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피고인 A는 구매대행업체의 수금사원으로 취업하여 현금을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실제로 전달한 돈이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금이었으나 피고인은 불법적인 돈일 수 있다고 막연히 의심만 했을 뿐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의 자백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피고인에게 사기의 공동정범으로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16년 12월 'V'이라는 구매대행업체의 수금사원으로 취업했습니다. 'W 실장'이라는 사람에게 채용되어 홍콩에 본사를 둔 시계와 귀금속 구매대행업체로 소개받고 수금액의 1%를 일당으로 받기로 했습니다.
2016년 12월 21일 성명불상자는 피해자 K에게 수사기관 공무원을 사칭하여 '당신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사용되었다. 불법자금인지 확인해야 하니 안전계좌로 입금하라'고 속여 1,900만 원을 송금하게 했습니다. 피해자 K는 L 명의 계좌로 돈을 송금했고 L은 신한은행 쌍문동지점에서 현금을 인출했습니다. 피고인 A는 은행 밖에서 대기하다가 L로부터 현금 1,900만 원을 건네받아 보이스피싱 총책이 지시하는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2016년 12월 28일 성명불상자는 피해자 D에게 유사한 방법으로 '당신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사용되었다. 당신이 피해자인지 피혐의자인지 확인이 필요하니 돈을 출금하여 금융감독원 측으로 송금하라'고 속여 1,220만 원과 2,400만 원을 각각 다른 계좌로 송금하게 했습니다. 피해자 D는 E 명의 계좌로 1,220만 원을 송금했고 E는 신한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했습니다. 피고인 A는 'J 대리'라는 가명으로 E를 만나 1,220만 원을 건네받으려 했으나 E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검거되어 미수에 그쳤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전달한 돈이 사기 범행의 피해금인 줄 몰랐고 사기의 고의가 없었으며 공모 관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검사는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있다고 주장하며 원심은 피고인의 자백 진술을 포함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처음에는 구매대행업체의 수금사원으로 취업한 줄 알았으나 업무 도중에 무언가 불법적인 일과 관련된 돈일 수 있다는 의심은 들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이 현금을 전달받고 송금하는 과정에서 은행 보안요원을 부르거나 CCTV에 장시간 노출되는 등 신원 노출을 피하려 하지 않았고 피고인의 검찰 진술에서도 보이스피싱 피해금이라고 구체적으로 의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이스피싱 사기범행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에 가담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현금 전달을 시작하게 된 경위, 전달 과정에서의 태도, 피고인이 경찰에 임의동행된 후 'W'이 보인 연락 태도 ('대금 갖고 장난하시면 큰일나요', '답장 않으면 10분 내에 경찰신고 들어갑니다')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임을 알고도 용인하거나 감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에게 사기의 공동정범으로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와 피고인이 자신이 전달하는 돈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그 범죄에 가담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원심판결(징역 1년 유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했습니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자신이 전달하는 돈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임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범행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공동정범 성립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이 조항은 여러 사람이 함께 범죄를 저지를 때 각자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지 규정합니다. 공동정범이 되려면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 지배'라는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공동가공의 의사'는 단순히 타인의 범행을 알고 제지하지 않는 것을 넘어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서로의 행위를 이용하며 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사기라는 구체적인 범죄를 인식하고 가담할 '공동가공의 의사'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항소심과 파기 자판):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때에는 항소법원은 다시 판결을 하여야 합니다. 이 규정에 따라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을 잘못되었다고 판단하여 파기할 경우 사건을 다시 심리하여 새로운 판결을 내려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은 원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등의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 무죄를 선고하여야 합니다. 이 조항은 범죄 사실이 법적으로 범죄에 해당하지 않거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할 수 없을 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해야 함을 명시합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은 피고인의 보이스피싱 사기 가담에 대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법 제58조 제2항 (판결의 공시): 무죄 또는 면소의 판결을 선고하는 때에는 그 요지를 공시하여야 합니다. 이 조항은 무죄 판결이 선고될 경우 그 판결의 요지를 외부에 알려야 함을 규정하며 이는 피고인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절차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었기에 판결의 요지를 공시했습니다.
수상한 채용 공고에 주의하세요: 특히 높은 수익을 약속하거나 업무 내용이 모호한 해외 구매대행, 환전, 자금 회수 등의 직업은 보이스피싱과 연관될 가능성이 큽니다. 채용 과정에서 주민등록증 사진, 이력서 등 개인 정보를 요구하거나 직접적인 면접 없이 채용하는 경우 더욱 의심해야 합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업무 방식에 경계심을 가지세요: 회사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로 거래하거나 현금을 직접 건네받아 지정된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은 세금 회피 등 불법적인 목적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현금 입출금 과정에서 타인의 계좌를 이용하거나 여러 은행을 오가는 등 복잡한 절차를 요구하는 경우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자신이 불법 행위에 가담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면 즉시 업무를 중단하고 경찰에 신고하세요: 이 사건 피고인처럼 '무언가 불법적인 일과 관련된 돈일 수 있겠다'는 의심이 들었음에도 계속 업무를 수행하면 나중에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위험이 있습니다. 불법행위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늦게라도 하게 되었다면 즉시 관계 기관에 사실을 알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 구직자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수법이 점차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취업을 미끼로 현금 전달책 역할을 맡기거나 자금 세탁에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니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