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회사 세워 대포통장 팔아 전화금융사기를 도운 사건

피고인 A는 텔레그램 광고를 보고 법인 명의의 계좌를 양도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실제로 사업을 운영할 의사 없이 허위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여 총 7개의 유령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이 유령 법인 명의의 계좌와 접근매체(OTP, 공인인증서 등) 14개를 돈을 받고 성명불상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에게 판매했습니다. 이 대포통장들은 자녀 사칭, 투자 빙자 등 수법의 전화금융사기에 사용되어 총 11명의 피해자로부터 8억 8천만 원 상당, 다른 2명의 피해자로부터 3억 1천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5년과 압수된 증거물의 일부 몰수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무직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이 법인 명의의 대포통장과 접근매체를 돈을 받고 판매한 사람입니다.
• 배상신청인 B, C: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에게 재산상 피해를 입고 피고인 A에게 배상 명령을 신청한 피해자들입니다.
•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 피고인 A로부터 대포통장 및 접근매체를 구매하여 실제 자녀 사칭, 투자 빙자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들에게 재산상 피해를 입힌 사람들입니다.
• 피해자 F 등 13명: 성명불상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에게 총 11억 9천만 원 상당의 재산상 피해를 입은 사람들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텔레그램에 올라온 '법인 명의 계좌를 개설하여 양도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 글을 보고 범행을 시작했습니다. 피고인은 실제로 법인을 운영할 의사가 전혀 없었음에도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는 방식으로 '유령법인'을 설립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21년 11월 4일부터 2022년 12월 16일까지 총 7회에 걸쳐 허위의 출자금납입증명서를 등기소에 제출하거나, 자본금을 일시적으로 입금하여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은 후 즉시 돈을 출금하는 방법으로 회사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여 유령법인 설립 등기를 마쳤습니다. 이후 2021년 7월 31일부터 2023년 11월까지 유령법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와 연결된 OTP, 공인인증서가 저장된 USB 등 접근매체를 고속버스 택배를 이용하여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성명불상자에게 계좌 1개당 150만 원에 판매하는 등 총 14회에 걸쳐 판매했습니다. 이 대포통장들은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에게 전달되어 자녀 사칭 문자 메시지, 투자 빙자 사기 등에 사용되었고, 총 11명의 피해자로부터 8억 8천1백만 원 상당의 컴퓨터등사용사기, 2명의 피해자로부터 3억 1천5백만 원 상당의 사기 범행에 이용되어 총 11억 9천6백만 원이 넘는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발생시켰습니다. 이에 피고인 A는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상법위반,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컴퓨터등사용사기방조, 사기방조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이 실제 운영 의사나 자본금 납입 없이 법인을 설립하고 허위 서류를 제출한 행위가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상법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인이 유령법인 명의의 계좌와 접근매체를 성명불상자에게 판매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인의 대포통장 판매 행위가 성명불상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이 저지른 컴퓨터등사용사기 및 사기 범행을 방조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범행에 사용되거나 관련성이 있는 압수된 증거물 중 일부를 몰수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피해자들이 신청한 배상명령은 모두 각하되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 A가 다수의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그에 연결된 계좌들을 장기간에 걸쳐 대량으로 양도하여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판매한 계좌들이 전화금융사기에 이용되어 11억 원이 넘는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점, 피고인의 계좌 제공 행위가 전화금융사기 범행에 대한 가담 정도가 매우 중대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형법 제228조 제1항, 제229조)​: 공무원에게 허위 사실을 신고하여 공정증서 원본에 해당하는 전자기록(예: 법인등기부)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하게 하고, 그 기록을 행사(사용)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은 유령법인을 설립하면서 실제 자본금 납입 없이 허위의 서류를 제출하여 법인 등기부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록되게 하고, 그 기록이 담긴 법인등기부를 등기소에 비치하게 함으로써 이 법을 위반했습니다.
• 상법위반 (상법 제628조 제1항, 제622조 제1항 - 납입가장)​: 회사를 설립할 때 자본금을 실제로 납입하지 않고 서류상으로만 납입한 것처럼 꾸미는 행위(납입 가장)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상법 규정입니다. 피고인이 실제로 자본금을 출자하지 않고 '출자금납입증명서'를 허위로 제출하거나, 일시적으로 자본금을 입금했다가 즉시 인출하는 방식으로 자본금 납입을 가장한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제6조 제3항 제1호)​: 전자금융거래에 사용되는 접근매체(체크카드, OTP,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를 돈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처벌하는 법률입니다. 피고인이 유령법인 명의의 계좌에 연결된 OTP와 공인인증서를 돈을 받고 성명불상자에게 판매한 행위는 이 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 컴퓨터등사용사기방조 및 사기방조 (형법 제347조의2, 제32조 제1항,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2조 제1항)​: 사기 또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를 이용한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것을 돕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은 대포통장이 범죄에 사용될 것을 충분히 알면서도 이를 판매하여 성명불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이 피해자들로부터 재산을 편취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였습니다. 이는 사기 및 컴퓨터등사용사기 범행의 방조에 해당하며, 방조범은 정범보다 형이 감경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2조 제2항, 제55조 제1항 제3호).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분들은 다음 사항들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고수익을 미끼로 법인 설립을 유도하거나 법인 명의의 계좌 및 접근매체 양도를 권유하는 것은 대부분 불법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안은 절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 실제 운영 의사 없이 유령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허위 등기, 자본금 납입 가장 등 여러 법률 위반 행위에 해당하며, 심각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대포통장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와 같은 심각한 범죄에 악용되어 막대한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킵니다. 자신의 명의로 된 계좌나 접근매체(OTP, 공인인증서 등)는 절대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빌려주어서는 안 됩니다.
• 만약 본인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명의가 도용되어 범죄에 연루되었거나 대포통장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해당 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합니다.
• 이 사건에서 배상명령 신청이 각하된 것처럼,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들은 형사 재판과 별개로 민사 소송을 통해 피해액 배상을 청구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