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민사사건
주식회사 A부동산중개법인은 피고 주식회사 D과 피고 F개발 주식회사 사이의 362억 5천만 원 상당의 토지 매매 계약 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최종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중개보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들은 원고 중개법인의 중개 활동에 문제가 있어 신뢰가 상실되었고, 다른 중개법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중개보수 지급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중개법인이 비록 최종 계약서 작성에 참여하지는 못했으나, 계약 성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최종 계약의 주요 조건이 원고의 중개 과정에서 합의된 내용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D이 보수를 지급한 다른 중개법인이 D의 실질적 소유·경영 회사임을 고려하여, 원고에게 최고 중개보수 한도액인 326,250,000원의 절반인 각 163,125,000원 및 지연이자를 피고들이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피고 D은 2022년 9월 이 사건 토지를 경매로 취득하고, 2023년 6월 기존 건물을 철거한 후 매도 광고를 게시했습니다. 원고 A부동산의 직원 K은 2023년 7월 12일 피고 D 담당자를 만나 이 사건 토지 매매 중개를 시작했습니다. K은 피고 F개발 측에 토지를 소개하고, 피고들 사이에 상가 교환을 포함한 매매대금 지급 방법을 알선했습니다. 2023년 7월 21일 K의 중개로 피고들 간 가계약 합의(현금 345억 원, 상가 1, 2층 교환 55억 원, 총 400억 원)가 이루어지고 가계약금 지급이 약정되었으나, 피고 F개발 측의 가계약금 지급 연기 및 매매 조건 변경 요청으로 본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이후에도 원고는 2023년 8월 28일까지 중개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D 측은 K이 대표이사 주거지에 무단 방문한 것에 항의하는 등 중개인으로서의 신뢰가 저해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피고들은 원고의 최종 중개 시점인 2023년 8월 28일로부터 불과 9일 후인 2023년 9월 6일, I부동산을 통해 이 사건 토지 매매계약(총 362억 5천만 원, 현금 347억 5천5백만 원 + 상가 1층 교환 14억 9천5백만 원)을 체결했고, 피고 D은 I부동산에 중개수수료를 지급했습니다. 이후 2024년 3월 11일 피고들 간 이 사건 상가 2층에 관한 19억 8백만 원 규모의 2차 계약도 체결되었습니다. 법원은 I부동산이 피고 D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가 실질적으로 소유·경영하는 회사임을 확인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가 최종 계약서 작성에 관여하지 못했더라도 중개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와, 중개업자의 중개행위가 계약 성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적법한 중개보수 지급액의 범위와, 매도인과 다른 중개법인 간의 실질적인 동일성 여부도 중요한 판단 요소였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에게 원고 주식회사 A부동산중개법인에게 각 163,125,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4년 3월 13일부터 2025년 8월 21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최종 계약서 작성에 참여하지 못했더라도 부동산 중개업자가 실제 계약 체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책임 없는 사유로 배제된 경우 그 기여도에 상응하는 중개보수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는 중개 과정의 실질적 기여를 중요하게 평가한 판결이며, 당사자들이 중개업자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에 제동을 건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