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폐증으로 사망한 광부 유족에게 유족연금 및 장의비가 지급된 사건

망인 C는 1986년부터 약 3년간 탄광에서 분진 작업에 종사했으며 1989년 진폐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진폐증은 계속 악화되어 2017년 사망 당시 가장 심각한 4C형 진폐증 상태였습니다. 망인은 말년에 뇌경색, 파킨슨병, 고혈압, 당뇨병 등 여러 질환을 앓았고 폐렴으로 여러 차례 진료를 받았습니다. 2017년 12월,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내원한 지 하루 만에 폐렴 악화로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유족인 배우자 A와 자녀 B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신청했으나 공단은 진폐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부지급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유족들은 이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진폐증이 망인의 폐렴을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시키거나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보아 진폐증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며, 공단의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망인의 배우자): 사망한 광부의 배우자로, 유족급여를 청구했습니다.
• 원고 B (망인의 자녀): 사망한 광부의 자녀로, 장의비를 청구했습니다.
• 피고 근로복지공단: 광부의 진폐증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한 기관입니다.
• 망인 C (광부): 탄광 분진 작업에 종사하다 진폐증을 앓게 되었고, 최종적으로 폐렴 악화로 사망하여 이 사건의 중심이 된 인물입니다.

분쟁 상황

망인 C는 과거 탄광에서 일하며 진폐증에 걸렸고 오랜 기간 투병했습니다. 고령에 뇌경색, 파킨슨병 등 여러 지병도 앓다가 폐렴 악화로 사망했습니다. 배우자와 자녀는 망인의 사망이 진폐증과 관련 있다고 보고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공단은 망인의 사망 원인이 진폐증이 아닌 다른 지병이나 폐렴 자체에 있다고 판단, 진폐증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청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유족들은 공단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진폐증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법적으로 다투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진폐증을 앓던 광부가 다른 여러 지병을 가지고 있던 중 폐렴 악화로 사망했을 때, 광부의 진폐증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지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에 이르렀거나 지병을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시켜 사망하게 한 경우 진폐증과 사망 사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2019년 1월 7일 원고 A에게 내린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과 원고 B에게 내린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부담하게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망인이 사망 당시 가장 심각한 4C형 진폐증을 앓고 있었고, 폐의 해부구조 왜곡과 기관지 변형으로 폐렴에 취약하며 악화되기 쉬운 상태였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비록 망인이 뇌경색, 파킨슨병 등 여러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나, 진폐증이 폐렴을 유발하거나 적어도 폐렴의 진행을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속하게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사망 직전의 흉부 방사선 영상 감정 결과와 고령임에도 급성으로 진행된 폐렴의 전격적인 경과 등을 고려하여 진폐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공단의 부지급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진폐증 판정 기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은 진폐증의 판정 및 그 진행 정도를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판독하여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의 사망 무렵 흉부 영상을 판독한 감정의의 소견을 인용하며 망인의 진폐증이 점차 악화되어 4C형으로 진행되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진폐증의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2.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에 대한 대법원 판례 (상당인과관계) 대법원은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진폐, 합병증이나 그 밖에 진폐와 관련된 사유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두12922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7두68097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근로자의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였을 때 업무상 질병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3. 기존 질병과의 복합적 작용: 특히 대법원은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사망의 주된 발생 원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기존의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하게 되었거나', '업무상 발병한 질병으로 인하여 기존 질병이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어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해석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이 고령이고 뇌경색, 파킨슨병 등 여러 질환을 앓았음에도 불구하고, 망인의 심각한 진폐증(4C형)이 폐의 해부학적 구조를 왜곡시키고 기관지를 변형시켜 폐렴에 걸리기 쉽고 진행이 빠르게 되는 조건을 만들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망인이 2008년 및 2012년2013년경 만성폐쇄성폐질환, 2015년2017년까지 폐렴으로 여러 차례 진료를 받은 사실을 들어 진폐증이 폐렴 발병을 촉진했거나 적어도 폐렴을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속하게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하여 이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참고 사항

의료 기록의 중요성: 유사한 상황에서는 망인의 진료 기록, 특히 진폐증 관련 진단 기록, 합병증 발병 기록, 사망 직전까지의 모든 치료 기록을 상세히 보관하고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의 발생 빈도 및 경과에 대한 기록이 인과관계 입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진폐증 병형의 변화: 진폐증의 진행 상태, 즉 병형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악화되었는지에 대한 의학적 증거가 중요합니다. 최신 흉부 방사선 영상이나 CT 영상 등을 통해 진폐증이 사망 당시까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명확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복합적 원인에 대한 이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진폐증이 아니더라도, 진폐증이 다른 지병(예: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발병을 촉진하거나 자연 경과 이상으로 악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의학적 소견과 법리 해석이 중요합니다. 다른 지병이 있어도 진폐증의 기여도를 입증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전문가 감정의 활용: 법원 감정 등 의학 전문가의 소견은 진폐증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의학적 소견서를 통해 진폐증이 폐의 면역력과 기능에 미치는 영향, 폐렴 등 합병증 발생 및 악화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