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 회장 선출과 재산 관련 중요 결정 무효 사건

D 종중의 종원들인 원고 A, B, C는 D 종중이 2019년 2월 23일 개최한 정기총회에서 E을 회장으로 선임한 결의와 2019년 5월 19일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문중 재산 매입, 처분, 기부채납 등에 관한 결의들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정기총회에서 신회칙이 적법하게 개정되었다고 판단하고, 회장 선출 결의가 일반 종중원에 대한 소집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신회칙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임시총회 결의 역시 소집권한 없는 E이 소집했고 일부 종중원에 대한 소집통지가 누락되어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이미 제3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토지 매도 결의나 특정하지 않은 주차 부지 매입 일임 결의 등은 원고들에게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종중의 종원들로, 종중 총회 결의의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입니다.
• 피고 (D 종중): F의 14세손 G을 공동선조로 하는 문중으로, 이 사건 정기총회와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결의를 한 단체입니다.
• E: D 종중의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되었으나, 법원에 의해 그 선출 결의가 무효로 판단된 인물입니다.
• Q: D 종중의 회장 직무대행자로 법원에서 지정된 변호사입니다.
• S, T: D 종중 소유의 토지를 매수한 사람들로, 이 소송의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지만 토지 매각 결의의 유효성 판단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분쟁 상황

D 종중은 공동선조 F의 후손들로 이루어진 단체이며, 그 산하에 4개의 사문중을 두고 있습니다.

2018년 1월 27일 정기총회에서 기존의 회칙을 개정하는 안건이 논의되었고, 2019년 2월 23일 정기총회에서 36명의 선거인단 중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E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D 종중은 선조 G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M 건립 사업을 추진하면서 2019년 5월 19일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토지 매입, 매도, 기부채납 등 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결의를 했습니다.

원고들은 E의 회장 선임 결의와 임시총회 결의들이 신회칙을 위반하고 소집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은 소송 중 E에 대한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을 신청하여 법원에서 인용 결정을 받았고, E은 이후 회장직을 사임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D 종중의 2018년 1월 27일 정기총회에서 개정된 '신회칙'의 유효성 여부.
2. 2019년 2월 23일 정기총회에서 E을 회장으로 선임한 결의의 유효성 여부.
3. 2019년 5월 19일 임시총회에서 문중 재산(토지) 매입, 처분, 기부채납 및 사업 진행을 위한 집행부 일임 등의 결의의 유효성 여부.
4. 일부 결의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에 있어서 원고들에게 '확인의 이익'이 존재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D 종중의 2019년 5월 19일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별지1 목록 제3항(토지 매도), 제4항(사업 관련 일체 행위 일임), 제6항(주차 부지 매입 일임) 기재 각 결의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원고들에게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2. 피고 D 종중의 2019년 2월 23일 정기총회에서 E을 회장으로 선임한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3. 피고 D 종중의 2019년 5월 19일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별지1 목록 제1항(토지 매수), 제2항(토지 매각 대금 조달), 제5항(토지 기부채납) 기재 각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4. 소송비용은 피고 D 종중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D 종중의 회장 선임 결의와 문중 재산의 중요한 처분 및 매입 관련 결의들이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임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종중 총회 소집 시 모든 종원에게 개별적으로 통지해야 할 의무가 지켜지지 않았고, 회칙에 어긋나게 회장이 선출되었으며, 무효인 회장이 소집한 임시총회 결의 또한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소유권이 이전된 토지 매각 결의나 추상적인 일임 결의에 대해서는 원고들의 소송을 각하하여, 무효 확인 소송의 범위를 한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법 제691조 (위임 종료시 긴급처리)​: 이 조항은 위임계약이 종료된 경우에도 수임인(여기서는 회장)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인(종중)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그 직무를 계속 수행할 권한과 의무를 가진다는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E이 회장직을 사임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임 회장이 적법하게 선임되지 않았으므로, E의 선임 결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여전히 인정된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2. 종중총회 소집 통지 의무의 법리: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종중총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족보 등을 통해 소집 통지 대상이 되는 모든 종원의 범위를 확정하고, 국내에 거주하며 연락처가 분명한 모든 종원에게 개별적으로 소집 통지를 해야 합니다. 이는 모든 종원에게 회의와 토의, 의결에 참여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며, 일부 종원에게 소집 통지를 하지 않은 채 개최된 총회 결의는 효력이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정기총회 및 임시총회가 일반 종원들에게 소집 통지를 하지 않아 결의가 무효로 판단된 주요 이유가 되었습니다.

3. 확인의 이익: 소송상 '확인의 이익'이란, 특정 법률관계의 존부가 불분명하여 당사자 간의 불안정한 법적 지위가 즉시 확정됨으로써 그 위험이나 불안정이 제거될 수 있을 때 인정되는 이익입니다. 과거의 법률관계나 이미 실현되어 되돌릴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봅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이미 소유권이 이전된 토지 매도 결의나 추상적인 주차 부지 매입 일임 결의에 대해서는 원고들에게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이는 무효 확인 판결이 실제로 원고의 법적 지위의 불안정을 해소하는 데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참고 사항

문중(종중)의 중요한 결정은 반드시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1. 회칙 준수: 문중의 회칙은 총회 소집, 임원 선출, 안건 의결 등 모든 과정의 기준이 되므로, 회칙을 정확히 파악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2. 총회 소집 통지: 특별한 규정이 없거나 회칙에서 별도 정함이 없는 한, 국내 거주하며 소재가 분명한 모든 종원에게 개별적으로 소집 통지를 해야 합니다. 이 통지에는 회의의 일시, 장소, 목적 사항 등이 명확히 포함되어야 합니다. 일부 종원에게만 통지하거나 통지가 누락된 경우 총회 결의의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3.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 회칙에 명시된 의사정족수(회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최소 인원)와 의결정족수(안건을 통과시키는 데 필요한 최소 찬성 인원)를 충족해야 합니다.
4. 임원의 정당한 권한: 총회나 이사회 등에서 선출된 임원이라도 그 선출 과정에 하자가 있다면 임원으로서의 정당한 소집 권한이나 직무 집행 권한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5. 재산 처분 시 주의: 문중의 중요 재산(토지 등)을 매각하거나 매입하는 결정은 종중원 전체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므로, 더욱 엄격한 절차적 정당성이 요구됩니다. 총회 결의가 무효로 판단될 경우, 이미 제3자와 거래가 완료된 사안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적 조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6. 확인의 이익: 특정 결의의 무효를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할 때, 그 판결이 실제 나의 권리나 법적 지위의 불안정을 해소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 되는지('확인의 이익'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미 실행이 완료되어 되돌릴 수 없는 사안이나 너무 추상적인 내용에 대한 결의는 무효 확인 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