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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도 작업 중 유해가스 사망 및 상해 사고 판결

E주식회사 소유의 광산 갱내 밀폐공간에서 발파 후 유해가스 농도 측정, 충분한 환기, 안전 교육 등 필요한 안전보건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작업자 K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고 J가 상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현장소장 B, 갱내안전계원 C 및 사업주 E주식회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산업안전보건법, 광산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과 광산안전법이 중첩 적용됨을 명확히 하고, 안전 의무 위반으로 인한 중대한 결과 발생에 대한 피고인들의 책임을 인정하여 각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분쟁 상황

2022년 4월 19일, 피고인 E주식회사의 광산 갱내 하9단 램프 막장(지상 200m 깊이, 갱 입구에서 2.5km 떨어진 일산화탄소 농도 30ppm 이상의 밀폐공간)에서 발파 작업 후 양수기 설치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현장소장 B과 갱내안전계원 C은 작업에 앞서 유해가스 농도 측정 및 충분한 환기 조치를 하지 않았고, 작업자들에게 안전 교육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유해가스 배출을 위한 선풍기를 막장 방향으로만 설치하고 반대 방향 설치나 관리가 부실했으며, 피고인 B은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을 수립 및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갱내안전계원 C은 유해가스 측정기를 소지하지 않은 채 위험성 점검을 실시했고, 작업 지시 전 유해가스 측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작업하던 피해자 K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고, 피해자 J는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추가로 광산근로자 J는 안전계원의 지시 없이 임의로 선풍기 가동을 중지하기도 했습니다.

핵심 쟁점

본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밀폐공간인 광산 갱도에서 발파 작업 후 유해가스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현장소장과 안전계원이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밀폐공간 작업 시 필요한 환기, 유해가스 측정, 안전교육, 작업 프로그램 수립 등의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중대 재해에 대한 업무상 과실 및 법적 책임 소재입니다. 셋째, 산업안전보건법과 광산안전법 중 어떤 법규가 적용되는지, 혹은 중첩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적 판단도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 및 안전보건 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피고인 B(현장소장): 징역 1년,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합니다.
피고인 C(갱내안전계원): 징역 10월,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합니다.
피고인 E주식회사(법인): 벌금 1,500만 원에 처하고,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합니다.

결론

이 판결은 광산과 같은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사업주와 현장 관리자가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의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특히 밀폐공간 작업 시 유해가스 측정, 환기, 안전 교육 등 기본적인 안전 절차를 소홀히 할 경우 중대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개인 및 법인의 형사상 책임이 무겁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이 광산안전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에도 특정 규정에 한해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여, 사업주들이 여러 관련 법규를 종합적으로 준수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 제1항 (사업주의 보건조치 의무): 사업주는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 B과 E주식회사는 밀폐공간 작업 시 유해가스 농도 조사, 환기, 작업 프로그램 수립 및 시행 등 보건조치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및 제173조 (벌칙 및 양벌규정): 제39조 제1항을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 또는 부상에 이르게 한 자와 법인 사업주에게 벌칙을 부과하는 규정입니다.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현장소장 B과 갱내안전계원 C의 과실이 인정되어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광산안전법 제13조 제4항 (광산안전관리직원의 안전관리 의무): 광산안전관리직원은 갱내 안전 전반에 관한 사항을 관리하고, 위험성 유무를 검사하며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갱내안전계원 C은 유해가스 측정 미실시 등 이 의무를 위반한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광산안전법 제25조 제5호 및 제25조의2 (벌칙 및 양벌규정): 제13조 제4항 위반 시 벌칙을 부과하고, 법인에 대해 양벌규정을 적용하는 조항입니다.
광산안전법 제6조 제3항 (광산근로자의 의무) 및 제25조 제3호 (벌칙): 광산근로자는 통풍시설 등 안전상 필요한 시설의 유지 또는 운전을 정지·폐지하거나 방해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벌칙을 부과합니다. 광산근로자 J가 선풍기 가동을 임의로 중지한 행위가 E주식회사의 광산안전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법리의 적용 (산업안전보건법과 광산안전법의 관계): 피고인 측의 산업안전보건법이 광산안전법의 특별법적 지위에 있어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조에 따라 모든 사업에 적용되며, 시행령 [별표 1]에서 적용 제외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두 법규가 중첩하여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광산 또는 밀폐공간 작업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작업 전 유해가스 농도 측정: 밀폐공간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여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충분한 환기 시스템 구축: 발파 작업 후에는 충분한 시간 동안 선풍기 등 환기 시설을 가동하여 유해가스를 외부로 배출하고, 필요시 공기 순환을 위한 여러 방향의 환기 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 수립 및 준수: 밀폐공간 작업 시 필요한 모든 안전 절차와 지침을 포함하는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모든 근로자가 이를 숙지하고 따르도록 해야 합니다.
작업자 안전 교육 및 훈련: 밀폐공간 작업의 위험성과 안전 수칙에 대해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을 실시하여 작업자들이 위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관리감독자의 철저한 현장 점검: 관리감독자는 작업장 위험성 유무를 수시로 점검하고,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즉시 작업 중지, 통행 차단, 경계 표시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광산안전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광산 사업장은 광산안전법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의 관련 규정도 함께 적용될 수 있으므로, 두 법규의 의무 사항을 모두 숙지하고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