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비 지급을 둘러싼 지역주택조합과 중개인의 분쟁 사건

원고 A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대표와 용역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하며 중개 수수료 1억 3천여만 원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계약 체결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계약이 있었다 하더라도 적법한 절차(총회 의결)를 거치지 않아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택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하여 F 주식회사와 추진위원회 간의 계약 해지를 중개하고 5억 원의 용역비를 받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한 개인입니다.
• 피고 H지구 3단지 지역주택조합: H지구 3단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피고 추진위원회)의 권리·의무를 승계한 주체로, 원고의 용역비 지급 주장을 부인한 지역주택조합입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H지구 공동주택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기존 토지매수용역업체 F 주식회사와의 계약 해지를 원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추진위원회 대표들이 원고 A에게 F과의 계약 해지를 중개해 달라고 부탁했고, 원고는 중개가 성공하면 5억 원의 용역비를 받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원고의 중개로 F은 기지급된 용역비 7억 5,000만 원만 받고 나머지 채권을 포기하며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 지역주택조합이 피고 추진위원회의 권리·의무를 승계했으므로, 약정된 용역비 5억 원 중 1억 3,07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조합은 해당 계약의 존재 자체를 다투고, 나아가 계약이 있었다 해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와 추진위원회 대표 사이에 용역계약이 실제로 체결되었는지 여부
2. 용역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의 총회 의결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계약이 피고에게 효력이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용역계약의 체결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며, 설령 계약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피고 추진위원회 대표 G가 직무집행정지 결정이 있었던 시기에 계약을 체결한 점, 추진위원회 이사회에서 용역비 지급 안건이 부결된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 계약이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주택법 및 조합규약에 따른 총회 의결이 필요했지만,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계약의 효력을 피고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비법인사단의 법률행위 효력: 추진위원회와 같이 법인격은 없지만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단체를 '비법인사단'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비법인사단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할 때는 주택법 관련 조항과 이에 근거한 조합규약에 정해진 총회 의결 등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절차적 요건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계약의 상대방은 자신이 그 흠결을 과실 없이 알지 못했다는 특별한 사정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22. 8. 31. 선고 2019다228612 판결 유추적용). 이 판결은 소수 임원의 독단적 행위를 막고 조합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2. 계약의 성립 및 증명: 계약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해 성립하지만, 그 존재를 주장하는 측은 이를 증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명확한 계약서나 관련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계약의 성립 자체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같은 비법인사단과 계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계약서 등 명확한 서면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구두 약정은 추후 법적 분쟁 시 입증이 매우 어렵습니다.
2. 지역주택조합이나 그 추진위원회와 같이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얽힌 단체와 계약 시에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3. 만약 해당하는 경우, 주택법령 및 조합 규약에 따라 총회 또는 이사회 의결 등 필요한 내부 절차를 거쳤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가 누락되면 계약의 유효성을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상대방 단체의 대표자에게 직무집행정지 결정 등 권한에 제한이 있는 상황이라면 계약 체결에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절차적 요건의 흠결을 과실 없이 알지 못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