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76세 고령 환자가 복통으로 내원하여 관장 및 S상 결정경 검사를 받던 중 약 20cm의 장천공이 발생하여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되었고, 이후 여러 합병증으로 결국 사망에 이른 사건입니다. 법원은 의사의 과실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여 의사와 공제조합이 유족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76세의 망인은 2016년 11월 10일 복통으로 I의원에 내원하여 피고 의사 E으로부터 진료를 받았습니다. 피고 E은 대장 내 변이 많음을 확인하고 5회에 걸쳐 관장을 시행했으나 소량의 대변만 배출되었고, 이후 하제를 복용하게 했으나 구토로 실패했습니다. 같은 날 17:30경 피고 E은 S상 결정경 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망인에게 약 20cm의 장천공이 발생했습니다. 망인은 즉시 J병원으로 전원되어 수술을 받았고, 이후 여러 차례 입원과 수술을 반복하다가 2017년 5월 10일 패혈증, 폐렴 및 담도염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은 피고 의사 E과 공제사업자인 F공제조합을 상대로 의료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주요 쟁점은 피고 의사 E의 의료행위 과정에서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특히 고령의 환자에게 반복된 관장 후 천공 위험이 높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검사를 시행하고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또한, 의사의 과실로 발생한 장천공과 망인의 최종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경우 그 범위와 책임 제한의 비율이 얼마인지도 다투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 의사 E과 F공제조합이 공동으로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에게 24,798,512원, 자녀들인 원고 B, C, D에게 각 18,199,008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금액에는 2016년 11월 10일부터 2019년 11월 29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이 포함됩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으며, 소송 비용 중 1/5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의사 E이 고령의 망인에게 반복된 관장 후 천공 위험이 높은 상태에서 S상 결정경 검사를 시행하며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고, 시술의 위험성 및 합병증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장천공이 망인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아니지만, 천공으로 인한 일련의 합병증과 수술, 장기간의 병상 생활 등이 망인의 사망으로 이어지는 촉발 인자가 되었으므로 의사의 과실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망인의 고령과 기존 질병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 등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90%로 제한했습니다.
의료사고 관련 법률 및 법리: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예: 파킨슨병)이 있는 환자는 내시경 등 침습적 검사 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높을 수 있으므로 의료진에게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알리고 의료진 역시 환자 상태를 면밀히 고려해야 합니다. 검사 전 의료진으로부터 시술의 필요성, 과정, 발생 가능한 위험성, 합병증 및 대체 가능한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서면 동의서가 없는 구두 설명만으로는 나중에 의료분쟁 발생 시 설명 의무 위반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의료행위로 인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그 원인이 의료 과실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나, 본 사례와 같이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과실이 추정되는 상황에서는 인과관계 입증 부담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장천공과 같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더라도, 의료 과실로 인한 합병증이 장기간의 치료와 다른 질병의 악화로 이어져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도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