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원고가 2m 높이에서 추락 사고를 당한 후 의료진인 피고에게 경추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직후 사지마비 증상이 악화되고 노동능력을 크게 상실하자 피고의 수술이 부적절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2015년 12월 30일 피고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경추 후종인대골화증 및 경추 척수병증 진단을 받고, 다음 날 피고로부터 '종전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후 원고는 2018년 3월 5일 약 2m 높이의 사다리에서 추락하여 좌측 엉덩이를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다음 날 피고에게 진료를 받으면서 '수술 후 멋지게 정상인처럼 잘 지내다가 이 사건 사고 이후 우측 하지 위약감과 우측 팔의 감각저하가 발생하였다'고 호소했습니다. 피고는 MRI 및 CT 촬영 결과 원고의 경추부 신경압박이 4단계(심하게 척추를 압박하고 척수 손상이 보이는 단계)로 악화된 것을 진단했고, 2018년 3월 8일 원고에게 경추 3, 4, 5, 6번 '1차 수술'(추궁확장술)을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1차 수술 직후부터 사지에 힘이 없고 감각이 없으며 호흡곤란 증세까지 나타났고, 상지 근력은 일부 호전되었으나 하지는 지속적으로 자발적 움직임 없이 강직, 떨림이 잔존하는 불완전마비 증상이 계속되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8년 3월 12일 경추 7번 '2차 수술'(후궁절제술)을 시행하여 경추 6, 7번의 경수신경 감압을 시도했고, 원고는 이후 재활치료를 받으며 일부 호전되어 2018년 4월 4일 퇴원했습니다. 원고는 1차 수술을 받기 전에는 독립적인 보행과 배변 등 일상생활 영위가 가능했지만, 이 사건 신체감정 시점인 2023년 4월경에는 사지의 불완전마비, 자가보행 불가, 대소변 장애가 지속되는 상태로 노동능력상실률이 72%에 달했습니다. 원고는 1차 수술 당시 피고가 경추 3, 4, 5, 6번으로 수술 범위를 불충분하게 설정하여 경추 6-7번에 대한 신경 감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러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 의사가 시행한 1차 경추 수술의 범위가 원고의 상태에 비추어 충분했는지, 그리고 이 수술이 원고의 사지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 악화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피고 의료진의 의료과실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원고가 주장하는 의료과실이나 그로 인한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료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기본적으로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에 따라 의료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때 인정됩니다. 이 사건의 쟁점인 의료과실은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할 때, 당시의 의료수준과 경험칙에 비추어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환자에게 악결과를 초래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시행한 1차 수술의 범위 설정(경추 3, 4, 5, 6번)이 원고의 상태에 비추어 적절했는지, 즉 경추 6-7번에 대한 신경감압이 충분히 이루어졌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원고의 주장이 있었습니다. 의료과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통상 진료기록감정, 신체감정 등 전문적인 의료 감정 절차가 필수적이며, 이는 의료행위가 의료 수준에 합당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환자의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사용됩니다. 또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원고는 의료진의 과실과 그 과실로 인해 발생한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즉, 피고의 1차 수술 범위 설정의 미흡함이 원고의 사지마비 증상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을 원고가 설득력 있게 증명해야 합니다. 법원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은 이러한 의료과실이나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의료사고가 의심되는 경우, 환자 본인 또는 보호자는 수술 전후 진료기록, 수술 기록지, 영상 자료(MRI, CT) 등을 철저히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의료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수술 전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수술의 구체적인 범위, 예상되는 수술 결과, 발생 가능한 합병증 및 부작용, 그리고 다른 치료 대안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동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의문이 있다면 반드시 재차 확인하고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수술 후 기존과 다른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증상이 악화된다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후속 조치를 요청해야 합니다. 초기 대응이 향후 회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노동능력상실률이나 향후 치료비 등 손해액 산정을 위해서는 전문 의료기관의 감정 결과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여러 감정의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