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알바 가장한 보이스피싱 사기 방조 사건

피고인 A는 'C백화점 직영점 당일지급 재택알바'라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성명불상자로부터 카카오쇼핑 구매실적을 만들 목적으로 D 송금 처리를 해주면 일당 19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의 E은행 계좌번호를 알려주었고, 텔레그램으로만 의사소통하며 실제 근무처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하는 일에 비해 비교적 고액의 일당을 받고 거액이 이체된 후 이를 200만 원씩 수십 회로 쪼개 이체하라는 지시를 받은 점 등을 통해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돈이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금일 수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이를 승낙했습니다. 성명불상자들은 수사기관을 사칭하여 피해자 B에게 '대포통장 개설로 인한 피해 발생, 신용등급 하락을 위해 대출을 받고 안전계좌에 보관해야 한다'고 거짓말하여, 2024년 8월 22일 피해자 B로부터 피고인 A 명의의 E은행 계좌로 5천만 원을 입금받아 편취했습니다. 피고인은 이 피해금 5천만 원을 D를 통해 성명불상자가 알려주는 불상의 계좌로 200만 원씩 25회에 나누어 모두 이체함으로써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고,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습니다. 피해자 B의 배상명령신청은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재택 알바'를 가장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계좌를 제공하고 피해금을 이체하여 사기 범행을 방조한 사람
• 피해자 B: 수사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피고인 A의 계좌로 5천만 원을 송금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
• 성명불상자들 (보이스피싱 조직): 저금리 대출, 안전계좌 보관 등을 사칭하여 피해자를 기망하고 금원을 편취한 전화금융사기 조직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재택 알바'를 가장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제안을 받아 자신의 계좌를 제공했습니다. 이 계좌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수사기관을 사칭하여 피해자 B를 속여 5천만 원을 송금받는 데 사용되었고, 피고인 A는 이 돈을 조직의 지시대로 다른 계좌로 분할 이체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인은 사기 방조 혐의로 기소되었고, 피해자 B는 피해금에 대한 배상명령을 신청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임을 인지하고 이를 방조하거나 공모한 것인지 여부, 즉 방조의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및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의 공모 또는 방조의 고의 인정 기준.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고, 이 형의 집행을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유예하며,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해자 B의 배상명령신청은 각하한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 전반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 등을 모두 알지는 못했더라도, 하는 일에 비해 비교적 고액의 일당을 받는 점, 실제 근무처가 없는 점, 거액의 돈을 쪼개어 이체하는 비정상적인 업무 지시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금을 수거, 전달한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거나 예견했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범행을 방조했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사건의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 조항에 따라 피해자 B를 속여 5천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았습니다.
2. 형법 제32조 제1항 (종범)​: 타인의 범행을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하며,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합니다.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 B로부터 돈을 가로채는 행위를 자신의 계좌를 제공하고 돈을 이체함으로써 도왔으므로 방조범으로 인정되었습니다.
3. 형법 제32조 제2항, 제55조 제1항 제3호 (방조감경)​: 종범에 대해서는 정범의 형이 감경되므로, 피고인에게는 사기죄의 법정형에서 감경된 형이 선고되었습니다.
4. 방조의 고의: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또는 간접의 행위를 말합니다. 이때 고의는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며,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도 충분합니다.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음에도, 법원은 피고인이 고액의 일당, 비정상적인 업무 방식 등을 통해 범죄 가능성을 충분히 미필적으로 인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5. 전화금융사기 현금수거책의 고의 인정 기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현금수거책의 공모 사실이나 범의는 다른 공범과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소통하여 범죄에 공동 가담하려는 의사가 결합되어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족하며, 이는 미필적인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러한 인정을 위해서는 현금수거 업무를 맡게 된 경위와 과정의 정상성 여부, 업무의 구체적 내용, 보수의 정도, 피고인의 나이, 지능, 경력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이례적인 재택 알바 경험, 비정상적인 이체 방식, 고액의 대가 등을 종합하여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었습니다.
6.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요건 하에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과 범행 가담 정도가 방조에 그친 점 등이 참작되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7. 형법 제62조의2 (사회봉사명령)​: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할 수 있습니다.
8.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 제32조 제1항 제3호 (배상명령 각하)​: 형사재판 절차에서 배상신청인의 배상책임 유무 또는 범위가 명백하지 않거나,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 경우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배상책임 여부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배상명령 신청이 각하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의심스러운 고수익 재택 알바 제안을 주의해야 합니다. 하는 일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일당을 제시하거나, 출처 불명의 거액을 개인 계좌로 송금받아 다시 이체하는 방식의 업무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 자신의 은행 계좌 정보를 불상의 타인에게 알려주거나, 통장을 제공하는 행위는 심각한 범죄에 이용될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합니다. 본인 계좌로 입금된 돈이 범죄 수익일 경우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3.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은 언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어, 비정상적인 업무 방식을 접했을 때 범죄 가능성을 충분히 의심하고 인식할 수 있었다고 법원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4.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은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안전계좌'로 돈을 이체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요구는 100% 보이스피싱이므로 즉시 전화를 끊고 관련 기관에 직접 문의하거나 112에 신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