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행정
주식회사 B는 채무초과 상태에서 파산 절차가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채권자인 유한회사 A에게 총 26억 1,000만 원 지급 내용의 지불각서와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공정증서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이 공정증서에 따라 유한회사 A는 주식회사 B의 다른 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압류 및 추심 명령 받아 8억 1,306만여 원을 배당받았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B에 대한 채권을 가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저축은행이 해당 채무변제계약이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주식회사 B가 파산하자 파산관재인 N이 소송을 수계하여 부인의 소로 변경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B의 이 행위가 파산채권자들을 해하는 '편파행위'에 해당하며 채무자회생법상 '고의부인' 대상이라고 판단하여, 유한회사 A가 수령한 배당금을 원고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주식회사 B는 2008년 1월 회생절차를 시작했으나 2009년 7월 폐지 결정이 확정되어 사실상 무자력 상태에 놓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는 2010년 7월 피고 유한회사 A에게 26억 1천만 원 지급 약속의 지불각서를 써주고, 이어서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공정증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A는 이 공정증서를 근거로 B의 채무자에 대해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을 받아 배당금 총 8억 1,306만여 원을 수령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B의 다른 채권자인 SC저축은행은 이러한 행위가 자신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사해행위'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B가 파산 선고를 받으면서 파산관재인이 소송을 수계하여 '부인의 소'로 변경하면서 법적 분쟁이 심화되었습니다.
회사가 파산에 임박한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만 빚을 갚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을 해치는 '사해행위' 또는 '편파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채무자회생법상 파산관재인이 이를 취소하고 재산을 회복시킬 수 있는 '부인권'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채무자가 이러한 행위가 파산채권자들을 해친다는 것을 알았는지(악의)와, 이득을 얻은 채권자(수익자)가 그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할 경우 이를 증명해야 하는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이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B가 무자력 상태에서 파산이 임박했음을 알고 특정 채권자인 유한회사 A에게 공정증서를 작성해 줌으로써, A가 강제집행을 통해 다른 채권자들보다 우선적으로 채권을 변제받게 한 행위를 '편파행위'로 인정했습니다. 이는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에 따른 '고의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공사대금 채권의 불확실성과 대여금 채권의 실질적 존재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주식회사 B가 파산 직전에 유한회사 A에게 새로운 집행권원을 제공한 것은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를 부족하게 만들고 채권자 평등 원칙을 해친다는 인식하에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유한회사 A가 파산채권자들을 해하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선의)을 증명하지 못했으므로, 유한회사 A는 원고(파산관재인)에게 배당받은 813,064,094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유한회사 A가 주식회사 B로부터 부당하게 우선 변제받은 8억 1,306만 4,09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원금에 따라 각각 2010년 9월 30일부터, 2014년 2월 24일부터 2016년 7월 29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을 원고인 파산관재인에게 지급하라고 최종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에 명시된 '부인권'과 관련 법리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부인권): 파산관재인은 파산채권자들을 해하는 채무자의 행위(부인대상행위)를 취소하고, 그 행위의 효력을 부인하여 파산재단으로 재산을 회복시킬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
채무자회생법 제406조 (사해행위취소의 특칙):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에 관하여 이미 채권자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 파산 선고가 있으면 해당 소송은 중단되고, 파산관재인이 소송을 수계하여 '부인의 소'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래 SC저축은행이 제기한 '채권자취소소송'이 B의 파산 이후 파산관재인에 의해 '부인의 소'로 변경된 근거가 됩니다.
채무자회생법 제347조 (파산선고의 효력): 파산 선고가 내려지면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관리 및 처분권이 파산관재인에게 부여되어, 채무자 본인은 더 이상 자신의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없게 됩니다.
회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파산이나 회생절차가 예상될 때에는 특정 채권자에게만 빚을 갚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채무자회생법상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 되어 나중에 무효가 될 수 있으며, 특정 채권자가 받은 이득은 모두 파산재단으로 환수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무자력 상태에서 다른 채권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을 알면서도 특정 채권자에게 우선 변제를 하는 행위는 '편파행위'로 간주되며, 이는 '고의부인'의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채무자의 '악의'는 법원에서 폭넓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채권을 변제받은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무자 회사의 파산이 임박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자신이 선의(파산채권자를 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것)였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법원은 '악의'가 있었다고 추정하므로, 채권 확보 과정에서 법적 문제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정확한 채무액이나 채무 발생의 정당성 없이 집행권원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 채무를 부풀려 우선 변제를 받는 행위는 편파행위로 더욱 쉽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