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넘긴 사건

B가 A 주식회사에 채무가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를 피고 D에게 근저당을 설정해주고 매도하여 다른 채권자들의 채권을 해하게 되었습니다. A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B의 파산관재인이 된 원고 C는 D를 상대로 채무자회생법상 부인의 소를 제기하여 D의 행위가 사해행위 및 편파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B의 근저당 설정 및 매매 행위가 무자력 상태에서 이루어져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이며, 피고 D의 선의 주장을 배척하여 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법원은 피고 D에게 원고에게 123,231,536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B의 파산관재인 변호사 C (채무자 B의 파산 재산을 관리하고 채권자들을 위해 소송을 진행하는 자)
• 피고: D (채무자 B로부터 아파트를 근저당 설정받고 매수한 자)
• 채무자: B (파산 선고를 받고 채무자회생법상 부인 대상 행위를 한 당사자)

분쟁 상황

채무자 B는 A 주식회사로부터 양수금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고, 이 채무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B는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를 2015년 1월 23일 피고 D에게 채권최고액 7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고, 2016년 11월 17일에는 피고 D에게 아파트를 매매대금 2억 2천만 원에 매도했습니다. 이 매매 과정에서 B의 피고에 대한 매매대금 채권과 피고의 B에 대한 물품대금 채권 일부가 상계 처리되었고, 아파트에 설정된 다른 근저당권도 피고가 변제하여 말소되었습니다. 이후 B는 파산 선고를 받았고, B의 파산관재인인 원고 C가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여 피고 D의 근저당권 설정 및 매매 계약이 채무자회생법상 부인 대상 행위(사해행위/편파행위)라며 그 취소와 가액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채무자 B가 A 주식회사에 채무가 있는 상황에서 피고 D에게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하거나 매도한 행위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 또는 편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행위 당시 채무자 B가 무자력 상태였는지 여부.
3. 수익자인 피고 D에게 채무자의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을 해할 것을 알았다는 사해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가 선의였는지 여부).
4. 사해행위가 인정될 경우 원상회복 방법 및 가액배상의 범위.

법원의 판단

피고 D는 원고에게 123,231,536원과 이에 대한 2019년 8월 17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채무자가 파산 직전에 유일한 재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거나 대물변제하는 형태로 처분한 경우, 이는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해하는 사해행위 또는 편파행위로 인정되어 취소될 수 있으며, 해당 부동산의 가액에서 선순위 담보채무액을 공제한 범위 내에서 가액배상이 이루어진다. 이 판결은 파산관재인이 채무자의 사해행위를 부인하여 파산재단을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준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91조 (부인권의 범위)​: 이 조항은 파산관재인이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를 부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즉, 채무자가 파산채권자 전체의 공동 담보가 되는 재산을 빼돌리거나(사해행위) 특정 채권자에게만 유리하게 변제 또는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편파행위)가 모두 부인의 대상이 됩니다. 이는 모든 파산채권자들이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평등하게 변제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2. 사해행위 및 편파행위: 판례는 채무자가 재산이 부족하여 모든 채무를 갚을 수 없는 상황(무자력)에서 특정 채권자에게만 유리하게 재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사해행위' 또는 '편파행위'로 보고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 B는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를 피고에게 근저당 설정하고 매도함으로써 다른 채권자들이 채권을 변제받을 기회를 박탈했으므로, 이는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3. 채무자의 사해의사 및 수익자의 악의 추정: 채무자가 사해행위를 할 당시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를 해칠 의사가 있었는지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사해행위로 이득을 본 사람(수익자, 이 사건의 피고 D)은 채무자의 행위가 다른 채권자를 해할 것을 알았다는 '악의'가 추정됩니다. 따라서 수익자가 자신이 '선의'였다고 주장하려면 이를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D는 B의 가장 큰 거래처였다는 점 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가 B의 무자력 상태를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원상회복 및 가액배상: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원칙적으로 재산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하지만, 부동산이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거나 원물 반환이 어려운 경우 재산의 가액만큼을 돈으로 돌려주도록 하는 '가액배상'이 이루어집니다. 이 사건의 경우, 아파트 시가에서 선순위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금액이 가액배상의 범위로 결정되었습니다. 배상액 산정의 기준 시점은 파산관재인의 부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입니다.

참고 사항

1. 채무자가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 유일한 재산으로 특정 채권자에게만 혜택을 주려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나중에 '사해행위' 또는 '편파행위'로 인정되어 취소될 수 있습니다.
2. 재산을 양도받거나 담보를 설정받는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채무자의 재정 상태를 충분히 확인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무자력 상태인 것을 알면서 재산을 취득하면 '사해의사'가 인정되어 해당 거래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3. '선의'였다는 주장은 입증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단순히 채무자가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위였다는 주장만으로는 선의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부동산에 선순위 담보가 설정되어 있는 경우, 사해행위 취소 시에는 해당 선순위 채무액을 제외한 나머지 가액에 대해서만 배상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5. 파산 선고가 이루어지면 파산관재인이 채무자의 재산을 관리하고 채권자들을 대신하여 사해행위 취소와 같은 법적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