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안당 공사현장 진입로 통행 방해를 막은 판결

재단법인 G공원이 봉안당 공사 현장 진입로 사용을 위해 H묘원 재단법인과 약정을 맺고 돈을 지급했으나, H묘원이 갑자기 통행로에 방해물을 설치하여 통행을 막은 사건입니다. 이에 G공원은 법원에 통행 방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H묘원이 약정에 따른 통행권을 침해했으므로 방해물을 제거하고 G공원의 통행을 막지 말 것을 명령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재단법인 G공원: 울산에서 봉안당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이며, 공사 현장 진입을 위한 통행로 사용을 확보하려는 측
• 채무자 재단법인 H묘원: 봉안당 공사 현장 인근에서 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G공원의 통행로를 방해한 측

분쟁 상황

G공원은 2008년부터 봉안당 신축 공사를 진행하며 진입로 확보가 필요했습니다. 2009년 H묘원과 약정을 맺고 1억 5천만 원을 지급하며 첫 번째 통행로(제1통행로) 사용 권한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인근 장례식장이 제1통행로 사용을 금지하자, G공원은 2021년 H묘원과 다시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하고 두 번째 통행로(제2통행로)에 대한 토지사용승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 6월부터 H묘원은 제2통행로에 식목을 심고, 2022년 8월부터 제1통행로에 차단봉과 차단벽을 설치하여 G공원의 통행을 막았습니다. G공원은 이에 대해 약정통행권 또는 주위토지통행권을 근거로 통행 방해 금지 및 방해물 제거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H묘원은 약정이 해지되었거나 사기 취소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며 통행 방해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재단법인 H묘원이 G공원과의 약정에도 불구하고 통행로에 방해물을 설치하여 통행을 막은 행위가 약정통행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H묘원이 주장하는 약정의 해지, 조합 해산, 사기 취소 등의 주장이 법적으로 타당한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H묘원에게 결정 송달일로부터 7일 이내에 특정 통행로에 설치된 차량 출입 차단봉, 차단벽, 식목 등의 방해물을 모두 제거하고, 이후 G공원의 통행을 방해하지 말 것을 명령했습니다. 만약 명령을 위반할 경우, G공원이 위임하는 집행관으로 하여금 H묘원의 비용으로 방해물을 제거하게 할 수 있으며, 방해물 제거 기간이 경과했음에도 통행 방해를 지속할 경우 위반 일수 1일당 300,000원을 G공원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재단법인 H묘원이 G공원과의 약정을 통해 부여된 통행권을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H묘원이 방해물을 제거하고 G공원의 통행을 막지 말도록 명령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강제적으로 집행하거나 위반 일수에 따른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간접강제까지 명함으로써 G공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거나 검토되었습니다.

1. 민법 제219조 (주위토지통행권): 어느 토지가 공로에 통하지 못하여 주위의 토지를 통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 그 토지의 소유자는 주위 토지를 통행할 수 있다는 권리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채권자가 약정통행권을 주로 주장했으나, 예비적으로 이 권리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 민법 제635조 (기간의 약정 없는 임대차의 해지통고): 임대차 기간 약정이 없는 경우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채무자는 통행로 약정을 임대차 계약으로 주장하며 해지되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해당 약정을 임대차 계약으로 보지 않아 채무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3. 민법 제613조 제2항 (사용대차의 해지, 해제): 사용대차(무상으로 물건을 빌려주는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차주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채무자는 공동사업약정을 사용대차 계약으로 주장하며 해지되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역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민법 제720조 (조합의 해산청구):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각 조합원이 조합의 해산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채무자는 공동사업약정을 조합 계약으로 주장하며 채권자의 신뢰 관계 파괴 등을 이유로 조합 해산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채무자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조합의 해산 사유인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5. 계속적 계약의 신뢰관계 파괴로 인한 해지: 법원은 계속적인 계약은 당사자 간의 신뢰를 기초로 하므로, 일방의 부당한 행위로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상대방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법리를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H묘원이 주장하는 사정들이 신뢰관계 파괴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6. 민법 제110조 (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채무자는 채권자가 기망행위를 하여 약정을 체결하게 했다며 사기 취소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7. 대체집행 및 간접강제: 법원의 명령(예: 방해물 제거)을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가 집행관을 통해 채무자의 비용으로 직접 명령을 이행하게 하는 것이 '대체집행'이며, 명령을 위반할 때마다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여 이행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간접강제'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채무자가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보고 두 가지 모두를 명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1. 계약 내용 명확화: 통행로 사용과 같은 중요한 약정은 사용 범위, 기간, 대가, 의무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문서로 명확히 작성해야 합니다.
2. 증거 확보의 중요성: 통행로가 방해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사진이나 영상으로 방해물의 종류, 설치 시점, 통행 불가능 상태 등을 명확히 기록해두는 것이 분쟁 해결에 큰 도움이 됩니다.
3. 약속 준수: 일단 합의된 내용은 특별한 법적 사유 없이는 성실히 이행해야 하며, 일방적인 계약 해지나 권리 침해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가처분 신청 고려: 통행권과 같이 즉각적인 권리 보호가 필요한 경우, 본안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임시적으로 권리를 보전받을 수 있는 가처분 신청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5. 대체 통행권 검토: 기존 약정이나 통행이 불가능해질 위험이 있다면, 주위토지통행권 등 민법상 인정되는 다른 통행권을 주장하거나 대체 통행로를 확보할 가능성을 미리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