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노동
주식회사 A는 B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2020년 12월 18일 정비사업 전문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피고 조합은 2022년 2월 22일 정기총회에서 용역계약 해지를 결의하고 다음 날 원고에게 해지 통보를 했습니다. 조합은 원고가 도시정비법 관련 법률 자문 미흡, 정보 공개 의무 불이행, 회계감사기관 선정 요청 미이행, 개정 도시정비법에 따른 정관 개정 자문 미흡 등 4가지 이유로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한 의무 불이행이 없었으며, 해지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해지 통보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계약자 지위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계약 해지 통보가 효력이 없음을 확인하고 원고가 여전히 계약자 지위에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피고인 B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원고인 주식회사 A와 2020년 12월 18일 재건축 정비사업에 대한 전문관리 용역계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피고 조합은 2022년 2월 22일 정기총회에서 원고와의 용역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의하고 다음 날 원고에게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용역계약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E와의 재건축 고문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는 것이 도시정비법에 위반되는지 법률 자문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 이사회 의사록 등을 클린업 시스템에 15일을 경과하여 등재하여 도시정비법을 위반하게 했다는 점, 추진위원회로부터 회계장부 등을 인계받기 전 7일 이내에 회계감사기관 선정·계약을 요청하지 않아 도시정비법을 위반하게 했다는 점, 그리고 2021년 8월 10일 개정된 도시정비법(제45조 제6항)에 따른 서면의결권 본인확인 의무 규정에 대한 정관 개정 자문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원고의 의무 불이행 사유로 들었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해지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한 의무 불이행이 없었으므로 피고의 계약 해지 통보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계약자 지위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주위적으로 계약자 지위 확인을 청구했고, 예비적으로는 계약 해지가 유효하다고 가정할 경우 용역대금 515,343,500원과 피고에게 대여했던 328,835,875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조합이 원고(주식회사 A)에게 보낸 용역계약 해지 통보가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이는 원고가 계약상 의무를 중대하게 불이행했는지, 또는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용역 완성이 불가능해졌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 쟁점입니다. 구체적으로 피고가 주장한 △재건축 고문계약 체결 시 법률 자문 미흡 △클린업 시스템 정보 공개 지연 △회계감사기관 선정 요청 미이행 △개정 도시정비법상 정관 개정 관련 자문 미흡 등 4가지 사유가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가 2020년 12월 18일 피고(B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와 체결한 정비사업 전문관리 용역계약에 따른 계약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 조합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주위적 청구(계약자 지위 확인)가 인용되었으므로, 예비적 청구(용역대금 및 대여금 지급)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피고 조합이 주장한 원고의 계약 해지 사유들이 대부분 인정되지 않거나, 인정되더라도 계약을 해지할 만한 중대한 의무 불이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재건축 고문계약 관련 자문이나 클린업 시스템 정보 공개 지연, 회계감사기관 선정 요청 미이행 사유에 대해서는 원고에게 선제적 또는 개별적 요청에 따른 의무가 없거나, 원고의 용역 제공 기간 이전에 발생한 사안이므로 원고의 의무 불이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개정 도시정비법에 따른 정관 개정 관련 자문 미흡은 원고의 의무 불이행으로 볼 수 있으나, 이는 계약의 주된 목적 달성에 필수적인 '중대한 의무'가 아닌 '부수적 채무' 불이행에 해당하여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의 용역계약 해지 통보는 효력이 없으며, 원고는 여전히 해당 용역계약의 계약자 지위에 있다고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본 판결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의 여러 조항과 계약 해지에 관한 일반 법리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1. 도시정비법 제29조 제1항 (사업대행자 및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등의 선정) 이 조항은 정비사업의 시행을 위한 용역계약은 일반경쟁에 부쳐야 함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E와의 고문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는 것의 위법성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지 않아 피고가 이 규정을 위반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용역계약의 해석상 피고의 개별적인 자문 요청이 없는 한 원고에게 선제적으로 자문을 제공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도시정비법 제124조 제1항 (서류 및 자료의 공개) 이 조항은 조합 등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 관련 서류를 작성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하도록 의무를 부과합니다. 피고는 원고가 이사회 의사록 등을 기한 내 '클린업 시스템'에 등재하지 않아 피고가 이 규정을 위반하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클린업 시스템 관리 권한이 피고에게 있고, 원고에게는 구체적인 요청이 있었을 때만 지원 의무가 있다고 보아 원고의 의무 불이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도시정비법 제112조 제1항 (회계감사) 및 제34조 제4항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업무의 인계) 제112조 제1항은 조합이 추진위원회로부터 회계장부 등을 인계받기 전 7일 이내에 회계감사기관의 선정·계약을 요청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제34조 제4항은 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인가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회계장부 등을 조합에 인계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피고는 원고가 회계감사기관 선정 요청을 게을리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해당 요청 기간이 원고의 용역 제공 기간 시작일인 2020년 12월 18일 이전이었으므로 원고의 의무 불이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도시정비법 제45조 제6항 및 제9항 (총회 의결 방법) 2021년 8월 10일 개정된 도시정비법은 조합의 서면의결권을 행사하는 자에 대한 본인확인의무를 도입했고, 이에 필요한 사항을 정관으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이 개정 내용에 대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원고가 자문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의무 위반이 계약 해지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의무 불이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5. 계약 해제 또는 해지에 관한 일반 법리 법원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려면 해당 채무가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요불가결한 주된 채무'여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원고의 법률 자문 업무는 계약의 주된 목적에 부수하는 업무로 보았으며, 따라서 그 불이행이 '중대한 의무 불이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계약 해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정비사업과 같이 법률적 규제가 복잡하고 변동성이 있는 분야에서는 용역계약 체결 시 각 당사자의 의무 범위를 계약서에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자문 업무의 경우, '개별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수행하는 것인지, 아니면 '선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여 계약서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령이 개정될 경우, 관련 계약의 당사자들은 즉시 법령 개정의 내용을 공유하고, 이에 따른 계약 내용 변경이나 필요한 조치에 대해 신속하게 협의해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계약 해지를 고려할 때는 상대방의 의무 불이행이 계약의 '주된 목적' 달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단순히 부수적인 의무를 불이행한 경우에는 계약 해지의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용역 제공 기간의 시작 시점을 명확히 하고, 그 이전에 발생한 사안에 대한 책임 소재를 계약서에 분명히 해두는 것이 향후 분쟁 발생 시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클린업 시스템 등 정보 공개 의무와 관련된 사항은 시스템 관리 권한, 자료 게시 요청 절차, 기한 등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업무 수행의 혼선을 방지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