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의 마약사범 비호와 뇌물수수 사건

마약 수사를 담당하던 경찰관 A는 과거 자신이 수사했던 마약사범 B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B에게 수사 정보를 알려주거나 마약 투약 혐의를 눈감아주는 등의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그 대가로 B으로부터 시가 70만 원 상당의 휴대폰 1대, 시가 110만 원 상당의 갤럭시 S7 엣지 1대, 44,000원 상당의 식사 등 금품을 수수했습니다. 이 사건은 경찰관 A의 직무유기, 범인도피, 공무상비밀누설, 뇌물수수 및 B의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A에게 징역 10월 및 벌금 200만 원, B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서울 관악경찰서 G팀 소속 경사로 마약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공무원입니다. B의 마약 투약 혐의를 인지하고도 수사하지 않고 지명수배 정보 등을 누설하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 B: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전과가 있는 인물입니다. 경찰관 A에게 마약 관련 정보 및 각종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 K: B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어 A의 조사를 받았던 인물입니다.
• H: A의 동료 형사로 B과의 만남에 동행하기도 했고 B에게 휴대폰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분쟁 상황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마약수사 담당 경찰관 A는 2014년 5월경 마약 투약 혐의로 B을 수사하면서 B을 알게 되었습니다. B의 고향 선배가 A의 직장 상사라는 인연으로 두 사람은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고, B은 A에게 마약 사건 정보와 식사 등을 제공하며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A는 그 대가로 B에게 지인의 지명수배 검색 등 각종 편의를 봐주는 등 부적절한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2016년 2월 12일 저녁경, B은 A에게 '자신이 마약을 했는데 다른 형사들이 잡으러 왔다, 해결해 달라'는 전화를 걸었습니다. A는 B의 마약 투약 혐의를 인지했음에도 B을 피의자로 입건하거나 소변 및 모발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채 귀가시켰습니다. 2016년 3월 중순경 B이 다른 경찰서의 마약 수사를 받게 되자, A는 B이 강서경찰서에 출석하기 전 관악경찰서에서 간이시약기로 소변 검사를 하도록 돕고 양성반응이 나오자 '강서 형사에게 전화하여 출석을 미뤄달라, 3번까지 미룰 수 있다, 그동안 맥주를 많이 마시고 머리도 염색해라'라고 조언하여 B이 출석을 연기하게 했습니다. 2016년 5월 10일경 A는 B으로부터 지인 N의 수배 정보 조회를 부탁받고 형사사법 정보시스템(KICS) 등을 통해 N의 사건 정보를 확인한 후 B에게 'N는 마약 사건으로는 수배된 내역이 없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같은 날 A는 B으로부터 공무상 비밀 누설 등에 대한 대가 명목으로 시가 44,000원 상당의 술과 음식을 대접받고 시가 70만 원 상당의 휴대폰 1대를 교부받았습니다. 2016년 5월 20일경 A는 B에게 동료 H이 사용할 휴대폰을 구해달라고 요구했고, B은 A의 지인 T의 필로폰 투약 사실 조사에 동행하면서 T의 불구속 수사와 자신에 대한 향후 수사 편의 제공 등의 대가로 시가 110만 원 상당의 갤럭시 S7 엣지 1대를 A에게 교부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A가 마약 수사 담당 경찰관으로서 직무상 의무를 저버리고 B의 범행을 비호하며 뇌물을 수수하는 부패 행위로 이어졌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경찰관 A의 직무유기: 마약수사 담당 경찰관으로서 B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B을 상대로 소변 및 모발 검사를 하거나 피의자로 입건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직무상의 임무를 유기한 점.
• 경찰관 A의 범인도피: B이 강서경찰서에서 마약 거래 사건 등으로 수사 중인 사실을 알고 B이 구속될 위험에 처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B에게 마약 검사를 돕고 출석 일정을 연기하도록 조언하여 B을 도피하게 한 점.
• 경찰관 A의 공무상비밀누설: B의 지인 N의 수배 여부에 관한 공무상 비밀 정보를 형사사법 정보시스템(KICS)과 지명수배 업무 시스템을 통해 조회한 후 B에게 알려준 점.
• 경찰관 A의 뇌물수수 및 부정처사후수뢰: 공무상 비밀 누설 및 수사 편의 제공의 대가로 B으로부터 시가 70만 원 상당의 휴대폰 1대와 시가 4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받고, 나아가 수사 편의 제공 등의 대가로 시가 110만 원 상당의 갤럭시 S7 엣지 1대를 교부받은 점.
• B의 뇌물공여: 경찰관 A에게 지인 수배 정보 제공의 대가로 44,000원 상당의 식사와 70만 원 상당의 휴대폰 1대를 제공하고, 자신의 지인 T의 불구속 수사 및 자신에 대한 향후 수사 편의 제공의 대가로 110만 원 상당의 갤럭시 S7 엣지 1대를 제공한 점.
