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아기 시술 후 난소농양 진단 지연으로 인한 의료 손해배상 사건

원고 A는 피고 의료법인 B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은 후 임신이 확인되었으나, 시술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자궁내막종의 크기가 급격히 커지고 염증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이 난소농양을 제때 진단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원고의 난소농양이 파열되어 응급수술로 난소를 제거하고, 패혈증과 장관 폐쇄 등으로 중환자실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산까지 겪게 되자 원고는 피고 병원의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난소농양 진단을 지연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힌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고, 피고의 책임 비율을 80%로 제한하여 총 53,895,20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병원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고 난소농양 진단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환자
• 피고 의료법인 B: 원고에게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행하고 진료를 담당했던 D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분쟁 상황

원고는 2010년 8월 4일 피고 병원에서 양쪽 난소에 자궁내막종이 있음을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관찰해왔습니다. 2014년 7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 피고 병원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았고, 시술 전 자궁내막종의 크기는 오른쪽 약 4cm, 왼쪽 약 5cm였습니다. 2014년 8월 22일 임신이 확인되었으나, 9월 3일 질초음파 검사에서 왼쪽 난소 종양이 12cm로 커진 것이 발견되었고, 백혈구 및 C반응성 단백 수치가 높아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9월 6일과 9월 12일에도 왼쪽 난소 종양의 크기가 계속 커지고(각각 12cm 이상, 13cm), 감염 수치가 높게 유지되었음에도, 피고 병원은 요로감염을 의심하여 항생제를 처방하는 등 초기 대응을 했습니다. 하지만 9월 22일에도 왼쪽 난소 종양은 13cm로 유지되고 감염 수치가 다시 높아지는 상황에서 피고 병원은 난소농양에 대한 특별한 조치 없이 3~4주 후 자궁내막종 수술을 계획했습니다. 2014년 9월 30일 원고는 극심한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했고, 그제서야 피고 병원은 난소농양 파열을 의심하여 응급 개복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수술 중 왼쪽 난소농양 파열이 확인되어 왼쪽 난소를 절제했으며, 원고는 수술 후 상태가 악화되어 C병원으로 전원되어 5일간 중환자실에서 패혈성 쇼크 치료를 받았습니다. 입원 기간 중 태아 심박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유산되었고, 퇴원 후에는 장관 폐쇄 진단을 받고 다른 병원에서 유착박리술을 받는 등 추가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난소농양을 제때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아 난소를 제거하고 심각한 합병증을 겪었으므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병원 의료진이 시험관 아기 시술 후 원고에게 발생한 난소농양을 적절한 시기에 진단하고 치료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와 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에게 53,895,203원 및 이에 대하여 2014년 9월 30일부터 2019년 7월 18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합니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합니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난소농양 진단을 지연한 과실을 인정하여 원고에게 재산적 손해 및 위자료 명목으로 총 53,895,203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며 원고의 청구 중 일부를 인용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의료진의 주의의무: 의료진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의 지속적인 백혈구 및 C반응성 단백 수치 상승, 난소 종양 크기 증가 등의 감염 의심 상황에서 골반염이나 난소농양을 의심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검사 및 처치를 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았습니다.
2. 난소농양의 특성과 진단의 중요성: 난소농양은 급성 골반 염증성 질환의 마지막 단계로, 조기에 항생제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으나, 치료 시기를 놓쳐 파열될 경우 패혈증으로 진행되어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의료진이 난소농양을 조기 발견하여 치료하였을 경우와 치료시기를 놓쳐 농양 파열에 이르렀을 경우 발생하는 결과에 큰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3. 의료과실 인정 요건: 법원은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 병원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 원고의 백혈구 수치 및 C반응성 단백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였고, 항생제 처방 후에도 다시 증가하여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난소농양 등 다른 질환을 의심하지 않고 감염 관련 처치를 하지 않은 점.
   • 난자 채취는 감염 위험성이 있는 침습적 의료행위이며, 특히 자궁내막종 환자의 경우 난자 채취 후 골반 내 감염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감염 증상 시 골반 내 감염을 감별 진단해야 할 의무가 있었던 점.
   • 자궁내막종은 감염이 되지 않는 이상 발열이나 백혈구 수치 증가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종양 크기가 커지고 백혈구 수치가 증가할 경우 다른 질환의 감별이 필요했으나, 피고 병원 의료진이 응급수술 시까지 난소농양을 의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 원고에게 증상 악화 시 조속히 병원에 내원하도록 설명하지 않은 점.
4. 인과관계: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이러한 과실로 인해 원고의 왼쪽 난소농양이 파열되어 난소를 제거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패혈증 및 장관 폐쇄로 치료를 받게 된 사실을 인정하며, 난소기능 상실 및 패혈증, 장관 폐쇄가 의료진의 과실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5.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법원은 난소농양 진단이 늦어진 데에는 원고에게 있던 자궁내막종의 영향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처음 종양이 커진 것을 발견했을 당시 이미 12cm로 약물 치료만으로 치료가 가능했을지 예상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시험관 아기 시술과 같이 신체에 침습적인 의료행위를 받은 후에는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몸의 변화나 이상 징후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2. 발열, 지속적인 복부 통증, 그리고 백혈구 수치나 C반응성 단백 수치와 같은 염증 지표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 이는 신체 내 감염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이므로,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정밀한 검사를 요청해야 합니다.
3. 특히 자궁내막종과 같은 기존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난자 채취 등 특정 시술 후 골반 내 감염 발생 위험이 일반 환자보다 높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의료진에게 자신의 병력을 상세히 알리고 감염 관리 및 감별 진단에 대한 특별한 주의를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의료진이 증상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거나, 특정 증상에 대해 다른 중대한 질환의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환자는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필요한 경우 다른 의료기관의 의견을 구해보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5. 난소농양과 같이 진행이 빠르고 파열 시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증상이 악화되거나 기존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지체 없이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