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위탁 생산 취소와 하도급대금 지연 지급에 따른 과징금 부과 사건

이 사건은 아웃도어 제품 원사업자인 주식회사 에코로바가 등산화 제조를 위탁한 수급사업자 이지스포츠에 대해 납품 지연을 이유로 일부 위탁을 취소하고 하도급대금을 지연 지급하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하여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고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실질적 당사자이며 이지스포츠의 납품 지연이나 재하도급이 위탁 취소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탁 취소는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과징금 산정 시 공정거래위원회가 위탁 취소된 부분의 하도급대금이 아닌 전체 하도급대금을 기준으로 삼아 과징금을 산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아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에코로바): 등산복, 등산화 등 아웃도어 제품의 생산, 유통, 판매를 하는 중소기업이자 원사업자입니다.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원고에게 하도급법 위반에 대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린 행정기관입니다.
• 주식회사 이지스포츠: 원고로부터 등산화 제조를 위탁받은 중소기업자로서 수급사업자입니다.
• 메아리아웃도어 주식회사: 원고의 계열회사로, 이 사건 하도급 계약의 명목상 당사자로 언급되었으나 실제로는 원고가 실질적 당사자로 인정되었습니다.
• 주식회사 가하물산: 이지스포츠로부터 하도급대금 채권을 양도받은 제3자입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에코로바는 2012년 2월 이지스포츠와 등산화 제조 위탁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6월에 등산화 6만 켤레 생산·납품하는 개별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지스포츠는 1차 물량 19,298켤레를 납품했으나, 계약상의 납기일을 지연했습니다. 에코로바는 납품받은 물량 중 2억 5백만 원에 대한 하도급대금을 최소 18일에서 최대 39일 초과하여 지급했습니다. 또한, 에코로바는 이지스포츠의 납기 지연을 이유로 2차 납품 물량 4만 켤레에 대한 위탁을 2012년 10월 9일 일방적으로 취소했습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코로바의 하도급대금 지연 지급과 부당한 위탁 취소 행위가 하도급법을 위반했다고 보아 2015년 4월 30일 시정명령 및 5천 4백만 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렸습니다. 에코로바는 이에 불복하여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실질적인 당사자인지 여부
2. 원고의 하도급대금 지연 지급이 하도급법 제13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3. 원고의 위탁 취소가 하도급법 제8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음에도 임의로 위탁을 취소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4.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산정이 위법한지 여부 (특히 위탁 취소된 물량과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하도급대금)

법원의 판단

1.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실질적 당사자로 인정됩니다.
2. 원고의 하도급대금 지연 지급은 과징금과 무관하다고 보아 따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3. 이지스포츠의 납품 지연이나 중국업체로의 재하도급은 위탁 취소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으며, 원고가 일방적으로 위탁을 취소한 것이므로 하도급법 제8조 제1항 제1호에 위반됩니다.
4.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산정하면서 위탁 취소된 2차 납품 물량을 4만 켤레로 본 것은 적법합니다.
5. 하지만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위탁 취소된 부분의 하도급대금(8억 6천 6백만 원)이 아닌 전체 하도급대금(12억 9천 9백만 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은 위법합니다.
6. 따라서 피고(공정거래위원회)가 원고에 대하여 한 과징금 납부명령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합니다.

결론

법원은 원사업자인 원고의 부당한 위탁 취소 행위는 하도급법 위반으로 보았으나,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전체 하도급대금을 기준으로 삼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하도급법) 제2조 제2항 제2호 및 제3항: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지위를 규정합니다. 원고인 에코로바는 연간 매출액이 이지스포츠보다 많아 원사업자에 해당하고, 이지스포츠는 등산화 제조를 위탁받아 수급사업자에 해당했습니다.
2. 하도급법 제13조 제1항 (하도급대금의 지급 등)​: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한 경우, 목적물을 수령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의 가능한 짧은 기한으로 정한 지급 기일까지 하도급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계약서상 15일 이내 지급 약정이 있었음에도 18~39일 초과하여 지급한 원고의 행위는 이에 위반될 수 있습니다.
3. 하도급법 제8조 제1항 제1호 (부당한 위탁취소의 금지 등)​: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조 등의 위탁을 임의로 취소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지스포츠의 납품 지연 등이 위탁 취소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으며, 원고의 일방적인 위탁 취소는 이 조항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4. 하도급법 제25조의3 (과징금)​: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위반 사업자에 대해 위탁한 하도급대금의 2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에 따라 공정위는 원고에게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5. 하도급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별표 2 과징금부과기준 및 하도급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에 관한 고시: 과징금 산정의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을 정합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하도급대금은 '해당 하도급거래의 계약금액'으로, 부당 위탁 취소 행위의 '위반금액'은 '위탁 취소 금액'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을 해석하여 과징금 산정 시 전체 하도급대금이 아닌 '부당하게 위탁 취소된 부분의 하도급대금'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6. 민법 제387조 제1항 (이행지체와 손해배상)​: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했음에도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이행지체 책임을 부담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1차 납품에 대한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이행지체 책임이 발생하며, 이는 이지스포츠가 2차 납품 의무를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언급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의 당사자, 계약 해지 또는 취소 사유, 납품 기일, 대금 지급 기일 등 주요 내용을 명확히 약정하고 계약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위탁을 취소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서에 명시된 절차나 법령에서 정한 사유 없이 임의로 위탁을 취소하면 하도급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수급사업자의 납품 지연이나 제품 하자 등 귀책사유가 발생하더라도, 계약서에 명시된 해결 방법(손해배상 청구, 대금 공제 등)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며, 일방적인 계약 해지 또는 위탁 취소는 신중해야 합니다. 하도급대금은 위탁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며, 기한을 넘겨 지급할 경우 하도급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산정 기준은 하도급법 및 관련 고시에 따라 정해지며, 법 위반 금액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부당 위탁 취소의 경우 위탁 취소된 부분의 하도급대금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