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금전문제 · 노동
피고는 원고와 포괄적 운송계약을 체결했으나, 원고의 서비스 제공 불능 및 신뢰관계 훼손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더 이상 운송 업무를 위탁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계약이 독점적이며 피고가 운송 발주를 거절함으로써 채무를 불이행했다고 주장하며 미지급된 운송용역대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고에게 원고와 전속적으로 운송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주식회사 A(원고)와 주식회사 B(피고)는 2018년 1월 2일 포괄적 통합 운송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19년 1월 초, 피고는 원고에게 독일 운송을 의뢰했으나 원고는 즉시 운송이 어렵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다른 운송업체인 주식회사 D에 독일 운송을 맡겼고, 원고는 이에 항의하며 운송 용역대금을 요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이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며, 원고의 스케줄 미대응으로 인해 타 업체를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피고 직원들을 협박하고 명예훼손을 반복하여 신뢰관계가 깨졌다고 주장하며 2019년 8월 31일부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후 피고는 2019년 1월부터 해외 운송 업무를, 2019년 9월부터는 국내 운송 업무도 원고에게 위탁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계약에 따라 자신에게만 운송 업무를 위탁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피고가 운송 발주를 거절한 것은 채무불이행(채권자지체 및 수령 거절)이라고 주장하며 미지급된 운송용역대금 331,790,280원 및 지연손해금, 그리고 매년 497,073,980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계약이 독점적이지 않으며, 원고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고, 이미 제공된 용역에 대한 대금은 모두 지급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피고와 원고 사이의 포괄적 통합 운송계약이 원고에게 독점적인 운송 업무 위탁권을 부여하는 것인지, 그리고 피고가 원고에게 운송 업무를 위탁하지 않은 것이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운송계약의 내용, 전용차 및 기사 파견의 목적, 다른 업체 제품 운송 금지 조항 부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가 원고와 전속적으로 개별 운송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운송 업무를 위탁하지 않은 것이 운송 업무 수령 지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운송용역대금 청구는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본 판례는 계속적 거래계약에서 '기본계약' 외에 '개별계약'의 체결이 예정되어 있을 때, 기본계약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더라도 당사자가 개별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에 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9. 6. 25. 선고 99다7183 판결)에 따르면, 기본계약에 개별계약 체결 의무에 대한 명확한 정함이 없더라도, 계약 동기와 경위,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 간 형성된 거래 원칙, 업계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계약 체결 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러한 법리를 적용하여, 비록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여러 업체 견적 검토 후 계약을 체결했고 원고가 전용차와 기사를 파견했으며 주로 원고에게 운송 업무를 위탁해온 사실은 인정되지만, 운송계약서에 '운송 전적 위임'이나 '원고의 운송의뢰 거부 불가' 등의 명시적인 독점 조항이 없다는 점을 중요하게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전용차 파견은 '전용차 임대 및 월 임차료 지급'이라는 계약 내용에 따른 것으로 보았고, 원고가 다른 업체 제품 운송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었던 점 등을 들어 피고에게 전속적으로 운송 업무를 위탁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는 계약의 문언과 실제 당사자들의 약정 내용을 중심으로 판단하며, 묵시적인 독점적 계약 관계는 쉽게 인정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계속적 거래계약에서 특정 사업자에게 독점적인 업무 위탁 의무를 부여하려면, 계약서에 명확하게 독점적 지위를 명시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독점권 조항이 없는 경우, 단순히 장기간 거래했거나 특정 시설(전용차, 기사 파견 등)을 제공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독점적 계약 관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별 계약의 체결이 의무인지 여부는 계약 체결 동기, 목적, 당사자 간의 거래 원칙, 업계 관행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계약 상대방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해서는 내용증명 등의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사유를 명확히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쟁 발생 시,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당사자 간의 구두 합의나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서류, 통화 기록, 이메일 등)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