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있는 자녀가 상속 포기 시 채권자가 취소한 사건

빚을 갚지 못해 채무초과 상태에 있던 C이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을 부동산 지분을 다른 형제인 B에게 넘기는 내용의 상속재산 분할 협의를 하였습니다. 이에 C의 채권자인 A 유한회사는 이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자신의 채권을 해치는 사해행위라며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C의 상속분 포기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고, 해당 상속재산 분할 협의를 취소하여 부동산 지분을 C에게 다시 돌려놓으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유한회사: 채무자 C의 빚을 양도받은 채권자
• 피고 B: 채무자 C의 형제이자 공동상속인, 상속재산 전체를 단독 소유하게 된 자
• C: 주식회사 D에게 빚을 지고 있던 채무자, 채권이 A 유한회사로 양도됨, 상속재산 지분을 포기함
• D 주식회사: C의 최초 채권자
• 망인 E: 사망하여 상속재산(부동산)을 남긴 자, C와 B의 부친
• F: 망인 E의 배우자, C와 B의 모친
• G, H, I, J: C와 B의 다른 형제들, 공동상속인

분쟁 상황

주식회사 D에 대한 빚이 있던 C은 2013년에 45,564,331원 및 그에 대한 고율의 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채권은 2021년 A 유한회사로 양도되었고, A 유한회사는 C의 채권자 지위를 승계했습니다. 한편 C의 부친인 망인 E가 2001년 사망하면서, 부동산을 상속하게 되었습니다.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배우자 F와 자녀들인 피고 B, C, G, H, I, J이 있었고, C의 법정상속분은 2/15이었습니다. 2017년 11월 17일, C을 포함한 공동상속인들은 이 부동산 전부를 피고 B의 단독 소유로 하는 상속재산 분할 협의서를 작성했고, 이에 따라 2017년 12월 4일 피고 B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되었습니다. 당시 C은 A 유한회사(양수 전에는 D 주식회사)에 대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나, 위 상속 부동산 중 자신의 지분 2/15 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어 채무초과 상태였습니다. C의 상속분 포기로 인해 C의 재산이 줄어들자, 채권자인 A 유한회사는 C의 채권 회수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여 이 상속재산 분할 협의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언제 이루어졌는지 (채권자취소권의 제척기간 문제). 둘째, 채무자가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한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셋째, 피고 B가 주장한 기여분 및 선의 주장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원고 A 유한회사의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1.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실제로 이루어진 날은 분할 협의서가 작성된 2017년 11월 17일이며, 이 사건 소송은 그로부터 5년 이내에 제기되었으므로 제척기간이 도과하지 않아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채무자 C이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무자력 상태에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상속 부동산 2/15 지분을 형제인 피고 B에게 넘긴 상속재산 분할 협의는 채권자에게 해로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채무자 C의 사해의사(채권자를 해할 의도)와 피고 B의 악의(사해행위임을 알고 있었음)는 추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3. 피고 B가 주장한 기여분(사망 전 망인을 부양한 점 등)은 객관적 증거로 인정하기 어렵고, 망인 사망 후 모친 부양은 기여분으로 고려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 B가 사해행위임을 몰랐다는 선의 주장 역시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와 C 사이의 상속재산 분할 약정 중 C의 상속분인 2/15 지분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 B는 C에게 해당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절차를 이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채무자 C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상속재산 분할 협의를 통해 자신의 상속분을 형제인 피고 B에게 귀속시킨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와 C 사이에 2017년 11월 17일 체결된 상속재산 협의분할 약정 중 부동산 2/15 지분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 B는 C에게 해당 부동산 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등기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최종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 B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률 및 법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사해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제척기간: 채권자취소권은 채권자가 취소 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여기서 '법률행위가 있은 날'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법률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진 날을 의미합니다.
2. 상속재산 분할 협의의 사해행위성: 공동상속인 사이의 상속재산 분할 협의는 재산권의 귀속을 확정시키는 법률행위이므로 사해행위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상속재산의 분할 협의를 하면서 자신의 상속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여 채권자에 대한 공동 담보가 감소하면, 이는 원칙적으로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에 해당합니다.
3. 채무자 및 수익자의 사해의사 추정: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사실상 유일한 재산(이 사건에서는 상속 지분)을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하여 채무자에게 일반 채권자를 위한 공동 담보 부족을 초래하는 경우, 채무자의 사해의사(채권자를 해칠 의도)가 추정됩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재산을 받은 수익자(이 사건에서는 피고 B)의 악의(사해행위임을 알고 있었음) 또한 추정됩니다.
4. 민법 제1008조 (특별수익자의 상속분) 및 제1008조의2 (기여분):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은 유언으로 지정된 바에 따르거나 법정상속분에 따르지만,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을 미리 증여받았거나(특별수익)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기여분)에는 그에 따라 상속분이 수정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이 법정상속분과 다르다는 점은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고가 주장하고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B가 주장하는 기여분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아 법정상속분에 따른 판단이 이루어졌습니다.

참고 사항

만약 빚을 지고 있는 상태에서 상속재산 분할 협의를 할 때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1. 채무초과 상태에서의 상속분 포기 또는 양도 주의: 채무자가 빚이 많은 상태에서 상속받을 재산을 다른 상속인에게 넘겨주거나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하는 것은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무자의 재산이 줄어들어 빚을 갚기 어렵게 만드는 행위, 즉 '사해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2. 채권자취소권 행사 기간 확인: 채권자는 사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이내, 또는 사해행위를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만 해당 행위를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3. 기여분 인정의 어려움: '망인을 부양했다'는 등의 기여분 주장은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거가 없으면 법원에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망인 사망 후의 부양은 상속재산에 대한 기여분으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선의' 주장의 입증 책임: 사해행위로 지목된 행위를 통해 이득을 본 사람(수익자)이 '나는 채권자를 해칠 의도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하려면, 자신이 선의였다는 점을 객관적인 증거로 스스로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5. 처분문서의 중요성: 상속재산 분할 협의서와 같은 서류는 법적 효력이 강한 '처분문서'에 해당합니다. 문서에 기재된 내용과 다른 주장을 하려면,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매우 강력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6. 상속재산 분할 시 채권자 고려: 상속인 중 빚이 많은 사람이 있다면, 상속재산 분할 협의를 할 때 채권자의 존재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무리하게 상속분을 포기하거나 다른 상속인에게 넘겨줄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