• 일부 무죄 판단: 특정 시점의 현금 뇌물 수수 및 공여 혐의(2016년 1월 25일자 및 2016년 2월 18일자)와 아이폰 6 플러스 추가 뇌물 혐의에 대한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무죄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0월 및 벌금 2,000,000원에 처하고,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또한 압수된 휴대폰 1대(삼성, SM-G935L)를 피고인 A로부터 몰수하고, 피고인 A로부터 44,000원을 추징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는 벌금 3,000,000원에 처하고,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피고인 B으로부터 1,100,000원을 추징했습니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한 2016년 1월 25일자 및 2016년 2월 18일자 각 부정처사후수뢰의 점과 피고인 B에 대한 2016년 1월 25일자 및 2016년 2월 18일자 각 뇌물공여의 점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마약 담당 경찰관인 A가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마약사범 B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직무를 유기하고 범인을 도피시키며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뇌물을 수수한 행위를 매우 엄중하게 보았습니다. 특히 피고인 A가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점을 지적하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A의 범행이 B을 정보원으로 활용하여 마약사범 수사를 진행하려던 과욕에서 비롯된 측면과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참작하여 형을 결정했습니다. B에 대해서는 뇌물을 공여한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공여한 금품이 비교적 소액인 점을 참작하여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은 공무원의 부패와 직무 태만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형법 제122조(직무유기)​: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경찰관 A는 마약수사 담당자로서 마약 투약 혐의가 명백한 B을 수사해야 하는 직무상의 의무를 의도적으로 이행하지 않아 이 죄가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151조 제1항(범인도피)​: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하거나 도피하게 한 자에게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경찰관 A는 B이 다른 경찰서의 마약 수사에 출석하기 전 마약 검사를 돕고 양성 반응이 나오자 출석 일정을 연기하도록 조언하여 B의 도피를 도왔으므로 이 죄가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127조(공무상비밀누설)​: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경찰관 A는 B의 지인 N의 지명수배 여부 등 공무상 비밀 정보를 조회하고 B에게 알려주어 이 죄가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129조 제1항(수뢰)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뇌물죄의 가중처벌)​: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 적용되며, 뇌물 액수에 따라 가중 처벌될 수 있습니다. 경찰관 A는 수사 편의 및 정보 제공의 대가로 B으로부터 휴대폰과 식사를 받았으므로 이 죄가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131조 제2항(부정처사후수뢰)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행위를 한 후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경찰관 A가 N의 지명수배 정보를 누설하는 부정한 행위를 한 후 그 대가로 휴대폰과 식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 죄가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133조 제1항(뇌물공여)​: 뇌물을 약속, 공여 또는 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자에게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피고인 B은 경찰관 A에게 수사 관련 편의 및 정보 제공의 대가로 휴대폰과 식사를 제공했으므로 이 죄가 적용되었습니다.
• 뇌물죄 관련 법리: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된 자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경우, 사회상규에 비추어 의례상의 대가에 불과하거나 개인적인 친분 관계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어 금품을 주고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수수한 금품은 뇌물이 됩니다. 또한 뇌물을 영득의 의사로 수령한 이상, 그 액수가 예상보다 많아 후에 반환하였더라도 뇌물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 공무원의 직무유기 및 비호 행위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경찰관과 같은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상 의무를 저버리고 특정인의 범죄 행위를 묵인하거나 비호하는 것은 공무 집행의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로 매우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됩니다.
• 뇌물죄는 소액이라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에게 제공되는 금품이나 향응이 비록 소액이거나 개인적인 친분을 명분으로 하더라도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인정되면 뇌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정보 유출은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합니다: 공무원이 직무상 알게 된 지명수배 정보나 수사 진행 상황 등 비밀 정보를 외부에 누설하는 것은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하며 엄중한 처벌 대상입니다.
• 범인도피는 조력자를 처벌하는 중대 범죄입니다: 범죄자가 다른 경찰서의 수사를 받게 될 상황에서 그 범죄자에게 마약 검사를 돕거나 출석을 연기하도록 조언하고 방법을 알려주는 등 도피를 돕는 행위는 범인도피죄로 처벌받습니다.
• 명확한 증거 확보가 중요합니다: 뇌물 수수/공여, 직무유기, 범인도피와 같은 범죄는 당사자들의 진술 외에도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전산 조회 기록, CCTV 등 객관적인 증거가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 마약 범죄는 재범 시 가중 처벌됩니다: 마약 투약 및 관련 범죄는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커 엄정하게 처벌되며, 마약 전과가 있는 경우 재범 시에는 더욱 가중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