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 의료
과거 심혈관 시술 이력이 있는 환자가 흉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내원하여 검사 후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어 퇴원했으나, 몇 시간 후 상태 악화로 다시 내원하여 사망한 사건입니다. 유족들은 의료진이 즉시 관상동맥조영술 등 직접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퇴원시킨 과실로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의료진의 진료 과정에 과실이 없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망인 G은 2016년 11월 3일 저녁 흉통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의료진은 심전도, 혈액, 흉부 X-ray 검사 및 니트로글리세린과 진통제 투여 등의 처치를 했으나 특이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망인은 다음날 오전 추가 검사를 권유받거나 퇴원 후 외래 진료를 받을 것을 권유받았고, 퇴원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11월 4일 새벽 상태가 악화되어 다시 응급실에 실려 왔고, 심정지 및 심폐소생술, 체외막산소공급에도 불구하고 2016년 11월 5일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의 과거 심혈관 질환 이력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응급실 내원 즉시 적절한 검사(관상동맥조영술) 및 치료(스텐트 삽입 등)를 하지 않았고, 협심증 환자를 침상 안정 없이 퇴원시킨 과실이 망인의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과거 심혈관 시술 이력이 있는 환자에게 응급실 내원 즉시 관상동맥조영술 및 스텐트 삽입술 등 직접적인 치료를 하지 않은 것이 의료 과실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흉통 환자를 응급실에서 12시간 동안 침상 안정 및 경과 관찰 없이 퇴원시킨 것이 의료 과실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최초 응급실 내원 시 피고 병원 의료진이 J학회 진료지침에 따라 응급 검사를 진행했고, 심전도 및 혈액검사상 이상 소견이 없었으며 약물치료에 증상이 호전되었고 저위험군으로 분류되었기에 퇴원 후 추가적인 평가가 가능한 상태였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관상동맥 조영술을 즉시 시행하지 않거나 직접적인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과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협심증 환자에게 12시간 침상 안정 의무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학적 근거가 미약하고, 모든 저위험군 환자를 응급실에 잔류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감정의의 의견을 인용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의료사고에 있어서 의료인의 과실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관련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의료인의 과실은 해당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 정도를 표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이는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 수준, 진료 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대법원 1999. 11. 23. 선고 98다21403 판결 등). 둘째, 의사는 환자 상황, 당시 의료 수준,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진료 방법 선택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의료 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95635 판결 등). 이 사건에서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진료지침에 따라 검사를 시행했고, 검사 결과와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퇴원 결정을 내린 것이 합리적인 의료 판단의 범위 내에 있었다고 보아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심혈관 질환 과거력이 있는 상태에서 흉통 등 심장 관련 증상이 발생하여 응급실을 방문한 경우, 의료진의 진료 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원 결정 시에는 추가 검사나 외래 진료의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성, 그리고 향후 증상 악화 시 대처 방안 등을 의료진과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본인의 과거 병력(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등)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고지하고, 의료진이 제시하는 검사 및 치료 계획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질문하여 충분한 정보를 얻는 것이 좋습니다. 의료기관 방문 기록이나 진료 관련 자료를 잘 보관하는 것도 향후 유사 상황 발생 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