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가 불분명했던 외국인 출국명령 취소 사건

중국 국적의 원고는 대한민국 국민과 결혼 후 이혼하고 한국에 체류하던 중, 재물손괴 및 공무집행방해죄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서울남부출입국관리사무소장은 원고에게 출국명령을 내렸는데, 이 명령서에는 구체적인 출국 사유와 법적 근거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출국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피고가 출국명령의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행정절차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며 원고의 손을 들어 출국명령을 취소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김○: 중국 국적의 여성으로, 한국 국적자와 이혼 후 혼인단절자 체류 자격으로 한국에 거주하던 중 출국명령을 받았습니다.
• 피고 서울남부출입국관리사무소장: 원고에게 출국명령을 내린 행정기관의 책임자입니다.
• 피해자 김재용, 홍윤표: 원고가 재물을 손괴한 상점의 경영자입니다.
• 피해자 김정탁: 원고가 모욕하고 폭행한 경찰관입니다.
• 김□□: 원고의 전 한국인 배우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중국 국적자로, 한국 국적자와 혼인 후 이혼하고 혼인단절자(F-6-3) 체류 자격으로 대한민국에 체류 중이었습니다. 2012년 11월 9일, 원고는 상점 셔터문을 손괴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 및 폭행을 가하여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서울남부출입국관리소장은 원고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원고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3년 12월 9일 원고에게 2014년 1월 8일까지 출국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출국명령서에는 '출입국관리법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출국을 명한다'고만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는 출국명령의 사유가 불분명하고 절차적 위법이 있다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외국인에 대한 출국명령이 행정절차법상 '이유 제시 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와 출입국 관련 처분에 행정절차법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가 2013년 12월 9일 원고에게 내린 출국명령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외국인의 출입국 관련 사항이라도 출국명령과 같이 당사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처분은 원칙적으로 행정절차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행정청이 출국명령을 내릴 때 근거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가 출국명령서에 '출입국관리법 제68조 제1항'이라고만 기재하고, 출입국사범심사결정통고서에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을 위반법조로 적시했음에도, 이러한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어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적 근거로 출국명령을 받게 되었는지 충분히 알 수 없었다고 보아 해당 출국명령이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번 사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이유 제시 의무): 행정청은 국민에게 처분을 할 때 그 근거 법령과 구체적인 이유를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는 행정기관의 자의적인 결정을 막고, 처분을 받은 사람이 왜 이런 결정을 받았는지 정확히 알고 이의를 제기하거나 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 사건에서 출입국관리소는 출국명령서에 일반적인 법 조항만 기재하고 구체적인 위반 사실을 명시하지 않아 이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2조 제2호 (적용 제외 범위): 이 조항들은 '외국인의 출입국·난민인정·귀화 등 그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절차법 적용을 제외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조항을 광범위하게 해석하여 모든 외국인 출입국 관련 사항에 일괄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정절차를 거치기 어렵거나 필요 없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출국명령과 같이 당사자에게 자진 출국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사전에 충분한 통지와 의견 진술 기회가 필요하므로,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출입국관리법 제68조 제1항 (출국명령): 이 조항은 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 특정 외국인에게 출국명령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강제퇴거 대상자이지만 스스로 출국하려는 사람, 출국 권고를 따르지 않은 사람 등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이 조항을 출국명령의 근거로 제시했으나, 구체적으로 원고가 이 조항의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 명시하지 않아 이유 제시 의무 위반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 (입국금지 사유): 출입국사범심사결정통고서에 위반법조로 기재되었던 조항으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 경제질서, 사회질서 등을 해칠 염려가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 조항 또한 상당히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인 위반 행위가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설명되지 않으면 출국명령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행정기관으로부터 출국명령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면, 다음 사항들을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처분 사유의 명확성 확인: 출국명령서에 처분의 구체적인 근거 법령과 위반 사실이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포괄적인 조항만 나열된 경우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 행정절차 준수 여부: 처분 이전에 출석 요구, 의견 진술 기회 부여 등 행정절차법상 필요한 절차를 거쳤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외국인 관련 사항이라도 중대한 처분에는 행정절차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서류 교부 여부: 심사 결정 통고서 등 관련 서류를 제시만 받았을 뿐 교부받지 못했다면, 향후 불복 절차를 위해 반드시 교부를 요청하거나 내용을 상세히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불복 절차 준비: 출국명령이 위법하다고 판단될 경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구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처분 사유의 불분명성 등 절차적 하자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 형사처벌 이력 관리: 벌금형 등의 형사처벌 이력이 향후 출입국 관련 처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관련 법규와 지침을 사전에 숙지하고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