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약품 고가매입 및 매출채권 지연회수 법인세 일부 취소 판결

A 주식회사가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에서 원료의약품을 고가로 매입하고 매출채권을 지연 회수했다는 이유로 부과된 법인세에 대해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료의약품 고가매입 여부를 판단할 때 과세관청이 객관적인 '시가'를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보아 일부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채권 지연회수 부분에 대한 과세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일부만 인용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원료의약품을 매입하고 매출채권을 지연 회수하여 법인세를 부과받은 회사 (원고)
• 화성세무서장: A 주식회사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한 과세당국 (피고)

분쟁 상황

화성세무서장은 A 주식회사가 특수관계법인인 D으로부터 16개 품목의 원료의약품을 일반적인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고, 또 다른 특수관계법인(C 등)에 대한 매출채권을 통상적인 회수기간보다 늦게 회수했다고 보아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하여 A 주식회사에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사업연도 법인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세무서가 고가매입을 판단한 기준인 '시가' 산정에 합리성이 없고, 매출채권 지연회수 판단을 위해 선정한 비교대상업체와 회수기간 산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과세관청이 특수관계자로부터 원료의약품을 '고가매입'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시가'를 제대로 증명했는지 여부와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매출채권 지연회수' 판단에 사용된 비교대상업체 선정이 적법한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이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변경했습니다.

• 피고가 2015년 9월 1일 원고에게 부과한 2010 사업연도 법인세 689,327,022원 중 637,435,861원을 초과하는 부분,
• 2012 사업연도 법인세 756,458,472원 중 472,501,067원을 초과하는 부분,
• 2013 사업연도 법인세 650,164,050원 중 483,877,920원을 초과하는 부분,
• 2014 사업연도 법인세 944,806,755원 중 794,908,004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부과처분은 각 취소되었습니다.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 총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과세당국이 원료의약품 고가매입의 기준이 되는 '시가'를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는 원고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해당 부분의 법인세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채권 지연회수와 관련된 과세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일부만 인용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1항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범위)​: 이 규정은 법인이 특수관계인과 거래 시,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 거래 조건에 비추어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면 과세당국이 그 법인의 소득금액을 다시 계산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A 주식회사의 원료의약품 '고가매입'과 매출채권 '지연회수'가 이 규정에 따른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 부당행위계산 부인 적용 시 '시가'의 증명책임: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대한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 적용의 기준이 되는 '시가'는 일반적인 거래에서 형성될 수 있는 객관적인 가치를 의미하며, 이에 대한 주장 및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습니다. 법원은 납세자가 세무조사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시가'에 동의했더라도, 추후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시가가 아님이 밝혀졌다면 과세관청이 시가를 다시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과세처분 취소소송의 심판대상(총액주의)​: 과세처분 취소소송은 과세관청이 부과 고지한 전체 과세표준과 세액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지 여부를 심판 대상으로 합니다. 즉, 하나의 과세처분은 전체로서 판단되며, 특정 과세 원인 사실에 일부 착오나 오류가 있더라도 과세의 기초사실이 동일한 범위 내라면 처분의 동일성은 유지됩니다. 따라서 법원은 당초 부과된 세액 중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 부분만을 취소하게 됩니다.
• 확인서의 증거가치: 세무조사 과정에서 납세자가 작성한 과세요건 사실 인정 확인서는 중요한 증거자료가 되지만,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내용이 불충분하여 구체적인 사실 입증 자료로 삼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 증거가치는 쉽게 부인될 수 있습니다. 특히, 확인자의 서명이 없거나 타인이 대신 서명한 경우 등은 확인서의 객관성을 다툴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이 법 조항들은 항소심에서 제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거나 일부 수정하여 판결을 내릴 때 적용되는 절차에 관한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제1심 판결의 이유를 대부분 인용하면서 일부 내용을 수정하거나 추가하여 판결문을 작성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시가'의 객관적 증명 중요성: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서 '시가'가 쟁점이 될 경우,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가격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과세관청이 시가를 증명할 책임이 있지만, 납세자 역시 자체적인 시가 자료와 근거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 세무조사 확인서의 신중한 작성: 세무조사 과정에서 과세요건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할 때에는 그 내용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거나 객관적 사실과 다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확인서의 내용이 불명확하거나 작성자의 의사와 다르다면 추후 법적 다툼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비교대상업체 선정 기준: 매출채권 지연회수 등 부당행위계산 부인을 판단하기 위한 비교대상업체 선정 시에는 거래의 규모 차이보다는 거래 대상 품목, 거래 방식, 거래 관계 등 전체적인 유사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단순히 거래 규모가 작다고 하여 비교대상에서 제외될 수는 없습니다.
• 과세처분 취소소송의 '총액주의' 이해: 과세처분 취소소송은 과세표준과 세액 전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특정 과세 항목에서 과세가 잘못되었음이 인정되더라도, 법원은 전체 세액 중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 부분만을 취소하며, 일부 과세 원인의 오류가 전체 처분 무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