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의심으로 해고된 기간제 교사 해고 무효 확인

기간제 교사가 수업 중 학생에게 '특수반 학생이냐'고 물어본 일로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경찰 수사가 개시되자 학교가 이를 근거로 해고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단순히 수사 개시 통보만으로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으며, 해당 발언도 정서적 아동학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학교 측에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이 판결은 기간제 교사도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수사 개시 통보만으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부산 B중학교에서 정보 교과를 담당하던 기간제 교사
• 피고 부산광역시: 원고가 근무하던 B중학교의 기간제 교사 채용 권한을 위임받은 주체

분쟁 상황

원고인 기간제 교사는 2020년 3월 B중학교와 1년간의 채용계약을 맺고 근무 중이었습니다. 계약서에는 '성범죄 또는 아동학대 연루(가해자)로 수사 개시 통보된 경우'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2020년 7월 6일과 8일, 원고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특수반 학생이냐'고 물어본 것에 대해 학부모와 담임교사로부터 아동학대 의심 민원 및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학교장은 이 사안을 경찰에 신고했고, 사안조사단이 꾸려져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7월 13일에는 원고에게 직무 배제 및 학생 접촉 금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7월 20일, 학교는 경찰로부터 원고에 대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혐의 수사개시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에 학교장은 채용계약서 조항을 근거로 7월 21일자로 원고에게 채용계약 해지(해고)를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9월 11일 검찰은 원고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자신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해고 무효 확인 및 임금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학교의 계약 해지 통보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기간제 교원에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지 여부.
2. 해고 통보가 해고사유 등의 서면 통지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했는지 여부.
3. 해고 이전에 원고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 여부.
4. 학교의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 특히 아동학대 의심으로 인한 수사 개시 통보만으로 해고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와 '특수반이냐'는 발언이 정서적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부산광역시)가 2020년 7월 21일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20년 7월 21일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월 3,867,29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는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한 것으로, 학교의 해고가 위법하며 무효라고 판단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

법원은 기간제 교사에게 아동학대 의심으로 인한 경찰 수사 개시 통보만을 이유로 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해당 교사의 '특수반이냐'는 발언 역시 정서적 아동학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해고는 무효로 확정되었고, 학교 측은 해고 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을 교사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근로자의 정의), 제12조(적용범위)​: 기간제 교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며, 국가기관에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됩니다. 교육공무원법 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이 적용됩니다.
• 교육공무원법 제32조 제3항: 기간제교원에게는 신분보장과 징계에 관한 규정(교육공무원법 제43조 제2항, 제40조, 제51조, 국가공무원법 제78조 등)의 적용을 배제하고, 임용기간이 끝나면 당연히 퇴직하도록 규정합니다. 따라서 계약 기간 중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킬 수 있는 별다른 규정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 규정이 적용됩니다.
•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해고사유 등의 서면 통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습니다. 이는 해고의 존재 및 시기, 사유를 명확히 하여 분쟁을 예방하고 근로자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다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알고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통지서에 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금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입니다. 여기서 정당한 이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말하며, 이는 사용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법원은 수사개시 통보만으로는 정당한 해고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구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입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해지 조항이 있어도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정당성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 5호(아동학대 금지행위), 제3조 제7호(아동학대의 정의)​: 아동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및 발달을 해치거나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합니다. 정서적 학대행위는 현실적으로 아동의 정신건강과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이 사건에서는 발언의 경위, 의도, 일회성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정서적 아동학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대법원 판례: 해고의 정의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교육공무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1두3051 판결), 해고사유 서면 통지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해고의 정당한 이유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다100760 판결), 정서적 아동학대 판단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 부당해고 시 임금 지급 의무 (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다39860 판결 등) 등이 이 사건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기간제 교사도 근로기준법상 해고 규정 적용: 기간제 교원이라도 교육공무원법상 특별한 신분보장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어 해고 시 근로기준법의 정당한 이유 요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 '수사 개시'만으로 해고는 부당할 가능성 높음: 단순히 수사 기관으로부터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해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수사 개시는 혐의 사실을 규명하는 초기 단계이며, 아직 유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 아동학대 의심 사안 처리 시 신중한 접근 필요: 학교 등 교육기관은 아동학대 의심 사안 발생 시 피해 학생 보호를 위해 직무 배제, 학생 접촉 금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수사 결과나 징계 절차를 통해 혐의가 명확히 인정되기 전까지 교원의 직위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조치여야 하며, '해고'는 더욱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 계약서 조항보다 근로기준법이 우선: 근로계약서에 '수사 개시 시 해고'와 같은 조항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그 조항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금지' 원칙에 반한다면 해당 해고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최소한의 근로 조건을 보장하는 강행규정입니다.
• '정서적 아동학대' 판단의 엄격성: 특정 발언이나 행동이 정서적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는 발언의 경위, 의도, 대상 학생의 특성, 상황,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일회성 발언이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경우, 또는 학대의 고의나 심각성이 없었다고 판단되면 아동학대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해고 통지 시 해고 사유 구체적 명시 권장: 해고 통지서에 해고 사유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비록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이미 사유를 알고 있었다고 보아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분쟁 예방과 근로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구체적인 사유를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