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수입식품 판매 회사인 주식회사 A가 수입한 제품에 대해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유통기한을 임의로 변경했다는 이유로 부적합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1심에서 승소했고 항소심에서도 승소했습니다. 항소심에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당초 처분 사유였던 유통기한 위·변조 대신 표시 방법 위반을 주장하려 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처분 사유가 서로 다른 기본적 사실관계에 해당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주식회사 A가 수입한 제품의 유통기한이 실제 제조년도(2018년) 및 유통기한(2020년 6월 30일)을 지우고, 그 위에 새로운 제조년도(2021년) 및 유통기한(2023년 6월 30일)을 흰색 잉크로 기재한 상태였습니다. 이에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이 제품이 유통기한을 위·변조했다고 보아 부적합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하자,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항소심에서 처분 사유를 '유통기한 위·변조'가 아닌 '유통기한이 지워질 수 있는 잉크로 수기로 기재되어 표시 방법을 위반했다'는 것으로 변경하려 하면서 논쟁이 발생했습니다.
행정 기관이 내린 처분에 대해 소송이 진행될 때 당초 처분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다른 새로운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하여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은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하여, 수입식품에 대한 부적합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행정청이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 사유로 주장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주장한 '유통기한 위·변조'(실질적 내용 문제)와 '표시 방법 위반'(표시 방식 문제)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다고 보았으므로, 처분 사유 변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당초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거나 논의되었습니다.
항고소송에서의 처분사유 변경 제한 원칙: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0두8684 판결 등)에 따르면, 행정청이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 사유로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은 처분 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유통기한의 내용이 허위인 위·변조'와 '유통기한을 지워질 수 있는 잉크로 수기하는 방식의 표시 방법 위반'을 서로 다른 사회적 사실관계로 보아 처분 사유 변경을 불허했습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식품표시광고법) 제4조 제2항, 동법 시행규칙 제5조 제2항 [별표 3] '식품등의 표시방법' 및 관련 고시: 이 법령들은 식품에 대한 필수표시사항(예: 유통기한)은 지워지지 않는 잉크 등으로 인쇄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는 이 규정을 근거로 '표시 방법 위반'을 새로운 처분 사유로 주장하려 했으나, 법원에서 처분 사유 변경 자체가 허용되지 않아 이 주장은 판단되지 않았습니다.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3호, 제22조 제4항, 동법 시행령 제13조 제4호: 이 조항들은 '법령 또는 자치법규에서 준수하여야 할 기술적 기준이 명확하게 규정되고, 그 기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사실을 이유로 처분을 하려는 경우로서 그 사실이 실험, 계측, 그 밖에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명확히 입증된 경우'에는 사전 통지 및 의견 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피고는 이 규정을 근거로 사전 통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적법하다고 주장했지만, 처분 사유 변경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 주장에 대한 추가 판단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행정기관으로부터 어떠한 처분을 받게 될 경우, 처분서에 기재된 구체적인 처분 사유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정소송 과정에서 행정기관이 처분 사유를 변경하려 할 수 있으나, 법원은 당초 처분 사유와 변경된 사유 사이에 '기본적인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있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므로, 무조건 변경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수입 식품의 경우, 유통기한 등 중요한 정보는 지워지지 않는 방법으로 명확하게 인쇄되어야 하며, 임의로 내용을 수정하거나 지워질 수 있는 잉크로 기재하는 것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및 관련 고시에 위반되어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