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서울 종로구 상가 임차인들인 청구인들은 자신들이 임차한 토지가 '10·27법난 기념관' 건립 사업 부지로 예정되자, 대한민국이 재단법인 대한조계종유지재단에 해당 토지의 매수 비용을 지원한 행위 및 보조금 관리 법률에 따른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가 자신들의 임대차계약 갱신 기대권, 권리금 회수권,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청구인들은 대한민국이 2017년 9월 29일부터 11월 30일 사이에 조계종에 토지 매수 비용을 지원하고 조계종이 이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받으면서 자신들의 법적 지위에 불리한 변화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청구인들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상가의 임차인들로, 임차하고 있던 토지가 '10·27법난 기념관' 건립 사업 부지로 지정되면서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10·27법난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재단법인 대한조계종유지재단에 해당 토지의 매수 비용을 지원했으며, 조계종은 이 지원을 받아 2017년 9월 29일 토지 소유자들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17년 11월 30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청구인들은 이러한 정부의 지원 행위 또는 지원 사업에 대한 시정조치 불이행으로 인해 자신들의 상가 임대차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 다른 임차인을 통한 권리금 회수권,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 평등권 등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정부의 지원 행위가 자신들의 법적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습니다.
대한민국이 재단법인 대한조계종유지재단에 토지 매입 비용을 지원한 행위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대한민국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27법난 기념관 건립 사업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지원 행위를 취소하는 등의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가 헌법소원심판 대상이 되는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 해태'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이 재단법인 대한조계종유지재단에 토지 매입 비용을 지원한 행위가 사법상 법률관계에 불과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이 기념관 건립 사업의 적정성 검토 및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 역시 헌법이나 관련 법령에 명시된 구체적인 '작위의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 주장은 정부의 직접적인 공권력 행사나 작위의무 해태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 결정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두 가지 주요 법리와 관련 법령이 적용되었습니다.
첫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과 '공권력의 행사'에 대한 법리입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공권력'이란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을 행사하는 모든 국가기관·공공단체 등의 고권적 작용을 의미하며,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켜 청구인의 법적 지위를 불리하게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대한민국이 재단법인 대한조계종유지재단에 토지 매입 비용을 지원한 행위는, 조계종이 사법상 매매계약을 통해 토지 소유권을 취득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임대차계약 갱신 기대권, 권리금 회수권, 정당한 보상받을 권리 등의 침해는 정부의 지원 행위로부터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조계종이 추후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하거나 명도 청구를 하는 등 사법상의 법률행위를 할 경우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 행위는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 제한하거나 특정한 의무를 부과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아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 법리입니다.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야만 허용됩니다. 여기서 작위의무는 헌법상 명문으로 규정된 경우, 헌법의 해석상 도출되는 경우, 또는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된 경우를 포괄합니다. 청구인들은 대한민국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21조, 시행령 제9조 등에 따라 10·27법난 기념관 건립 사업의 적정성을 검토하여 지원 행위를 취소하는 등의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가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명문으로 대한민국에게 이러한 작위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헌법 해석상 도출되지도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은 중앙관서의 장이 보조금 교부 결정을 한 이후 사정 변경으로 필요할 때 취소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이며, 제2항 및 시행령 제9조는 취소할 수 있는 경우를 천재지변, 사업 계속 불필요, 토지 사용 불가능 등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령 조항들은 중앙관서의 장이 보조금 교부 결정을 '재량으로' 취소할 수 있는 것이지, 이 사건에서 대한민국이 10·27법난 기념관 건립 사업의 적정성을 검토하여 지원 행위를 취소하는 등의 '작위의무'를 법령상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부작위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인정되지 않아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의 자금 지원 행위가 제3자의 사법상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그 지원 행위 자체가 직접적으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법적 지위를 변화시키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헌법소원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해당 행위가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고권적 작용이어야 합니다. 정부의 '부작위'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려는 경우, 헌법이나 관련 법령에 공권력 주체에게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된 작위의무'가 명확하게 존재해야 합니다. 단순히 행정기관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고 해서 작위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갱신권, 권리금 회수권, 보상권 등은 주로 임대인과의 사법상 관계에서 발생하는 권리이므로, 정부의 제3자 지원 행위로 인한 간접적 영향만으로는 직접적인 기본권 침해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권리 침해가 발생했다면, 해당 토지나 건물 소유주 등 사법 주체와의 개별적인 법적 다툼(예: 명도 소송, 손해배상 청구)을 통해 구제를 모색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등 개별 법령에 규정된 취소 요건이나 시정조치 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면밀히 확인해야 하는데, 이러한 법령들은 대부분 천재지변 등 특별한 사정 변경 시 재량으로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 특정인의 권리 보호를 위한 직접적인 작위의무를 도출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