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 책임 다툼 사건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G에 대한 채권 1억 원을 회수하기 위해 G의 운영자이자 주식회사 B의 사업체 C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F이 작성한 지불각서에 근거하여 주식회사 B에게 연대보증 책임을 물었습니다. 주식회사 A는 F에게 민법상 표현대리권이 있거나 상법상 표현대표이사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F에게 연대보증 지불각서를 작성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없으며, F이 표현대표이사로 볼만한 명칭을 사용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주식회사 G에 대한 물품대금을 청구하고 주식회사 B의 연대보증 책임을 주장한 회사
• 주식회사 B (피고): 주식회사 A의 연대보증 책임 주장을 부인한 회사. (사업체 C의 실질적인 소유 및 운영 주체로 지목됨)
• F: 주식회사 B의 사업체 C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주식회사 G의 운영자로서 지불각서를 작성한 인물
• 주식회사 G: 주식회사 A에 대한 주채무를 부담한 회사
• D: 주식회사 B의 사업체 C의 대표이사
• E: D의 배우자이자 주식회사 B의 사업체 C의 대리인으로, 이전에 다른 연대보증 공정증서 작성에 참여했던 인물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G에 대한 물품대금 채권 1억 원이 있었습니다. 주식회사 G의 운영자인 F은 동시에 주식회사 B의 사업체 C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인물이었습니다. F은 주식회사 A에게 주식회사 G의 채무를 주식회사 B의 사업체 C가 연대보증한다는 내용의 지불각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지불각서에 근거하여 주식회사 B에게 연대보증 책임을 주장하며 1억 원과 지연손해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F에게 주식회사 B를 대리하여 지불각서를 작성할 대리권이 명시적으로 부여되었거나, 설령 없었더라도 민법 제126조의 권한 외 표현대리 또는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 책임이 성립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주식회사 B는 F에게 연대보증 행위를 할 대리권이 없었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F이 주식회사 B의 사업체 C를 대표하여 주식회사 G의 채무 1억 원을 연대보증하는 지불각서를 작성할 대리권이 있었는지 여부, 민법 제126조의 권한 외 표현대리 책임이 성립하는지 여부,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 책임이 성립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을 유지하여 피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따라서 주식회사 B는 연대보증 책임이 없으며, 항소 비용은 원고인 주식회사 A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F에게 연대보증 지불각서 작성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F이 상법상 '표현대표이사'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식회사 A가 제기한 주식회사 B에 대한 1억 원 및 지연손해금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논의된 주요 법률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법 제126조 (권한 외의 표현대리)​: 이 조항은 대리인이 그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법률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그 대리인에게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본인(대리권을 준 사람)이 그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는 F에게 전기공사 계약과 같은 일반적인 대리권은 있었으나, 회사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과 같은 중대한 행위를 할 대리권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원고가 F에게 이러한 연대보증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① 원고가 주식회사 B 사업체의 실제 대표이사와 그 배우자의 존재 및 이전 보증 참여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② 연대보증은 회사의 중대한 의사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직접 보증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③ 주채무자의 운영자인 F으로부터 직접 지불각서를 받은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에게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대리인의 권한을 넘어서는 중요한 행위에서는 상대방이 본인에게 대리권 유무를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2. 상법 제395조 (표현대표이사의 행위와 회사책임)​: 이 조항은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닌 사람이 외관상 대표이사로 인정될 만한 명칭(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을 사용하여 거래행위를 한 경우, 회사는 그 행위에 대해 선의의 제3자에게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명칭 사용을 허용하여 대표권이 있는 것으로 오인하게 만든 것에 대해 책임을 지우는 제도입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는 F이 주식회사 B의 사업체 C를 실질적으로 운영했으므로 상법상 표현대표이사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F이 지불각서 작성 당시 C의 사장, 부사장 등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처럼 보일 만한 명칭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조항에서 요구하는 '대표권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 사용'으로 볼 수 없다는 법리를 명확히 했습니다.

참고 사항

중요한 계약, 특히 보증과 같이 회사에 큰 재정적 부담을 줄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해당 법인의 적법한 대표권자(대표이사 등) 또는 명확한 대리권이 있는 자와 직접 거래하고, 그 대리권의 범위와 내용을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상대방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공식적인 대표 직함이나 대리권을 명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서류를 받으면 법적 효력을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① 이전의 다른 보증 계약 시에는 실제 대표이사의 배우자가 직접 참여하여 공증까지 받았다는 점, ② 원고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와 그 배우자를 알고 있었음에도 중요한 연대보증 계약 시 이들에게 직접 보증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F으로부터 지불각서를 받았다는 점 등이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지 않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대리인과 계약 시에는 대리권의 존재 여부 및 범위를 회사의 공식적인 문서(등기부등본, 위임장 등) 또는 대표권자에게 직접 문의하여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법적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