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원고는 태양광 발전소의 운영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중 인버터 사전 점검 및 내부 청소를 하다가 전력을 차단하지 않아 스파크가 발생, 이로 인한 화재로 머리, 얼굴, 팔, 손, 허벅지 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고용된 회사인 피고 D 주식회사와 관리 위탁을 받은 피고 F 주식회사가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및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102,448,461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에게 안전조치 미흡 등의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사고가 피고들의 업무 자체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는 상황이었다거나 피고들이 사고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D 주식회사에 고용되어 태양광 발전소 운영 관리 업무를 하다가, 피고 F 주식회사가 관리 위탁받은 발전소들을 포함한 총 20개 발전소의 유지 관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2019년 11월 8일, 원고는 발전량 유지를 위해 전력을 차단하지 않은 채 인버터 내부를 붓으로 청소하던 중 스파크가 발생하여 화재로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원고는 피고들이 사용자의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아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지 않았고, 과중한 업무로 인해 안전수칙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들은 사고가 원고의 과실로 발생했으며, 자신들에게는 보호의무 위반이나 불법행위 책임이 없고, 오히려 원고의 실수로 인해 인버터 교체비용과 보험료 증액 등의 손해가 발생했으므로 상계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들이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사고가 발생했는지 여부입니다. 또한 인버터 청소 중 화재 발생이 통상적으로 예측 가능했는지, 피고들에게 안전조치 미흡 등의 과실이 있었는지, 그리고 원고의 업무 과중이 사고의 원인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피고들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에 들어간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사고 발생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인버터를 청소할 때 전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은 업계의 일반적인 상식 및 안전수칙임에도, 전기안전관리자인 원고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의 업무가 과중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며, 설령 업무 과중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사고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안전관리자인 원고에게 전력 차단 없이 작업하도록 요구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며, 원고가 사고 당시 수행한 인버터 점검 및 청소는 이미 다른 유지보수 업체인 J 주식회사에 위탁되어 있었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들에게 과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들이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 조항에 근거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사용자의 보호의무 및 안전배려의무: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 신의칙상 부수적인 의무를 부담합니다. 이 의무 위반으로 근로자에게 재해가 발생하면 사용자는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과실 및 입증책임: 사용자의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려면, 사용자에게 해당 근로로 인해 근로자의 신체적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었음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입증책임이 있습니다.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경우에도 채권자인 원고가 구체적인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 사실을 주장, 입증해야 합니다.
예측 가능성 및 업무 관련성: 사용자의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사고가 업무와 관련성은 있지만, 피고들이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거나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작업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 예를 들어 전기 설비 작업 시에는 반드시 전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등의 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관련 분야의 오랜 경험이나 전문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일지라도 기본적인 안전 절차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안전사고 발생 시 사용자의 책임, 즉 보호의무 위반을 주장하려면 사용자가 사고 발생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증거와 과실, 그리고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업무가 과중하다고 느껴질 경우, 업무 일지나 보고서, 공식적인 요청 사항 등 관련 기록을 남겨두고 회사에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업무량이 많다는 주장만으로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외부 업체에 위탁된 업무 영역이거나 정기 점검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본인의 업무 범위와 책임 주체를 명확히 확인하고 불필요하거나 안전하지 않은 작업을 임의로 수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