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조합장의 권한 없는 임시총회 연기 및 의사진행으로 인한 결의 무효 확인 판결

피고 조합의 이사였던 원고 A가 이미 해임된 전임 조합장 D이 소집 및 진행한 임시총회의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임기 만료와 후임자 선임으로 인해 해임 관련 안건 등 일부 청구는 소의 이익이 없어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해임된 전임 조합장 D이 권한 없이 임시총회 일정을 연기하고,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의장으로서 총회 의사를 진행하여 이루어진 결의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아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이 판결은 조합 임원의 해임 후 권한 행사의 적법성 및 법원의 가처분 결정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조합의 이사였던 조합원.
• 피고 B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남양주시 C 등 토지 일대에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조합 (총 1,121명의 조합원 보유).
• 전임 조합장 D: 2023년 4월 28일 임시총회에서 조합장 직위에서 해임되었으나, 이후 임시총회 개최 일정을 연기하고 의사진행을 주도한 인물.
• E, F, H, G, I, J: 전임 조합장 D 등 당시 피고 조합 임원들의 해임을 발의한 조합원 대표들.
• R, L, K, M, O: 원고 A에 대한 이사 해임 및 직무정지를 발의한 조합원 공동대표들.
• 변호사 S: 2024년 8월 6일 피고 조합의 임시조합장으로 선임된 인물.
• 신임 조합장 T 및 이사들 (O, N, M, U, R, K, V, D, L, W), 감사 P: 2025년 2월 21일자 임시총회에서 선임된 피고 조합의 새로운 임원들.

분쟁 상황

이 사건 분쟁은 피고 B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전임 조합장 D을 포함한 임원 해임 과정과 그 이후 D이 주도한 임시총회 개최 경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023년 4월 28일, 조합원들의 발의로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D을 포함한 당시 임원들(원고 제외)이 해임 및 직무집행 정지되었습니다. 그러나 D은 자신이 해임되기 전에 소집했던 임시총회(이 사건 종전 임시총회)의 개최 일시를, 해임된 이후인 2023년 4월 28일 12:02경 피고 조합 홈페이지에 공고하여 2023년 5월 13일로 연기했습니다. 이후 2023년 5월 2일 다시 공고하여 해당 총회를 2023년 5월 17일 12:30으로 연기하면서 새로운 안건들을 추가 상정했습니다. 한편, 조합원 R 등은 원고 A에 대한 이사 해임 및 직무정지를 안건으로 2023년 5월 17일 12:00에 임시총회를 소집 공고했습니다. 조합원 G은 2023년 5월 8일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에 D이 연기한 2023년 5월 17일 12:30 임시총회의 개최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하였고, 법원은 2023년 5월 12일 개최 금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2023년 5월 17일 12:30에 D의 소집 공고에 따른 임시총회(이 사건 제2 임시총회)가 개최되었고, D이 의장으로서 의사를 진행하여 결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에 원고 A는 2023년 5월 17일 12:00와 12:30에 개최된 각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해임된 조합장이 임시총회 개최 일정을 임의로 연기하거나 의사를 진행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임시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결정에 위배되어 이루어진 총회 결의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임원 임기가 만료되었거나 후임 임원이 적법하게 선임된 경우, 과거의 임원 해임 또는 선임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이 사건 소 중 피고가 2023년 5월 17일 12:00와 2023년 5월 17일 12:30에 개최한 각 임시총회에서 원고에 대한 이사 해임 및 이사 선임 등의 안건에 대해 한 결의의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했습니다. 이는 원고의 이사 임기가 이미 2024년 6월 25일 만료되었고, 2025년 2월 21일자 임시총회에서 원고를 대신하는 새로운 조합장 및 이사들이 선임되어 원고가 이 사건 해임 등 결의에 관한 무효확인 판결을 받더라도 피고 이사의 지위를 회복할 수 없어, 과거의 법률관계 확인에 불과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 피고가 2023년 5월 17일 12:30에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별지 목록 제2의 다항 중 제1, 4 내지 7호 기재 각 안건에 대한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해임된 전임 조합장 D이 권한 없이 임시총회 일정을 연기하고 의사를 진행했으며,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위배되어 원고의 총회 참석권과 의결권을 침해했으므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해임된 조합장이 권한 없이 총회 일정을 연기하고 가처분 결정을 무시한 채 의사진행을 한 것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에 해당하므로, 해당 총회 결의는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미 임기가 만료되었거나 후임 임원이 선임된 안건에 대해서는 원고가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 제44조 제2항 (총회 소집 권한): 조합장은 직권으로 조합 총회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총회 연기 권한도 총회 소집 권한과 본질적 차이가 없으므로, 조합장에게 총회 연기 권한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D은 이미 해임되어 조합장 지위에 있지 않았으므로, 총회 연기 권한이 없었습니다.
• 제42조 제1항 (총회의 의장): 조합장이 조합 총회의 의장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D은 해임된 이후에도 2023년 5월 17일 임시총회의 의장을 맡았으므로, 권한 없는 자가 의사를 진행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2. 법리

• 확인의 이익: 판례는 이사가 임기 만료 전 해임되더라도 그 후에 적법한 후임 이사가 선임되거나 본인의 임기가 만료된 경우, 당초의 해임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 확인에 불과하여 확인의 소로서의 권리보호요건을 결여한다고 봅니다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2169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의 이사 임기가 만료되었고 후임 이사들이 선임되었으므로, 원고의 해임 및 이사 선임 관련 안건에 대한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되어 각하되었습니다.
• 임원 선임 결의 취소의 소의 이익: 단체의 임원선임 결의의 취소를 구하는 소에서도 해당 결의로 선임된 임원이 취임하지 않거나 사임하고 후임 임원이 선임되었다면, 새로운 결의에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당초 결의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은 없다고 봅니다 (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다50427 판결 등 참조).
• 가처분 위반의 효과: 가처분 결정에 위배되는 행위가 무효가 되는 이유는 형식적으로 가처분 결정을 위반했기 때문이 아니라, 가처분에 의하여 보전되는 피보전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920 판결 참조). 이 사건 제2 임시총회는 권한 없는 자가 총회 일시를 연기하고 의사를 진행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가처분 결정에 의해 보전되는 원고의 총회 참석권과 의결권을 침해했으므로 무효로 인정되었습니다.

3. 피고 조합의 정관:

• 제15조 제1항 (임원 임기):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 제16조 제1항 (총회의 의장): 원칙적으로 조합장이 조합 총회의 의장이 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 제20조 제4항 (임시총회 개최): 임시총회는 조합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개최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조합 등 단체의 임원이 해임될 경우, 해임 결의 즉시 해당 임원은 직위를 상실하며 그 이후의 모든 행위는 원칙적으로 권한 없는 행위가 됩니다. 해임된 임원이 총회 소집이나 의사진행 등 중요한 권한을 행사해서는 안 됩니다.
• 법원의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경우, 해당 총회를 강행하거나 가처분 결정을 위반하여 진행된 총회 및 그 결의는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총회의 소집, 연기, 안건 상정, 의사 진행 등은 정관 및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한 절차와 권한 있는 자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임원의 해임과 같이 중요한 안건은 더욱 엄격한 절차적 요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 총회 결의의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때에는 청구하는 시점에 법률상 보호받을 이익(확인의 이익)이 있는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임기가 만료되었거나 적법한 절차에 의해 후임자가 선임된 경우에는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에 불과하다고 보아 소송이 각하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