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택시 운전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최저임금 미달액과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회사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시행 이후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했는데, 법원은 이 합의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피하려는 탈법행위로 보아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더 긴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다시 산정하여 회사에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택시 회사 D는 운전기사들에게 정액사납금제를 통해 임금을 지급해왔습니다. 2010년 7월 1일부터 일반택시운송사업 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하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시행되었습니다. 이에 D사는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하며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했습니다. 그러나 운전기사들은 이러한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기존의 더 긴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회사에 청구했습니다. 회사는 노사 합의의 정당성과 함께 운전기사들의 초과운송수입금 배분 문제, 무단 영업 및 연료 충전으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 등을 주장하며 반소(반대 소송)를 제기하고 상계(채무 공제)를 주장했습니다.
택시 회사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노사 합의가 법적으로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합의가 무효로 판단될 경우, 기존 협정상의 근로시간(1일 6시간 40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액과 퇴직금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택시 운전기사들이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해 운행한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원고 B의 퇴직금 중간정산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입니다. 회사의 반소(반대 소송) 및 상계(채무 공제)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 D 주식회사는 원고 A에게 15,961,810원, 원고 B에게 15,458,099원, 원고 C에게 5,966,006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금액들에 대해서는 2019년 9월 17일부터 2023년 8월 30일까지는 연 5%의 이자를,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자를 각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되었으며, 항소심에서 피고가 제기한 반소는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각하되었습니다.
법원은 택시 회사가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노사 합의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합의는 형식적으로는 근로시간을 줄여 시간당 고정급을 높이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 근로 형태나 배차 시간 등에는 변화가 없었고,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기존 협정에서 정한 1일 6시간 40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액을 재산정하여 회사에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다만, 원고 B의 퇴직금 중간정산 채권 일부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제기한 반소는 항소심에서 제기할 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되었고, 그 외의 상계 주장들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이 사건 특례조항):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택시 운전근로자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고 사납금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궁극적으로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도입을 유도하려는 입법 취지를 가집니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및 제3항: 사용자는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 부분은 무효가 되며, 해당 부분은 법이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효력: 사용자와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합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합의가 강행법규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졌거나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될 정도라면, 해당 합의는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적용을 피하려는 '탈법행위'로 인정되어 무효가 되었습니다. 단체협약 실효 또는 무효 시의 노동조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그 내용이 무효가 되더라도, 임금, 퇴직금, 노동시간 등 개별적인 근로조건에 관한 부분은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아 사용자와 근로자를 계속 규율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 단축 합의가 무효이므로, 기존 협정의 1일 6시간 40분의 소정근로시간이 계속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퇴직금 중간정산 채권의 소멸시효: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근로자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고 사용자가 승인하면 중간정산퇴직금 지급 청구권이 발생하며, 소멸시효는 중간정산일로부터 기산됩니다. 중간정산 이후에도 근로관계가 계속되더라도 이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민사소송법 제412조 제1항 (항소심 반소 제기 제한): 항소심에서 반소를 제기하려면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거나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피고의 반소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각하되었습니다.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의 내용이 최저임금법과 같은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그 적용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체결된 경우에는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제외되므로, 고정급 형태의 임금이 최저임금 이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로 형태나 배차 시간에 변화 없이 단순히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려는 의도였다면,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경우, 중간정산퇴직금에 대한 청구권은 중간정산일로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3년이기 때문입니다. 초과운송수입금은 사납금을 제외한 잔액을 운전기사 개인이 보유하는 방식이지만, 이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므로, 이를 얻기 위한 운행시간 또한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합니다. 사용자가 신의성실의 원칙을 주장하며 강행규정 위반의 합의 효력을 인정해달라고 하는 경우, 특별한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강행규정의 입법 취지가 우선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