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정보 공개 범위 확인 사건

혈액암이 발병한 전 직원이 전 직장인 배터리 제조업체의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 공개를 청구했습니다. 노동청이 일부 공개 결정을 내렸으나, 회사는 경영상 비밀을 이유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여 일부 정보의 공개 결정이 취소되었습니다. 이에 전 직원은 행정심판위원회의 취소 재결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작업공정별 유해요인 분포실태' 정보는 공개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으나, 그 외의 구체적인 생산 공정 및 화학물질 사용 정보는 기업의 영업 비밀로 보고 비공개 결정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주식회사 천안 공장에서 근무 중 혈액암이 발병하여 휴직 후 복직한 근로자입니다.
• 피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 B 주식회사의 요청을 받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의 정보공개 결정을 일부 취소하는 재결을 내린 행정기관입니다.
• 피고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 휴대폰,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배터리 제조업 등을 영위하며 천안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원고의 전 직장입니다.
•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를 제출받을 권한을 위임받아 보관하고 있으며, 원고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부분 공개 결정을 내린 행정청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B 주식회사 천안 공장 근무 중 혈액암 발병으로 휴직했다가 복직한 근로자입니다. 원고는 2018년 3월 15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에게 2004년부터 2017년까지의 천안 공장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 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천안지청장은 B 주식회사에 이를 통지했고, B 주식회사는 해당 정보가 경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천안지청장은 2018년 4월 11일 2010년부터 2017년까지의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에 대해 정보 부분 공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B 주식회사는 2018년 4월 26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천안지청장의 공개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8년 7월 27일 '작업공정별 유해요인 분포실태'를 포함한 일부 정보의 공개 결정을 취소하는 재결을 내렸고, 이에 원고 A는 이 재결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B 주식회사의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 중 '작업공정별 유해요인 분포실태' 부분이 기업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하여 비공개 대상 정보인지, 아니면 사업활동으로 인한 위해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2018년 7월 27일 원고에 대하여 C 정보 부분공개결정 취소청구 사건에서 한 재결 중 별지 1 목록 제2항 기재 '작업공정별 유해요인 분포실태'에 관한 정보의 공개 결정을 취소한 부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작업공정별 유해요인 분포실태' 항목은 참가인의 핵심 작업 공정이나 영업 비밀로 보기 어렵고, 그 공개가 근로자 및 국민의 생명·건강 보호라는 공익적 필요성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여 공개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외의 측정대상 공정, 부서 또는 공정, 화학물질명(상품명), 사용용도, 월 취급량 등 구체적인 생산 관련 정보는 기업의 기술적 노하우 및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아 비공개 결정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정보공개 청구권과 기업의 영업 비밀 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의 균형을 모색한 판결로 볼 수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판결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및 산업안전보건 관련 법령을 주요 근거로 판단했습니다.

•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이 조항은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비공개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그러나 같은 호 단서 (가)목은 '사업활동에 의하여 발생하는 위해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작업공정별 유해요인 분포실태' 부분이 이 단서 조항에 해당하여 공개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측정대상공정', '부서 또는 공정', '화학물질명(상품명)', '월 취급량' 등은 경영상·영업상 비밀로 판단하여 비공개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 정보공개법의 입법 취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정보공개법의 중요한 목적이며, 비공개 사유는 예외적으로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합니다.
•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42조 제3, 6항 및 시행규칙 제94조: 사업주는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근로자에게 알려야 하며, 근로자대표가 요구하면 설명회를 개최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조치로,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 자체의 대외적 공개 필요성과는 별개로 근로자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는 근거가 됩니다.
•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1, 3항: 사업주는 화학물질 및 화학물질을 함유한 제제를 사용하는 경우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작업장 내에 게시하거나 갖춰두어 취급 근로자가 쉽게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근로자가 화학물질 관련 정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또 다른 법적 장치입니다.
• 법원조직법 제8조: 상급법원의 재판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하지만, 다른 사건에 직접적인 기속력을 가지지는 않는다는 원칙이 적용되어, 원고가 제시한 다른 유사 판례들이 이 사건에 직접적인 구속력을 가지지는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 정보공개 청구 시 구체적인 내용 특정: 광범위한 정보를 청구할 때는 필요한 정보가 어떤 것인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막연한 청구보다는 특정 항목을 명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기업의 영업비밀과 공익의 균형: 기업의 기술적 노하우나 생산 공정 관련 정보는 일반적으로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있으나, 근로자나 주민의 생명·건강에 직결되는 유해인자 정보는 공익적 목적에 따라 공개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이해하고 청구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 공개된 정보의 활용: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 중 '유해인자', '측정치', '유해인자 발생시간' 등은 이미 공개 대상이므로, 이러한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여 건강 위해 여부를 파악하고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 기존 판례 참고: 유사한 정보공개 소송의 판결 내용을 참고하여 어떤 정보가 공개 대상으로 인정되었고, 어떤 정보가 비공개 대상으로 분류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다른 회사에 대한 유사 판례가 언급되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상 고지 의무 활용: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근로자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으며,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도 비치해야 합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이러한 정보를 요청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