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A 주식회사는 B 주식회사에 목질계 펠릿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직원 C이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시험성적서를 조작하여 제출하였고, 이로 인해 B 주식회사는 A 주식회사에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B 주식회사가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 중 일부의 변경은 허용되지만, 처분 시 재량권 행사에 있어 사실오인이 있었으므로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A 주식회사는 2014년경부터 2015년 5월경까지 B 주식회사와 여러 차례 바이오연료(목질계 펠릿)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펠릿을 납품했습니다. B 주식회사는 환경오염 방지 및 품질 유지를 위해 KOLAS 인증 시험분석기관에서 발행한 시험성적서를 입찰 서류 제출 시, 국내 입항 전, 그리고 대금 지급 전에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A 주식회사의 담당 직원 C은 납품할 펠릿 중 일부가 품질 기준에 미달하자 2014년 12월 10일부터 2015년 11월 24일까지 총 5회에 걸쳐 KOLAS 인증 기관 D 소속 직원 E, F에게 시험성적서 조작을 요청했습니다. 조작된 성적서를 바탕으로 B 주식회사는 총 12,064,140,969원의 대금을 A 주식회사에 지급했습니다. 이후 C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근거하여 B 주식회사는 2020년 11월 12일 A 주식회사에 "계약 이행 과정에서 시험성적서를 위조하여 대금 지급용으로 제출함으로써 사기, 그 밖의 행위로 국가에 손해를 끼친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처음에는 구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4호 등을 근거로 삼았으나, 소송 과정에서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구 계약사무규칙 제15조,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8호 등을 추가적으로 처분사유로 변경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처분사유 변경의 부당성, 처분사유 부존재, 면책 주장, 처분 상대방 오류(홍콩지사 주장), 재량권 일탈·남용 등을 주장하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본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B 주식회사가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근거 법령 및 사유를 변경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 A 주식회사의 시험성적서 조작 행위가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A 주식회사가 면책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상대방이 A 주식회사의 홍콩지사가 아닌 A 주식회사 본사가 되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B 주식회사가 입찰참가자격 제한 기간을 정하는 과정에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원고 A 주식회사에 대하여 2020년 11월 12일 내린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하였으며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B 주식회사가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당시 제시한 근거 법령과 소송 중 변경한 법령 간에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처분사유 변경이 허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입찰 또는 계약에 관한 서류를 위조·변조·부정행사하거나 허위서류를 제출한 자"라는 사유(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별표2 제10호 나목)로의 변경은 허용되었으나, "입찰에 관한 서류를 위조·변조·부정행사하거나 허위서류를 제출하여 낙찰을 받은 자"라는 사유(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별표2 제10호 가목)로의 변경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시험성적서 조작 행위가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며, 원고 A 주식회사가 주장하는 통상적인 윤리 교육만으로는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면책 사유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처분 상대방은 사업자등록번호가 다른 홍콩지사가 아닌 법인 전체인 A 주식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제재 기간을 결정할 때 허용되지 않은 처분사유(가목, 제재 기간 1년 기준)를 포함하여 중한 기준을 적용한 후 감경한 것은 사실오인에 해당하며,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계약 등): 제2항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이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자에게 2년의 범위 내에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공공기관과의 계약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고 계약 이행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입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구) 및 시행령, 시행규칙: 제27조 제1항 제4호는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입찰·낙찰 또는 계약의 체결·이행 과정에서 국가에 손해를 끼친 자"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규정은 계약 과정에서의 부정한 행위로 인한 국가 손해 방지를 목적으로 합니다.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8호는 "입찰 또는 계약에 관한 서류를 위조·변조하거나 부정하게 행사한 자 또는 허위서류를 제출한 자"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계약 관련 서류의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시행규칙 별표2 제10호 가목 및 나목은 입찰참가자격 제한의 세부 기준을 정합니다. 가목은 "입찰에 관한 서류를 위조·변조·부정행사하거나 허위서류를 제출하여 낙찰을 받은 자"는 1년의 제재 기간을 받습니다. 이는 '낙찰을 받은 행위'까지 나아간 경우를 의미합니다. 나목은 "입찰 또는 계약에 관한 서류를 위조·변조·부정행사하거나 허위서류를 제출한 자"는 6개월의 제재 기간을 받습니다. 이는 위조 등의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춥니다. 시행령 제76조 제1항 단서 (면책 규정)는 계약상대자의 대리인, 지배인 등이 제재 사유가 된 행위를 했더라도, 계약상대자가 그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법원은 일반적인 윤리 교육만으로는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고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행정처분 사유 변경의 허용 법리: 행정처분 취소소송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처분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은 법률적 평가 이전에 '구체적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단순히 근거 법령만 변경하는 것은 새로운 처분 사유의 추가로 보지 않으나, 처분 사유의 구체적인 내용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에는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문서 조작의 심각성: 기업이 공공기관과의 계약에서 시험성적서, 견적서 등 각종 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로 제출하는 행위는 단순한 계약 위반을 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장기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이라는 중대한 행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직원의 일탈에 대한 기업의 책임: 직원의 개인적인 일탈이라 할지라도 회사를 위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행위라면, 회사가 그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는 면책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일반적인 윤리 교육이나 지침 마련만으로는 면책 사유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법인 전체에 대한 제재: 법인이 여러 사업 부문을 운영하더라도 한 사업 부문에서 부정당 행위가 발생하면, 법인 전체가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 제재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업자등록번호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별개의 법인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이는 제재처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중요한 원칙입니다. 행정처분 근거 변경의 한계: 행정처분에 대한 소송에서 처분청이 당초 처분 사유의 근거를 변경할 수는 있지만, 이는 '기본적인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합니다. 만약 새로운 처분 사유가 당초 처분 사유와 전혀 다른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면 변경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제재 기간 산정의 정확성: 행정청이 재량으로 제재 기간을 결정할 때에는 법규에 명시된 정확한 제재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법원이 허용하지 않는 사유를 기준으로 삼아 제재 기간을 산정한 경우, 이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될 수 있으므로, 제재를 받은 기업은 이러한 점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