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 상가 소유자들의 관리처분계획 일부 취소 판결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피고)은 아파트와 상가를 함께 재건축하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가 소유자들은 별도로 상가협의회(원고)를 구성하고 조합과 '독립정산제' 방식의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협약은 상가 재건축과 관련된 의사결정 및 이익·위험 부담을 상가협의회가 주관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조합이 수립하여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이 상가협의회가 제시한 상가 관리처분계획안의 주요 내용을 반영하지 않아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신축 상가의 공급(분양) 기준, 사업 완료 후 청산금 배분 방식, 상가 MD 구성 및 위치 결정 권한 등에서 협약과 다른 내용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상가협의회 자체는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개별 상가조합원(원고 B, C, D)의 주장은 일부 받아들여 조합의 관리처분계획 중 상가 관련 특정 조항들이 위법하다고 보고 취소를 명했습니다. 반면 상가 비례율 산정 등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상가협의회: A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상가협의회 - 피고 조합의 상가 구분소유자들이 상가 재건축을 독립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격 없는 사단.
• 원고 상가조합원들: B, C, D - A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이자 원고 상가협의회의 회장 및 총무로, 상가 재건축 관련 이해당사자.
• 피고 조합: A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 이 사건 아파트 단지 재건축사업의 시행자이자 아파트 및 상가 소유자들로 구성된 재건축조합.

분쟁 상황

서울 송파구의 대규모 A아파트 단지는 134개 동의 아파트(6,600세대)와 1개 동의 상가(324점포)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피고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재건축사업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2004년에 아파트 및 상가 소유자들의 동의를 거쳐 재건축 결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2013년 6월 17일, 피고 조합은 상가 소유자들로 구성된 원고 상가협의회와 상가 재건축을 '독립정산제'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는 2013년 7월 15일 총 조합원 80.87%, 상가조합원 80.21%의 동의로 추인되었습니다. 이 협약은 상가 재건축의 개발이익과 비용 부담을 상가조합원에게 귀속시키고, 상가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상가협의회가 주관하도록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상가협의회가 수립한 상가 관리처분계획안(2014년 11월 19일 상가조합원 54.03% 동의)을 피고 조합이 최종 관리처분계획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조합이 2014년 12월 9일 총회에서 의결하고 2015년 1월 27일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은 신축 상가의 분양 기준, 사업 완료 후 청산금 배분, 상가 MD 구성 및 위치 결정 권한 등에서 상가협의회와의 업무협약 내용을 위반하거나 상가조합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원고 상가협의회와 그 회장 및 총무인 상가조합원 B, C, D은 피고 조합의 관리처분계획 전체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재건축조합(피고)이 상가 소유자들과의 '독립정산제' 업무협약에도 불구하고, 관리처분계획에서 상가 소유자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특정 조항들이 위법한지 여부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다음 사항들을 심리했습니다.

1. 법인격 없는 단체인 상가협의회가 관리처분계획 취소 소송을 제기할 법률상 이익(원고적격)이 있는지.
2. 재건축조합이 상가조합원들과의 독립정산제 업무협약을 위반하여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것이 위법한지.
3. 관리처분계획의 상가 관련 조항 중 신축 상가 공급(분양) 기준, 청산금 배분 방식, 상가 MD(업종) 구성 및 위치 결정 권한 등이 독립정산제 업무협약과 충돌하여 상가조합원의 이익을 침해하는지.
4. 상가조합원 비례율 산정 방식이 적법한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 A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상가협의회의 소는 법률상 이익이 없어 각하한다.
2. 피고 재건축조합이 2015년 1월 27일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 중 다음 부분들을 취소한다.
   • 제7조 2. '근린생활시설(상가) 공급(분양) 기준' 부분.
   • 제13조 5. '사업완료 후 청산금(잔여재산)이 있는 경우에는 해산당시(이전고시 기준)의 조합원에게 종전 권리가액 비율에 따라 지급(정산)한다' 부분.
   • 제13조 8. '본 관리처분계획(안) 제7조 규정의 상가MD구성과 조합원 및 일반분양 상가분양 위치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상가분양 전 이사회의 심의 후 확정된 MD구성으로 조정하며, 변경된 상가의 MD구성에 대한 조합원 및 일반분양의 배정구분은 이사회의 결의에 의한다' 부분.
3. 원고 B, C, D의 나머지 청구(상가조합원의 비례율 산정 등)는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원고 상가협의회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상가협의회가, 원고 B, C, D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1/3은 원고 B, C, D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결론

