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 건축/재개발 · 행정
한국가스공사는 여러 회사들이 입찰 담합을 했다고 주장하며 이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처음에는 '청렴계약특별유의서'에 명시된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에 근거하여 계약금액의 10%를 청구했지만, 항소심에서 이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예비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추가했습니다. 법원은 주위적 청구인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은 '약관규제법'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했고, 예비적 청구인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는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최종 판단하여 한국가스공사의 항소와 추가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배전반 공급 및 설치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피고 회사들이 담합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정당한 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계약이 체결되어 한국가스공사가 손해를 입었으므로,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 또는 불법행위 책임을 근거로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항소법원은 한국가스공사의 주위적 청구(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에 따른 손해배상)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가스공사의 항소도 기각되었고, 모든 소송비용은 한국가스공사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먼저 한국가스공사가 주장한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이 '약관규제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해당 조항이 입찰에 참여만 하고 실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담합으로 인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내용으로, 당시 관련 법령에 명확한 근거가 없었고, 공공기관이 입찰자와 체결하는 청렴계약에 담합행위 시 손해배상액 예정이 포함될 수 있다는 규정('정부 입찰·계약 집행기준 제98조의3')이 신설되기 전의 사안이었으며, 피고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예비적으로 추가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피고들의 담합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함은 인정했지만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행위를 이유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한 2020년 4월 27일경에는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으로 구체적으로 알았다고 보아야 하는데,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3년 11월 24일에야 비로소 추가되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주위적 청구가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예비적 청구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이 채무불이행에 관한 것이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별개의 소송물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