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 인사
목사 A는 소속 노회장으로서 활동하던 중 소속 총회로부터 정직 1년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후 A 목사는 노회 대표자 자격으로 보험 해지 서류 등 3건의 문서를 작성하고 행사하였으며, 노회 자금으로 본인의 재심 및 재판 비용, 언론 보도 비용, 기자 접대비 등을 지출하였습니다. 원심 법원은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및 행사와 업무상횡령 모두 유죄로 판단하여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총회 징계만으로 제3자에 대한 노회 대표자 자격이 상실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및 행사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노회 자금으로 개인 소송 비용 등을 지출한 업무상횡령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 300만 원의 선고유예를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은 피고인 A 목사가 소속된 B장로회 총회와 중부노회 사이의 심각한 내부 분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총회는 피고인 등이 노회 임원으로서 총회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폭행 및 업무방해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정직 1년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피고인은 이 징계의 절차적·실체적 하자를 주장하며 노회장으로서의 지위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노회 자금으로 본인과 관련된 소송 비용 및 언론 홍보 비용 등을 지출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및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분쟁의 핵심은 총회의 징계 효력과 노회 대표권의 범위, 그리고 단체 재산의 적법한 사용 범위에 있었습니다.
총회의 정직 징계 결의만으로 노회장의 제3자에 대한 대표권이 상실되는지 여부와 이와 관련된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및 동행사죄의 성립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종교단체 대표자가 단체의 자금으로 개인의 소송 비용, 언론 홍보 비용, 기자 접대비 등을 지출한 행위가 업무상횡령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및 동행사의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총회의 정직 징계 결의만으로는 노회장의 제3자에 대한 대표권이 상실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반면,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해서는 피고인 A의 중부노회 자금 지출 행위가 횡령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초범인 점, 직접적 이익이 크지 않은 점, 고소인 측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하여 벌금 300만 원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종교단체 내부의 징계 결정이 외부 제3자와의 관계에서 단체의 대표권을 즉시 상실시키는 것은 아님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나 단체의 대표자가 개인적인 분쟁이나 이익을 위해 단체의 자금을 사용하는 행위는 엄연히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함을 재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이는 종교단체를 포함한 비법인 사단의 재산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판례라 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56조 제1항 (업무상횡령):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본 사안에서는 노회 자금을 관리하는 노회장이 단체의 이익과 무관하게 개인의 소송 비용 등으로 자금을 지출한 행위가 업무상횡령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단체의 대표자가 개인적 이해관계가 얽힌 민·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을 단체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횡령에 해당하며, 단체와 업무적 관련성이 깊고 단체의 이익을 위한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59조 제1항 (선고유예):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취득한 이익이 크지 않으며, 고소인 측과 합의가 이루어진 점 등이 고려되어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가 결정되었습니다. 선고유예 판결은 일정 기간 동안 별다른 범죄 없이 지내면 형의 선고 자체가 면제되는 제도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선고):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본 사안에서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이 총회의 정직 징계를 받았더라도 노회의 대표자로서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까지 자격이 상실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및 행사에 대해서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비법인 사단의 대표권 관련 법리: 노회와 같은 비법인 사단은 종교적 내부 관계에서는 상급 단체인 총회의 하급 단체일 수 있으나, 단체법적으로는 독립된 실체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대법원 판례(대법원 1967. 12. 18. 선고 67다2202 판결 참조)에 따르면, 비록 상급 단체의 승인을 요하는 경우라도, 해당 단체의 총의에 의해 선임된 대표자는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 단체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도 총회의 징계 결의가 있었더라도 제3자에 대한 노회의 대표자 자격이 곧바로 상실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종교단체 등 비법인 사단에서 징계가 내려졌다고 해도, 그 징계의 효력이 단체의 외부 관계에까지 미치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의 절차적 정당성 및 법적 판단을 통해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체 대표자가 징계 등으로 인해 직무 집행이 정지된 경우, 제3자와의 관계에서 단체를 대표하는 행위를 하기 전에 대표권 유무를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체 자금을 집행할 때는 반드시 단체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대표자 개인의 분쟁이나 이익을 위한 것인지를 엄격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분쟁 관련 비용은 단체 자금으로 지출할 수 없습니다. 단체의 자금을 사용하여 변호사 수임료, 광고비, 접대비 등을 지출할 경우, 해당 지출이 단체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고 단체의 이익을 위한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이사회 등 내부 승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종교단체 내부의 분쟁은 당사자 간의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형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원만한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