이 판결은 재건축 사업에서 아파트와 상가 소유자 간의 이해관계가 다를 때, 상가 소유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독립정산제' 약정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특히 적법하게 체결된 업무협약은 관리처분계획 수립 시 조합이 이를 존중하고 반영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법인격 없는 단체는 소송의 주체가 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해당 단체의 구성원인 개별 조합원들은 관리처분계획으로 인해 직접적인 권리 침해를 받는 경우 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를 적용하고 설명했습니다.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8조 제2항 (주택재건축사업 시행자), 제24조 제3항 제10호 (관리처분계획 총회 의결사항), 제48조 제1항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인가)​:
  • 재건축사업의 시행자이자 관리처분계획 수립 권한은 원칙적으로 재건축조합에 있습니다.
  • 그러나 법원은 도시정비법이 주택재건축사업의 공공성을 규정할 뿐, 내부적으로 상가 부분에 대해 상가 소유자들의 자율적인 재건축을 보장하고 이익과 위험을 상가 소유자들에게 귀속시키는 이른바 '독립정산제' 방식을 금지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도시정비법 제48조 제2항 제1호 (관리처분계획의 합리적 배분 및 이용 원칙)​:
  • 관리처분계획은 종전의 토지·건축물 면적, 이용상황, 환경 등을 고려하여 분양신청자에게 균형 있고 합리적으로 배분되어야 합니다.
  • 이 조항의 취지는 상가조합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상가조합원들과 관련된 내용은 상가조합원들이 결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법적 근거가 됩니다.
• 도시정비법 제16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4호 (조합설립 인가사항 변경 요건)​:
  • 조합설립 인가사항의 변경, 특히 신축 상가건물의 소유권 귀속과 같은 중요한 사항은 총 조합원 3/4 이상 및 상가조합원 2/3 이상의 동의를 요하는 특별다수결의 정족수를 준수해야 합니다.
  • 법원은 상가조합원들이 자체적으로 상가관리처분계획안을 수립할 때도 이러한 특별다수의 정족수를 유추 적용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행정소송법상 원고적격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4두14229 판결 등)​:
  • 행정소송은 법률상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 침해된 자만이 제기할 수 있습니다.
  • 관리처분계획은 조합원의 권리의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므로 개별 조합원은 원고적격이 인정되나, 피고 조합의 조합원이 아닌 법인격 없는 상가협의회는 직접적인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원고적격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독립정산제 약정의 효력 및 조합의 의무:
  • 재건축조합이 총회 결의를 통해 상가조합원들과 독립정산제 약정을 체결한 경우, 조합은 상가조합원들이 수립한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이 도시정비법 등 관련 법령이나 조합 정관에 위반되지 않고 아파트조합원들에게 불이익하지 않는 한 이를 반영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할 의무가 있습니다.
  • 법원은 피고 조합이 독립정산제 업무협약을 위반하여 상가조합원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부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재건축 사업에서 상가 소유자들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독립정산제' 협약의 명확한 체결 및 의결: 아파트와 상가 간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는 재건축 사업에서는 상가 부분에 대한 '독립정산제' 업무협약을 반드시 명확히 하고, 이를 조합 총회에서 도시정비법이 요구하는 특별다수결의(예: 상가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로 적법하게 추인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향후 분쟁 발생 시 상가 소유자들의 권리 주장의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 관리처분계획의 세부 내용 검토: 조합이 수립하는 최종 관리처분계획이 이전에 합의된 독립정산제 업무협약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지, 특히 신축 상가의 분양 기준(층, 호수 배정 방식), 권리가액 산정, 청산금 배분, MD(업종 구성) 및 위치 결정 권한 등 상가 소유자의 이익에 직결되는 사항들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 상가 관리처분계획안의 적법한 수립: 상가 소유자들이 자체적으로 관리처분계획안을 수립할 때는 도시정비법상 중요한 사항(예: 신축 상가 소유권 귀속)에 대한 변경에 필요한 특별다수결의 정족수(예: 상가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충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비록 과반수 동의만으로도 조합에 반영 의무를 요구할 수는 있으나, 더 높은 동의율은 법적 효력을 강화하는 요소가 됩니다.
• 개별 조합원의 소송 제기 가능성: 법인격이 없는 상가협의회와 같은 단체는 행정소송의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단체의 구성원인 개별 상가조합원은 관리처분계획으로 인해 자신의 권리가 직접적으로 침해받는 경우 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분쟁 발생 시 단체 차원의 대응과 별개로 개별 조합원의 권리 침해 여부를 검토하여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 비례율 산정 기준 확인: 비례율 산정 시에는 재건축조합 정관에 명시된 감정평가기관의 평가액 산술평균과 같은 적법한 절차를 따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가 소유자들의 임의적인 추정치만으로는 법적 구속력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 이사회 권한의 한계 인식: 상가의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MD 구성이나 분양 위치 등을 아파트조합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이사회가 최종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상가조합원에게 불리할 수 있습니다. 업무협약을 통해 상가 소유자들의 결정권을 명확히 하고, 이사회의 월권 가능성을 방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