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강제추행 · 미성년 대상 성범죄 · 양육
술을 마신 후 한 남성이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으나 여성이 술에 취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원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검사가 항소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피해자가 성관계 이전에 비교적 정상적으로 행동했고 성관계 당시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피고인 A는 피해자와 술을 마신 후 아파트 옥상에서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검사는 피해자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심신상실 상태였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이용하여 간음했다고 주장하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준강간)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특히 검사는 CCTV 영상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기대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 성관계 후 팬티와 스타킹을 다시 입지 않은 점, 피고인에게 과거 유사한 준강간 유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원심 법원은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성관계 이전에는 정상적으로 행동했고, 성관계 후 택시기사의 증언에서도 의식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검사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피해자가 성관계 당시 술에 취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그리고 피고인이 이를 인지하고 이용해서 성관계를 가졌는지 여부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관계 이전에 피고인과 함께 20분 이상 정상적으로 보행하고 스킨십을 했으며, 엘리베이터에서도 스스로 움직였고, 성관계 이후 택시기사의 진술에서도 의식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사의 항소는 기각되어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준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준강간): 이 사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준강간 혐의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형법 제299조의 준강간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를 말하며, 아청법은 보호 대상이 아동·청소년인 경우 더 엄중하게 처벌합니다. 여기서 '심신상실'은 술이나 약물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를, '항거불능'은 폭행, 협박 또는 기타 사정으로 인해 저항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술에 취해 심신상실 상태였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항소 기각의 결정): 이 조항은 항소법원이 항소 이유가 없다고 인정될 때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하며 이 조항에 따라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사후심적 속심의 원칙: 항소심은 1심 법원의 판결을 다시 검토하는 '속심'의 성격을 가지지만, 1심 법원의 사실 인정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논리·경험칙에 어긋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없는 한 함부로 뒤집지 않는 '사후심적' 요소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1심 법원에서 이미 충분히 심리된 증거의 가치를 특별한 사유 없이 재평가하여 뒤집는 것을 지양하는 원칙입니다. 본 판결에서도 항소심 법원은 이 원칙에 따라 원심의 판단을 존중했습니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는 증명: 형사 재판에서는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제시하는 증거만으로도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유죄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만약 유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남아있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성관계는 상호 간의 명확한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며 특히 상대방이 술에 취했거나 의사 표현이 어려운 상태라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동의 없이 이루어진 성관계는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는 단순히 술에 취한 정도를 넘어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거나 저항할 수 없는 심각한 상태를 의미하며 이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당사자 진술 등 사건 전후의 객관적인 증거들이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의 사건 당시 행동이나 진술의 일관성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과거의 범죄 전력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새로운 사건에서 유죄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며 각 사건은 독립적으로 증거에 기반하여 판단됩니다. 성폭력 피해를 입었거나 의심되는 경우 최대한 빨리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