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수출업자의 선적서류를 매입한 부산은행이 신용장 개설은행인 미쓰비시은행에 대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미쓰비시은행은 다른 은행(제주은행)에 위조된 선하증권에 근거하여 이미 일부 대금을 지급했음을 이유로 한도 초과 및 서류 불일치를 주장하며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부산은행은 미쓰비시은행과 제주은행을 상대로 신용장 대금 지급을 청구했고 법원은 미쓰비시은행의 지급 거절 사유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부산은행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제주은행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수출업자 성보가 일본의 도요타에 알루미늄을 수출하며 미쓰비시은행이 개설한 신용장을 통해 대금을 결제받으려 했습니다. 부산은행은 성보로부터 이 신용장 관련 선적서류를 매입했고, 미쓰비시은행에 대금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미쓰비시은행은 이미 제주은행에 위조된 선하증권을 근거로 신용장 대금의 일부를 지급한 상태였습니다. 이에 미쓰비시은행은 부산은행의 청구가 신용장 한도액을 초과하며, 부산은행이 제시한 서류에도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대금 지급을 거절했고, 이로 인해 부산은행과 미쓰비시은행, 제주은행 간의 법적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신용장 개설은행이 다른 은행에 위조 서류를 바탕으로 신용장 대금을 지급한 경우, 후매입 은행의 정당한 대금 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와, 선적 서류의 본선적재표기 및 물품명세 불일치가 신용장 대금 지급 거절의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미쓰비시은행이 부산은행에게 미화 1,729,749.88달러 및 각 매입건별 지급거절통보일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6%의 이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부산은행의 피고 미쓰비시은행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제주은행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신용장 개설은행인 미쓰비시은행이 제주은행으로부터 위조된 선하증권을 제시받았을 때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위조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으므로, 제주은행에 신용장 대금을 잘못 지급한 것을 이유로 진정한 선적서류를 매입한 부산은행의 대금 청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부산은행이 제시한 서류의 본선적재표기나 물품명세는 신용장통일규칙 및 국제적 표준은행거래관습에 비추어 하자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제주은행의 잘못이 부산은행의 손해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보기 어려워 제주은행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지연손해금의 준거법은 국제사법에 따라 신용장 개설은행의 소재지 법률인 일본법을 적용하여 연 6%로 인정했습니다.
본 사건은 주로 국제 신용장 거래에 적용되는 '신용장통일규칙(UCP 500)'과 국내법인 '국제사법'의 적용을 받았습니다.
신용장 거래에서 은행은 서류 심사 시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만약 은행이 위조된 서류임을 조금만 주의했다면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매입하거나 지급했다면, 신용장의 독립·추상성의 원칙에 의한 보호를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Non-Negotiable' 문구가 있는 서류나 선명도가 떨어지는 복사본 등은 위조 여부를 더욱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신용장 조건에 명시된 '본선적재표기'는 1993년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UCP 500)에 따라 운송인의 서명이 없더라도 유효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상업송장의 물품명세가 신용장과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국제적 표준은행거래관습상 용인되는 범위라면 하자로 간주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제 무역 거래에서 지연손해금 등의 준거법은 해당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률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신용장 개설은행 소재지 국가의 법을 준거법으로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