화할 목적으로 형식적인 합의를 한 경우, 그러한 합의는 탈법행위로서 무효가 됩니다. 본 판례에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로 인정된 핵심적인 법리입니다.
3.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평균임금)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퇴직금 지급): 평균임금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됩니다. 근로기준법은 평균임금을 '사유 발생일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 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정의합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사용자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최저임금 미달액이 있었으므로,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법에 따라 지급되었어야 할 임금까지 포함하여 평균임금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보았고, 이에 따라 미지급된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할 것을 명했습니다.
4.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3호 및 제2호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 산정):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이 규정은 월 최저임금 적용 기준 시간 수를 계산할 때, 1주 소정근로시간에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유급으로 처리되는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합산하도록 변경했습니다. 이 판례에서는 2018년 12월 31일까지는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2019년 1월 1일부터는 이를 합산하여 최저임금 미달액을 계산에 반영했습니다.
5. 단체협약 실효 후 근로조건의 유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 근로시간 등 개별적인 근로조건에 관한 내용은 새로운 협약이나 근로자의 동의 없이는 여전히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유효하게 적용됩니다. 본 판례에서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이므로, 그 이전의 2008년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계속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근로계약이나 임금 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이 실질적인 근무 형태의 변화 없이 형식적으로만 단축되었다면, 이는 최저임금법 등 강행법규를 회피하려는 탈법행위로 판단되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근로자들은 이러한 경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2. 택시 운전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예: 업적금, 초과운송수입금)은 제외되므로,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으로 최저임금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3. 최저임금 미달액이 발생하여 이를 지급받게 될 경우,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 또한 재산정되어 퇴직금이 증액될 수 있습니다. 퇴직금을 지급받을 때 법정 기준에 따라 정확히 산정되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4. 과거에 체결된 '부제소 합의'는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되며, 합의 당시 예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법리나 상황 변화에 기초한 청구에 대해서는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합의의 유효성 및 적용 범위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5. 2019년 1월 1일 이후부터는 월 최저임금 적용 기준 시간 수를 계산할 때,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도 합산하여 산정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미달 여부 판단 시 최저임금법 시행령의 개정 사항을 반영하여 정확하게 계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