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주식회사 A는 지진분리장치를 개발, 생산, 납품하는 법인으로, 전 기술 총괄이사였던 B가 퇴사 시 업무 관련 자료가 저장된 외장하드를 반출하고 경쟁사인 주식회사 C에 이직하여 지진분리장치 개발 업무에 해당 자료를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며, B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행위 금지 및 예방을 위한 가처분을 신청하였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파일이 영업비밀로 특정되었다고 보았으나, 핵심 주장인 데이터의 '비공지성'이 명확히 소명되지 않았고, 채무자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사용) 또한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주식회사 A의 기술 총괄이사였던 B가 퇴사하면서 회사 업무 관련 자료가 저장된 외장하드를 가지고 나갔습니다. 이후 B는 주식회사 C라는 경쟁사로 이직했고, 주식회사 C는 비교적 단기간에 A사와 유사한 지진분리장치의 UL인증을 취득하고 대규모 사업에 납품을 완료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B가 전 직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의 영업비밀인 지진분리장치 관련 기술 자료를 불법적으로 유출하고, 이를 주식회사 C의 제품 개발에 사용하여 부정 경쟁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여 법원에 영업비밀 침해 금지 및 관련 자료 사용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 파일이 영업비밀로서 특정되었는지, 영업비밀성을 갖추었는지(특히 비공지성), 채무자가 해당 파일을 경쟁사 이직 후 실제 영업비밀 침해행위(사용)에 사용했는지, 그리고 가처분 신청의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채권자의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채무자가 반출한 파일들이 채권자 회사의 지진분리장치 개발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한정되어 있어 영업비밀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채권자가 영업비밀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데이터’ 중 일부가 이미 채권자 회사의 카탈로그에 기재되어 있어 공개된 부분과 공개되지 않은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다른 자료와 내용이 겹치는 등 영업비밀의 핵심 요건인 ‘비공지성’이 명확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채무자가 퇴사 시 외장하드를 반출한 사실은 인정되나, 채권자 회사가 퇴사하는 채무자에게 외장하드 반환이나 폐기 요구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임의 반출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식회사 C가 제작한 지진분리장치는 컨소시엄의 요구 사양과 공개된 계산식, 정보 등을 바탕으로 제작 가능하며, C의 지진분리장치 데이터와 채권자 회사의 데이터 간에 일치 여부도 소명되지 않아 채무자가 이 사건 파일을 사용했다는 사실 역시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이 사건 외장하드가 수사기관에 압수되어 있고 채무자가 별도로 파일을 복사해 저장했다는 소명이 없는 상황에서 채무자가 파일을 공개하거나 사용·판매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는 보전의 필요성도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와 관련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정의) 이 조항은 영업비밀의 정의와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유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영업비밀의 정의: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 방법, 판매 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특히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다(비공지성)'는 요건을 중요하게 다루었습니다. 즉, 해당 정보가 동종 업계 종사자 등 경제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자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아야 합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정의: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영업비밀의 사용'입니다. 법원은 영업비밀의 '사용'을 영업비밀 본래의 사용 목적에 따라 상품 생산·판매 등의 영업활동에 이용하거나 연구·개발사업 등에 활용하는 등 기업활동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구체적으로 특정이 가능한 행위로 해석합니다.
관련 법리 및 판례 인용: 법원은 영업비밀 침해금지를 명하기 위해서는 영업비밀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지만, 전직 근로자의 경우 사용자가 주장하는 영업비밀 자체의 내용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기간, 담당업무, 직책, 영업비밀 접근 가능성, 전직한 회사에서의 담당업무 내용과 성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대법원 2003. 7. 16. 자 2002마4380 결정). 또한, 법원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은 그 정보가 동종 업계 종사자 등 경제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자들 사이에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을 뜻한다고 재확인했습니다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도8278 판결).
회사는 영업비밀로 주장하는 정보에 대해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 노력' 등 영업비밀의 3가지 요건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이미 공개된 자료와 영업비밀 자료를 명확히 구분하고, 어떤 부분이 영업비밀의 핵심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직원이 퇴사할 때 영업비밀 자료가 저장된 기기나 매체(외장하드, USB 등)의 반환 또는 폐기 절차를 명확히 수립하고, 실제 이행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보안 서약서를 작성하는 것 외에, 기술연구소나 실험실 출입 통제, 내부 자료 접근 권한 관리, 보안 프로그램 사용 등 실질적인 비밀관리 조치를 마련하고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하는 경우, 단순히 자료를 반출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며, 퇴사한 직원이 실제로 영업비밀을 사용했는지, 그리고 그 사용으로 인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는지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소명해야 합니다. 경쟁사가 유사 제품을 단기간에 개발했더라도, 그 제품이 공개된 정보나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반박이 있을 경우 이를 뒤집을 수 있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가처분 신청 시에는 침해 행위가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음을 소명해야 합니다. 이미 침해 행위가 종료되었거나 침해될 위험이 사라졌다면 가처분 신청은 기각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