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물주가 단전하여 영업 못하게 하자 임차인이 낸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판결

이 사건은 임차인 A가 건물주 F의 운영자인 C를 상대로 단전 행위 등으로 인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건입니다. A는 망인 E로부터 건물을 임차하여 어구 제조업을 운영해왔습니다. 망인 E가 건물을 F에 매도하고 F이 전기사용 계약자를 변경한 뒤, A의 전기요금 미납을 이유로 단전을 시행하자 A는 영업에 심각한 방해를 받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A의 사업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고, A가 적법한 임대차 계약에 따라 대항력을 갖추고 있음을 인정하여 C의 단전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단,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A: 어구 제조업을 운영하며 H리 부동산을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는 기존 임차인.
• 채무자 C: 주식회사 F의 운영자이자, H리 부동산을 망인 E로부터 매수한 주식회사 F의 대표.
• 망인 E: 채권자 A에게 H리 부동산을 임대했던 원래 소유자.
• 주식회사 F: 망인 E로부터 H리 부동산을 3억 8,000만 원에 매수한 회사.
• G: 망인 E의 상속인으로, 일시적으로 H리 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졌던 사람.

분쟁 상황

채권자 A의 부친은 10여 년 전 망인 E로부터 <주소> H리 부동산을 임차하여 어구 제조업을 해왔습니다. 부친 사망 후 A는 2013년 3월 20일 'I'이라는 상호로 '플라스틱어구류 제조업'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을 이어받았습니다. A와 E는 2019년 3월 15일 임대차보증금 500만 원, 월 차임 55만 원으로 2024년 3월 14일까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2021년 8월 10일, 주식회사 F(운영자 C)는 망인 E로부터 H리 부동산 전체를 3억 8,000만 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내용에는 잔금 지급 이후 F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F은 2021년 12월 15일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전기사용 계약자를 F으로 변경했습니다.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의 전기요금 청구에 대해 A는 요금이 과다하다고 주장하며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미납했습니다. 이에 F은 2022년 4월 15일 전기요금을 한전에 지급한 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전기사용계약을 해지하여 A는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E의 아내가 2021년 11월 8일 A의 차임 연체를 이유로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A가 미지급 차임 180만 원을 지급하고 E가 해지 의사를 번복하는 등 계약 해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또한 C는 2022년 1월부터 새로운 구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망인 E는 2022년 4월 2일 사망했고, 2022년 5월 30일 H리 부동산의 소유권이 F 명의로 이전되었습니다. 현재까지 A는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점유하며 어구 제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A는 C의 단전 행위가 자신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채권자 A와 망인 E 사이의 임대차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는지 여부. 둘째, 채권자 A의 사업장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상가건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셋째, 주식회사 F이 임대차 계약상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는지 여부. 넷째, 채무자 C의 단전 행위가 채권자 A의 업무를 방해하는 위법한 행위인지 여부. 다섯째,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요구된 대체집행 및 간접강제가 필요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습니다.

1. 채무자 C는 채권자 A가 영업 중인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스스로 또는 C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제3자를 통하여 단전, 단수 행위 등 일체의 행위로 채권자 A의 업무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채권자 A의 나머지 신청(집행관 공시, 대체집행, 간접강제)을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채무자 C가 부담한다.

결론

재판부는 채권자 A의 사업장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상가건물에 해당하며, A가 적법하게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임차권을 취득하여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F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며, F의 운영자인 C가 전기요금 미납을 이유로 단전한 행위는 위법한 업무방해 행위로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C에게 A의 업무를 방해하는 단전·단수 행위를 금지하도록 명령했으나, 집행관 공시나 대체집행, 간접강제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대항력)​: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건물의 인도와 「부가가치세법」 제8조, 「소득세법」 제168조 또는 「법인세법」 제111조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 이 조항은 상가 임차인이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면, 임대차 계약이 등기되지 않았더라도 새로운 건물주 등 제3자에게 자신의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 '대항력'을 부여합니다. 이 사건에서 채권자 A는 2013년부터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점유하며 영업해왔으므로, 법원은 A가 이 조항에 따라 임차권으로 새로운 소유자인 F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 (임대인의 지위 승계)​: '임차건물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

  • 이 조항은 임차 상가건물의 소유권이 변경될 경우, 새로운 소유자(양수인)가 기존 임대인의 권리와 의무를 그대로 승계한다는 것을 명시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주식회사 F이 망인 E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했으므로, F은 A와의 임대차 계약에 따른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는 F이 기존 임대차 계약의 기간, 차임 등 모든 내용을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사업자등록의 중요성: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이 필수적이며, 이는 임대차 계약 체결 후 가능한 한 빨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등록 여부에 따라 임차인이 가지는 권리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범위: 단순히 물건을 제조하거나 보관하는 공장이나 창고라도, 그곳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판매 활동이나 영업 활동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등기부상의 용도보다 실제 사용 현황이 더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 임대인 변경 시 임차인의 권리: 임대인이 변경되더라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새로운 건물주에게 기존 임대차 계약의 내용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건물주는 기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게 됩니다.
• 월세 및 공과금 납부의 기록: 월세나 전기요금과 같은 공과금은 반드시 정확하게 납부하고, 납부 내역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이체 내역, 영수증 등)를 철저히 보관해야 합니다. 미납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시 임대인과 소통하고, 중요한 합의 내용은 서면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 일방적인 단전·단수 행위의 불법성: 건물주가 임차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단전, 단수와 같은 유틸리티 공급을 중단하여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영업에 지장을 받는다면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를 통해 신속한 구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