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배뇨장애와 발기부전으로 비뇨기과를 찾은 망인이 전립선결찰술과 음경보형물 삽입 수술을 받은 다음 날, 수술 후 처치로 투여된 항생제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했습니다. 유족들은 병원 의료진이 항생제 투여 전 주의의무 및 쇼크 발생 시 응급처치 의무, 설명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항생제 투여 전 피부반응검사를 하지 않은 것은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아나필락시스 쇼크 발생 시 에피네프린 등 적절한 응급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점과 항생제 부작용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한 점을 인정하여 병원 측에 80%의 책임을 물어 유족들에게 총 179,964,180원(원고 A 80,413,220원, 원고 B, C 각 49,275,48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018년 7월 2일, 망인은 배뇨장애와 발기부전으로 피고 병원에 내원하여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고 전립선결찰술과 팽창형 음경보형물 삽입 수술을 계획했습니다. 문진표에는 당뇨, 고혈압 등 기왕력이 기재되어 있었으나 약물 알레르기 등은 별도로 기재되지 않았습니다. 2018년 7월 6일 수술 후 겐타마이신과 세프라딘 계열 항생제를 투여받고 귀가했으며, 다음 날인 7월 7일 다시 내원하여 같은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를 투여받았습니다. 항생제 투여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망인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병원 의료진은 119에 신고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서울 H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망인은 이송 직후 사망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망인의 사망 원인은 세프라딘 항생제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기 전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피부반응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항생제 투여 후 발생한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해 의료진이 에피네프린 등 적절한 응급처치를 충분히 다했는지 여부, 항생제 투여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환자에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할 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 및 그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80,413,220원, 원고 B, C에게 각 49,275,48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8년 7월 8일부터 2020년 7월 15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3분의 1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에게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했을 때 의학적으로 기대되는 응급처치(특히 에피네프린 투여)를 충분히 다하지 않은 과실과, 항생제 투여에 따른 부작용 및 합병증에 대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항생제 투여 자체는 주의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보았으며, 설명의무 위반은 위자료 산정에만 영향을 미치고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응급처치 미흡에서 찾았습니다. 망인에게도 예견하기 어려운 돌발적인 상황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책임 범위를 80%로 제한하고, 망인의 재산상 손해(일실수입)와 원고 A의 장례비, 그리고 망인 및 유족들의 위자료를 합산하여 총 손해액을 산정했습니다.
본 판결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리 및 법령이 적용되었습니다.
의료기관 방문 시 본인의 과거 병력(당뇨, 고혈압 등)과 현재 복용 중인 약물, 약물 알레르기 경험, 과거 수술 이력 및 부작용 등을 의료진에게 정확하고 상세하게 알려야 합니다. 수술 또는 약물 투여 전에 의료진에게 해당 시술이나 약물의 필요성, 방법, 발생 가능한 합병증 및 부작용, 그리고 부작용 발생 시 응급처치 가능 여부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항생제와 같이 과민반응 위험이 있는 약물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병력이 없더라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응급처치 계획과 구비된 응급약물(에피네프린 등)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술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의료기관은 응급상황 발생 시 지체 없이 적절한 응급처치(예: 에피네프린 투여, 기도 확보, 심폐소생술)를 시행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상급병원으로 전원 조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환자나 보호자는 의료기록 사본을 요청하여 진료 과정, 투여된 약물, 응급처치 내용 등을 확인하고 기록을 보존하는 것이 유사 상황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